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
한국의 첫눈은 엄청 났다 습설에 밤사이 많이도 내려서 아침에 일어나 아무도 치우지 않는 눈을 혼자 치우려니 삭신이 쑤신다
나이 많으신 주인아저씨 혼자 치우기는 힘들 것 같아서 반 백수?인 내가 힘 좀 쓰기로 했다
회사 마지막 출근날이다. 회사장비와 출입카드를 챙겨 회사에 마지막으로 들러본다
오전에 잠시 인사하고 장비반납후 출근한 사람들과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온다
만으로 6년 7개월 IT직장 경력 치고 길지도 짧지도 않을 시간을 보냈다
시원섭섭하다는 감정을 오랜만에 느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딸과 주말을 보낸다
중 2가 되었지만 여전히 징그럽게 일어나지 않는다
겨우 깨워서 밥을 먹이고 쇼핑하고 하루를 풀로 꽉 채운다
어항 수초들 짧게 자르고...
사용하지 않을 전원 스위치 다 껐고
차는 주차하고 배터리 분리 후 비니루포장(?) 후 구석에 짱박기 완료
음쓰, 쓰레기 다 버리고 스레기통은 씼어서 뒤집어 두고
가습기 필터 구연산에 세척하고 다 뒤집어두고
흠...이정도면 다 된것 같은데
아... 가져갈 짐도 챙겨야지
나는 매번 여행을 갈때면 큰 배낭하나와 작은 배낭으로 다녀왔으나 이번에는 부탁받은 물건들도 있고해서 배낭에는 아무리 넣어도 15kg이상은 넣기가 힘들어서 친구에게 캐리어 를 두개 빌렸다
꾹꾹 눌러남아 대한항공 위탁수화물 23kg을 맞춘다. 현지 국내선은 25kg기준이지만 어쩔수 없이 23kg 맞추고 호텔에 도착해서 다시 패킹하자
이것저것 넣으니 기내용 10kg에도 금방 그득그득하다
태승군 : 횽님!
용찬 : 와이?
태승군 : 계엄이라는뎁쇼?
용찬 : 뭔 개소리여?
어.....정말이다.
22시 28분 비상계엄이 선포 되었다....
저섹히가 미쳤나.... 와... 실소가 절로 튀어나온다. 잠시 후 하늘에 헬기소리가 들린다. 성남근처라 뭔가 날아다니는 소리가 종종 나지만 늦은시간에 헬기소리라니 뭔가 불안감에 등골이 써늘하다. 잠시 후 비상계엄 포고문이 나오는 뉴스를 보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스친다. 아...저 미친세끼 정말 국회를 정지시키려고 하는구나
12월 4일
어릴때 놀러갔던 대학축제 동아리방에서 짱박혀 보았던 광주영상이 생각나며 곤봉을 들고 학생머리를 내려치던 군인의 사진이 떠올랐다
계엄? 이게 내가 아는 그 계엄이 맞나? 75년생인 나는 철이들고 계엄이라고는 알지 못하고 살다가 친구들을 통해 어렴풋이 광주의 진실을 알게 되었고 살면서 이런저런 경험과 방송을 보면서 그리고 글을 통해 참상을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나는 전혀 현실감이 없다. 어쩌지? 지금이라도 국회를 가야할까?
이어폰을 끼고 방송을 들으며 지하에 주차한 차로 내려간다. 패킹한 비닐을 벗기고 베터리를 다시 끼우고 볼트를 조이는 타이밍에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결의안 투표가 시작되었다
일단 잠깐 기다려보자는 생각에 방에 올라와서 방송을 보다가 결국 가결되는 순간 살짝 드는 안도감과 함께 국회에 군대까지 보내는 저 윤석렬이라는 미친자가 이 표결을 받아들여 계엄을 해제 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더 크게 다가왔다
온갖 상상과 걱정을 하면서 새벽 4시 25분쯤 계엄해제 선언을 보면서 일단 살았다? 싶다
잠은 오지 않고
알 수 없는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
가만히 있어지지 않아서 서성거리다. 마지막 쓰레기들과 버릴것들을 들고 쓰레기장으로 내려갔더니 8시쯤 오기로 한 택시가 이미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다
이왕 일찍 오신김에 후딱 챙겨 내려와 공항으로 출발한다....
어제 저녁부터 지금까지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의견이 다를 수도.... 듣다가 빡치면 뭔짓을 할지 몰라서 택시 기사님의 뉴스이야기도 잠깐 듣다가 다시 이어폰을 끼고 뉴스를 듣는다
불편한 의자에 앉자 비행기를 기다린다
거의 35시간을 깨어있다...피곤하다 그런데 잠은 오지 않는다
그렇게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인 네팔 카트만두로 향한다
여행을 시작하는 기분은 기대가 부풀어야 할 것인데 이러한 감정상태나 몸 컨디션은 뭔가 부자연스럽다 8시간의 비행시간에도 잠은 오지 않고 머리만 지끈거리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오랜만에 걸어보는 타멜은 여전히 번잡스럽고
7개월만의 카트만두이다
벅터사장이 마중나와 있어서 반갑게 인사하고 호텔로 향하는 길
차창으로 훅! 들어오는 매연냄새와 까끌한 먼지맛에
아...내가 네팔에 도착하기는 했구나 싶다
차와 바이크가 더 늘어나서 걸어다니기 쉽지 않다
예전 나름의? 한적함이 그립다
체크아웃하면서 택시를 부탁했더니 시동이 걸리는게 용하게 보이는 썩차가 왔다. 프론트 아가씨는 꼭 600루피(6천원)만 주라고한다. 뭐 저렴하니 좋기는 하내
옛날의 그 투박한 구루마에 질질 끌고와서 던져주던 맛이없어지고 컨베이어 밸트가 돌아간다...
오히려 포장안된 길을 지날때 먼지는 예술이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매캐함보다는 까끌함이 좋다
형 도랏? 대답도 안하고 그냥 쌩까고 지나가니 앗차 싶은지 1천500부른다
이미 늦었어 너같은 섹히하고는 네고안해
앞쪽 주차장에 기사가 1200루피를 부른다 대충 적정선이랄까
24년 기준으로 포카라공항에서 레이크사이드까지 1000루피가 보통이지만 공항이라는 특성이 있으니 200루피정도 더 부른다
네팔 물가가 엄청나게 오르고 있기는 하다지만 택시비 오르는 속도는 대단하다
웬지 오랜만에 인드라이브(네팔 택시앱)를 한번 타고보싶어서 불러본다
800루피에 잡혔다. 다만 인드라이브 택시는 공항안으로 못들어오고 좀 걸어다면 있는 분수대쯤에서 타야한다. 만약 걸어서 택시를 길빵할 생각일랑 하지말자 도로쪽까지 엄청멀다
인드라이브가 없거나 익숙하지 않다면 그리고 처음왔다면 그냥 앞 주차장 택시에서 대략 조정해서 타고 가시면 됩니다요
숙소에 도착해서 약속한 800rp을 주고 200rp는 팁으로 줬다
환율 계산 귀찮으니 그냥 10곱하면 된다 200rp면 2000원이다. 짐 들어서 잘 실어주고 똥씹은 표정 안하면 그정도 팁은 줘도 된다
장기여행자나 주머니 사정이 빡빡한 젊은 친구들이라면 아끼는게 맞겠지만 40대 넘어서 먹고 살만 해서 여행 온 사람들은 좀 쓰고 살자 몇 천원 호구짓 좀 한다고 상처받고 그러지들 말고....
12월 3일에 비상계엄이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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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후 첫 방문 windfall |
windfall은 24년 7월쯤에 lake side 북쪽끝 10년을 지냈던 숙소를 정리하고 좀 더 아래쪽, 도로에서 살짝 벗어난 곳으로 이전했다
첫 windfall은 숙소 앞에 바로 보이는 호수와 한적한 도로 대충 아무대서나 앉아서 태우는 담배, 젊은 친구들과 맥주한잔의 갬성?이 있었다면
이번 건물에서는 호수가 바로 보이지는 않고 흡연자로써는 아쉽게도 길가 쪽으로 나와야한다는 아쉬움이.....( ^^;;)
하지만 8년전 그때보다 도로의 차가 너무 많이 늘었고 호수의 술집에서 들리는 저녁의 어마어마한 음악소리, 건물들의 공사로 늘 시끄러워 감성을 짖이겨(??) 버리는 불편함이 점점 커지던 때라 사장님들의 여러 고충도 있었겠지만 여행자로써 옮겨온 이곳의 평화로움이 좋았다
아...덮다...
한국에서 내린눈 치우느라 옷껴입고 지내던게 꿈같으내
도착하자마자 맥주한병 꺼내서 한사발하면서 사장님이 주신 오징어 질겅거리며
저번 방문은 7년만이라 이번에는 7개월만에 와봤다며 너스레를 떨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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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귀한 페와호 오징어를??? |
12월 3일에 비상계엄이 있었고
4일 아침에 출발해서 5일 포카라 windfall에 도착했다
정신없이 흐른 시간이였다
잠도 거의 들지 못하고 쪽잠자듯이 도착한 네팔
저녁으로 목살을(???) 굽고 소맥에 근황토크를 했다 그래도 아쉬워 호수를 한바퀴 돌고 들어온 숙소 베란다에서 바라본 레이크 사이드는 반짝반짝 예쁘다
피곤해 죽겠다 이제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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