한일전 승리를 기원합니다.

2012년 12월 23일 일요일

day47_5월13일(토) 힐링....여행의 마지막 그리고 다시...

날씨 : 아직은 서늘하고 산이라 추운감이 없지 않으나 맑은날

이동경로 : GPS 데이터를 몽땅 올려서 한참을 기다리니 거미줄 처럼 내가 갔던 곳이 나온다
많이도 다녔다....살아 돌아왔음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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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행은 마무리다.
회사를 그만두기 전 1주일의 사전 여행과 47일간의 여행동안
많은 것을 보았고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시간을 생각했고
많은 시간을 외로워했으며
많은 시간을 ......

핫팩이 떨어진것도 모르고 야영을 하려다가 밤새 추위에 덜덜거리면서 혼자 허탈하게 웃음을 지어보았었다.

글을 쓰는 이시간 벌써 그 시간이 과거가 되었고 12월중순을 넘었다.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 하지만
새벽에 1인용텐트의 상부를 열어 놓고 하늘의 별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었다 .
여하간 경주를 지나온 다음인 것은 맞는듯... 경주에서 녹화했던것이 "내가 회사를 왜 그만 두었냐 였다" 그걸 보고 친한 동생이 동영상 말미에 다음에는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해 보겠다는 말에 언능 올리라고 했던 트윗이 기억난다.

사실 어떻게 살지 잘 모른다고 솔직히 말하는게 좋을 것 같다.
방법론은 없고 전반적인 기조만 있다 얼마전에 2nd블로그에 쓴 글이다

계획과 전략 (앞으로 어떻게 살것인가-나두 몰라)

결국은 내 꼴리는대로 살겠다. 다른사람과의 차별화에 목숨을 걸며
자신에게 비겁하지 말자...
겁내 거창하게......

그저 내가 살아온 시간을 반추하면서 같은 실수를 하지말자는...그리고 그 시간에 대한 반성을 해야 겠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여행의 마지막...사진도 다 정리했고 글도 거의 적어 놨으나 웬지 마무리 라는 것이 아쉬워 이렇게 시간을 끌었다.
오늘 12월 23일 2012년을 마무리하는 마음으로 그 시간들을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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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오랜만에 뜨끈 뜨끈한 방에서 가족들과 한껏 구르며 게으른 아침을 즐겨보았다 .
어제 저녁에 사장님 덕분에 좋은 술(상품성 없다며 소주병에 아무렇게나 넣어놓은 산양삼주) 을 마셔서 그런가? 숙취도 별로 없고..

어제 사장님께서 말씀 하셨듯이 빈속에  네 가족이라고 챙겨주신 산양삼 4뿌리를 우걱우걱 씹어서 먹었다 .

캬~~ 향이 죽이는구나

겸이도 몸에 좋다고 하니 넬름 받아서 먹는다 
-.-;; 저쉐키 늙어서 불로장생의 약을 찾아 다닐녀석 같으니라구....

아침은 먹다남은 김치 찌게를 데워서 쌈밥으로......




찍사는 겸이다... 처음 카메라를 사서 Menual 모드에서 찍는것을 알려 줬는데 금방금방 잘 한다. 대단한 녀석

아라는...누가 봐도 건장한 둘째 아들로 보이는 포스를 보이며 아침밥으로 이유식을 냠냠...
떠날때 겨우 뒤집기 하던 녀석인데 두달만에 엄청나게 자라 있어 깜놀~!

첫째는 저 뿔태 안경이 영 거슬린다.
맨날 부셔먹고 잊어버려서 엄마가 공짜로 주는 뿔태로 해준건데... 처음이라 자기도 맘에 든다고 생각(?) 하는듯...

아빠가 봤을때는 좀 별루다 싶다만은.....


사진이 좀 게슴츠레 하기는 하다...같이 살 내 친구

자기 손톱으로 코 아래를 긁어서 반창고를 붙여 놨더니...풋!!!


엄마는 둘째가 꼭 여자라는 것으 알려야 한다는..... 이순신장군과는 반대의.....
"아라가 여자라는 것을 꼭 알려라!!!"
주섬주섬 머리띠를 하나 들고 와서 씌우더니 사진을 찍으랍신다..

눼~~눼~~ 따님이 맞지요 맞고 말구요


해가 들기 시작해서 셋이 사진을 한번 찍어 주려고 했는데 아라가 영 기분이 아니다...


아라야.....제발.... 나중에 아빠 욕하기 없기...

한가로운 오전 한옥민박집을 어슬렁 어슬렁

원래 이쪽 산에서 산양삼(장뇌삼)을 키우시면서 사람들이 보고 싶어서 만든 민박집이신듯 한데.... 스케일을 키우셔서 "자연치유센터" 라는 거창한(?)이름으로 변신 중이시라고 한다.

주로 근처 군대 면회온 가족들이 많이 오시는듯 하고
서울이나 이쪽에서도 한번 와보고 지속적으로 오는 분들이 많이 있나보다
산양삼도 5~7년근 한뿌리에 3~5만원 정도로 해서 비싸지 않게 택배로 판매도 하시고
산야초라고 해서 산에서 나는 약초들로 만든 것을 파는데 사장님이 저렴하게 팔아주셔서 집에 와서 한동안 잘 마셨다.

몸안에 노폐물배출에 그렇게 좋다고 한다.

우훗...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삼 한뿌리 먹고 산야초 먹으면서 한동안....  마눌님에게 좀 많이(?) 껄떡 거려서 자칫...셋째 가질뻔 -.-;;;   (북흐~북흐~ 발그레~)

친절하신 사장님과 인사를 나누고.... 행복한 기분으로 집으로 출발

그냥 집으로 직강하 하기 싫어서 중간에 청평쪽을 들러보기로 했다.

이곳은 쳥평의 <두물머리>에 있는 <석창원>
세종때 만들어진 현대적인 식물원이였다고 한다. 나름 현대식으로 바뀌긴 했으나 그 당시 식물원을 만들 생각을 했다니 역시 세종대왕이시다.


그냥 식물원들이 닥치고 주행을 해야 하는 것과 달리 이곳은 중간중간 앉아서 쉬어갈곳도 있어 가족들과 다니기 참 좋았다.
데이트 나온 연인들도 많았는데...... (난 유부남인데 왜 커플만 보면 밀어 주고 싶지?? 웅?)

어디서 민들레씨를 들고 왔는지...불터이니 찍어달라고 해서

아라는 보이는데로 맛을 본다. 우걱! 우걱!!
엄마는 말리느라 정신이 없고

이 항아리가 유명한가? 우리가 사진찍고 지나가면서 보니 뒤에 사람들이 줄서서 사진을 찍고 있다... 항아리 배경으로 한장 더 찍을껄 그랬나

오홋~ 가다보니 작은 공간에 디오라마 같이 산을 표현해 놓았다.
우왕.... 가까이서 보면 디테일이 장난 아니싶니다요 관리하시는 분들의 정성이 보이는

두...둘째아들.....

숲에 숨어 있는 작은 정자와 한옥


아라와 사진을 찍고 놀던 사이 겸이가 안보여 찾아보니 평상에 올라 책을 떡 하니 펴고 있다.
집에좀........ 여기와서 웬......

우리는 살살 걸어가고 겸이는 호수주변을 후다닥 뛰어 돌아온다.
멀리서 보니 언제 저놈이 이렇게 자랐나 싶으나...
밥만 줬는데 잘 자라줘서 고맙다



아라는 오는내 땡깡과 환희의 비명(?)을 지르다가 꿈나라로 슝~

헛....토종닭인가
멋지삼

뼛속까지 까맣다는...오골계....
...으흠...몸에 좋아 보이는데...쓰~읍~!!!
꼬셔서 집에 대려갈까...
밝은 낮에 한참을 걷고....아직 비포장인 길을 유모차로 다니다 보니 힘들다
(5월 당시 두물머리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이 공사중이라...)

안양에 도착하니 해는 지고 이미 밤이다....

아.... 이 풍경...별것 아니고 매번 보던 곳이라 감흥도 없던 이곳이
오랜만에 보니 정겹다

집으로 오는길 바이크의 짐을 와이프가 운전하는 차로 옮기고 오랜만에 가벼운 차림으로 바이크를 몰아서 달려본다.
홀가분 하고....아쉽고....뭔가 어딘가를 좀 더 가봐야 할것 같은......

1km만 가면 집이다...


집에 도착하여...바이크를 세워 두고 엔진을 식히려 잠시 세워두고 담배 한대를 빨고 있으니 선화가 나와서 사진을 한방 찍어 줬다.

고생했다 로뒹이
고생했다 용찬아



글로 썼었지만 19살 회사를 취직하고 야간대학교 통학을 위하여 오토바이를 처음 구입했었다.
구입한 첫날 회사에서 집으로 끌고 가다가 여자 기숙사 앞에서 슬립하면서 된통 면을 팔았던 기억과 학교 강의실 언덕을 오르다 바이크가 뒤집혀 반쯤 죽을뻔 했었더란다.

1학년을 마치고 바이크가 익숙해질 무렵 처음 떠났던 수원에서 대부도 까지의 여행
태어나 처음...그리고 혼자로써 처음....
당시 재방 안쪽은 염분을 빼기 위해 물만 빼놓고 방치하던 시기였다. 드 넓은...말라서 쩍쩍 갈라진..예전에는 바다였을 땅을 바이크로 달리면서 처음으로 자유롭다 라는 말의 의미를 느꼈던 기억이 난다.

이 여행을 하면서 10년 넘게 기억하지 못했고 잊고 살았던 많은 기억이 다시 살아나 내 머리속을 채웠다.
그립고...부끄러웠고...화가났고....

누구에게나 그 시절이 있다.
아름답고 치기어린 그래서 더욱 아름다웠던
겸이가 좀 더 자라 나를 그냥 아빠가 아닌 남자로 느끼게 되면 그때 나를 보고 어떤 느낌일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아둥바둥 할 필요가 없다.
이미 부끄러웠고 그 부끄러움이 그리운 지금이기에


20살 대부도 해안가에서 노을이 예쁘다며 친구가 찍어줬던 사진


20살 여름휴가 친구들과 만리포에서



처음 출발해 충청도를 지나 경상도로 접어들면서 맛있는 음식에 감동했고(특히 목포는....예술이야...)

해남에서의 비바람과 사람들이 정겨웠으며

제주의 경환이와 와이프 그리고 게스트하우스와 젊은 친구들 덕에 즐거웠고

한라산의 빡심(?)에 죽을뻔 했다.

김해의 노무현대통령의 묘소에서 그리고 사자바위위에서 올해의 총선과 나는꼼수다의 사람
들이 얼마나 대단한 일들을 하고 있는지 생각했으며

경상북도를 지나며 먹을것도 볼것도 변변찮은....하지만 사람들은 좋았던 산간지방에서 외로웠다.

권가임에도 관광으로는 처음 가본 안동에서 하회마을을 내려보며 한옥의 아름다움을 진정으로 알 수 있었으며

태백의 과거와 현재의가 겹치는 모습에 힘들었을 탄광노동자 분들에게 존경심이 들었고

태백산의 정기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울릉도의 원시림과 나이차이가 있음에도 여행지에서의 인연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에  감동했고 마지막 울릉도 트레킹에서 느꼈던 자연의 아름다움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여행은

나를 찾으러

무엇인가 느끼러

혹은 마음을 비우러

무거움을 떨쳐내기 위해

.....

나는....버리기도 했고...채워 오기도 한 듯 하다.

마음 한 구석에 과거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미래를 향한 기대가 잔뜩 부풀어 터질 것 같기도 하면서
평온하고 나를 좀 더 관대하게 바라봐 줄 여유가 생긴것 같아 행복하다.

이 행복함이 오래오래.....
잊어 지더라도 내 머리속 어딘가에 남아  나라는 사람의 나침반이 되어주길 바란다.

그간 고생했을 내 가족과
여행중 나의 안부를 물어주었던 여러 친구들과 형님
현지에서 만나 짧지만 정겹게 인사를 나누었던 동생들
많은 도움을 주셨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들과 식당의 친절한 아주머니들께...
다시 뵙고 인사드릴 수 없을 지라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빌어본다.



1. 경기도에서 해남까지 사진들...

2. 제주에서 집까지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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