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승리를 기원합니다.

2017년 1월 13일 금요일

안나푸르나 Day1_출발_(배시사하르-불부레)

*날씨 :
- 맑음

*이동정보 :
- 포카라 놀이터 숙소 -> 베시사하르(Besi sahar) 760m (버스 5H) -> 불부레 (Bhulbhule) 840m

*이슈 :
- 혼자만의 여행
- 어우...짜!!!
- 쪼리
- 젊은날 인도 군인이였던 할아버지
- 샤워하고 개고생

새벽 5시 기상

어제 대략 짐을 싸놓기는 했지만 아침에 또 어쩔지 몰라 대략 짐을 다시 챙겨본다



6시 30분 출발이라...





6시 30분쯤 혼자 걸어서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어제 400루피 주고 산 배시사하르행 버스표를 가슴팍에 넣고 듁!은 듁!은 한다


내가 거의 일착인가

댐사이드쪽 투어리스트 버스터미널은 한산하다

음.....가는 사람이 이리없나??

밀크티 한잔을 시키고 자리에 앉아 있자니 사람들이 한둘 모여들기 시작했고

생각은 기우였다.

현명한 사람들  대부분 30분이 넘어서 도착

30분 정도 부터 짐들은 차 지붕에 올리기 시작해서

7시가 넘어서 출발했다.

한인숙소인 놀이터에서 어제  어라운드를 간다는 주민씨도 가이드와 포터들과 같이 도착했다

표를 비슷한 시간에 산것인지 같은 좌석에 앉아서 가게 되었는데 창문쪽에 앉은 주민씨가 고생좀 했다는

찬바람 씽씽~



여하간 가는긴 포카라 중심부를 지나면서 사람들을 가득 태우고  열심히 달린다

노래가 흥이나~~ 흥이나~~



5시간이 걸린다는데 원래 그런건가 했더니 온같곳에서 다 서고 사람 기다리고 뭔가 이야기하고...



여하간 이래저래 해서 12시쯤 목적지인 베시사하르에 도착

주민씨 일행은 네히트(네이버 히말라야 트레킹 카페)에서 게시판에서 만난일행인데

카트만두에서 온다고 꽤나 시간이 걸리는듯

같이 점심을 먹는데 나는 치킨커리   주민씨는 볶음밥


식당 뒷편에 해 들어오는곳에서... 추워...

내껀 좀 괜찮은편...

....개짜.....

나는 다행이 커리라 적당히 비벼 먹으면 되는데 볶음밥 한숱가락 먹어봤더니 =.=

점심을 때우고(?) 시계를 보니 2시가 다 되어감

나도 오늘 가야할 곳이 있으니 일단 빠빠이 하고 가방에 물을 채우고 출발

식당 바로 앞에 있는 TIMS, PERMIT 체크하는곳(check post)에서 첫 도장을  받았다

이제 정말 혼자 가는구나....




늦은 출발에 안그래도 사람이 없는 비수기에 혼자 걸어 간다






우리내 시골과 큰 차이 없어 보이는 길을 룰루랄라 걸어간다





가다보니 할머니 한분이 아~~주 느린 속도로 걸어가시길래



나마스때~ 하고 인사를 드렸더니 네팔말로 뭐라뭐라 하시는데 내가 알길이 있나

그냥 웃고 있었더니 끊어진 쪼리를 들어보인다

아마도 신발이 끊어져 곤란하다는 말을 하신듯

고쳐드릴까요?   한국어고 영어고 뭐 말이 통해야지

여하간 가방을 내려놓고 멀티툴과 케이블타이를 꺼내어 끊어진 부분을 잘라내고 임시로 고쳐드렸다

뭐...얼마나 버틸지는 알 수 가 없지만 집 까지는 버티겠지???

고맙다고 하시는것 같은데 .... 여하간 사진 한장을 찍었는데

내가 습관상 하나 둘 셋   하는데  하나에 이미 찍은줄 아시고는 또 뭐라뭐라 이야기를 하심

사진에는 마치 도망가는분을 잡아놓고 사진찍은듯이 ㅜ,,ㅜ

할머니 머리채 잡은거 아님....  ㅠ.ㅠ





여하간 그리 가는 길이 갈려 해어지고 나는 철 다리를 지나 잠시 가방을 던지고 담배타임

한 할아버지가 오시더니 건너편에 앉으신다




같이 담배를 빨며

할버지 : 어디서 왔냐?

나 : 한국이요

할버지 : 오~ 울 아들 한국 다녀왔다  나 한국알어

나 : 그러시군요   할아버지 댁이 근처세요?

할버지 : 아니 친구집에 갔다가 집에 가는길이야  두 시간 더 가야해

나 : 헐.....

할버지 : 너 가방 보니 나 젊었을때 기억난다. 나 인도 군인이였다

나 : 올~ 멋지십니다

할버지 : ㅎㅎ  으쓱으쓱~

....

이런저런 이야기를 짧은 영어로 하다가 이제 출발할 시간

행운을 빈다는 인사를 받으며 다시 내 몬스터(배낭이름)를 짊어지고 출발

그냥 우리나라 시골동네

갈림길에 표시가 저멀리....


저 성의없는 표시가 ACAP 공식 트레일표시다....
성의 없어 보여도 있는게 어디냐

가다보니 길이 지그제그로 산으로 향한다

사당이 있어서 올라가서 인사하고
나무 아래서 담배 한대 태우고....


그렇지!!!  산에 왔는데 산으로 올라가야지!

올라오긴 했는데 어디까지 올라가는겨??


근데... 어디까지 가는거냐...

작은 마을입구에 다다라 지도를 꺼내보려는 찰나  길도 잘 안보이는 산쪽에서 부시럭 하더니  어려 보이는 소년과 엄마가 나타났다

엄마는 바구니를 들고 아들은 뭔가 묵직해 보이는 포대기를 끈으로 묶어서 머리에 줄로 걸치고 걸어온다

소년 : 트레커냐?

나 : 응

소년 : 불부레 가는거야?

나 : 응

소년 : 여기 아닌데?  트레일은 저 아래쪽길이야

나 : 잉?  나 지도 보고 열심히 왔는데!!

소년 : ㅎㅎ  저 아래쪽에 돌로된 계단있는데로 가야해

나 : 고마워 ㅜ.ㅜ

폰 꺼내서 같이 한장 찍고 인사하니 쿨하게 자기짐 들고 출발한다



첫날이라 가방에 일단 쑤셔 넣은 상태...

초보 트레커인 나는 뭐하나 줄것이 없었다.

뭐라도 하나 주면서 고맙다고 하고 싶었으나

배낭 중간쯤 개 어색하게 들어가 있는 먹을것을 꺼내기에는 ...

좀 미안한 기분에 걸어가는 모자의 뒷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다

다시 챙겨들고 아래로 향하는데.....

엄청 무거워보이는데...

고마워~ 잘들어가~!

빙신이 길을 못찾아.....

뭔가 이상하다 했더니 또 길을 잘못 들어서 저 아래 길이 보이는데  나와 길 사이에 밭이 펼쳐진다

아....다시 올라가기 구차나

밭두렁을 뚫고 그냥 직진 하기로,,,,,  근데 이게 다랭이 밭이다 보니 높이가 꽤....

겨우 기어 내려와서 한컷


모퉁이로 걸어가서 낙차가 작은 곳으로 돌아돌아 가다보니

그냥 길로 올라가서 가는게 더 편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중간쯤 지나서 하게되었다   븅.......

그렇게 병짓을 하고 해메다 보니 저 위쪽 밭에서 어떤 젊은 여자가  길을 알려준다

한 50m 떨어져서 서로 소리를 질러가며 ^^;;;

내가 빙~~ 돌아서 드뎌 불부레 가는 이정표를 찾자 좀전에 길을 알려주던 여자가 좀 더 가까운 윗쪽에서 그길이 맞다며 잘가라며 인사를 해준다

아... 감동....

고맙슴다... ㅠ.ㅠ

어떤 세끼가 5분만 가면....  (25분이라고 되어 있고 숙소까지 1시간 걸렸다)


저 아래 도로가 보인데 유후~ (이러고 한시간...)


어느덧  트레일코스는 차도로 향했고 마을에 거의 도착을 했는데

숙소라 할 만한것이 보이질 않는다...

한시간 정도 해맸더니 힘들기도 하고  첫날이라 적응안된 몸이 뭐랄까.....반항을 한다고 해야 할까...

여하간 꾸역꾸역 가다보니 중국에서 건설한 발전소에서 근무하는듯한 사람들이 퇴근하는지 우르르~~

인사를 했더니 다들 한마디씩 ...

어디가냐, 오늘 더 가냐, 혼자왔냐, 어디서왔냐, 너 가방 디따크다, 수고해라...등등

정신없는 사람들 ^^;;

여하간 5분 더가면 롯지가 있단다 ...이름도 거창하게 호텔이란다

호텔???  정말?

5분은 무슨....20분 정도를 걸어서 도착한 롯지

두개의 숙소가 붙어있는데.... 하나는 호텔  하나는 게스트하우스라고 되어있다

근데 둘다 똑같어 !!!  무슨 호텔이냐!!

첫날인 내가 뭘 알아야지...

웬지 그냥 호텔이 더 돈 받는거 아냐??  하는 쓸대 없는 생각에

헤븐 게스트하우스로 들어섰다   (그냥 똑같어... 차이 없어...)

천국이야? 그래서 계단이 이리 높은거임?


쥔장에게 물어보니 오늘은 너 하나 뿐이란다 (이 후에도 몇일간 계속 혼자 다님)

방에 들어가서 가방을 던지니 살 것 같다

빤스까지 옷을 싹 갈아입고 나와보니

샤워할꺼냐고 물어본다

"흠..... 산에 감 샤워하지 말랬는데...

근데 여긴 고도가 840m 잖아??  함 해보자 어케되나 "

5시 이미 해는 산에 가렸고 싸늘한 산 공기가 내려오고 있었다

그래도 따신물에 샤워하니 이리 좋을수가!!!!

샤워하고 나오는데 좀...썰렁하다

샤워하는 곳이라고 해봐야 바깥공기가 그대로 들어오는 허름한 창고같은 곳이다 보니

꽤나 쌀쌀한...

짜서 미각이 봉침 천대맞은 장금이 처럼 될것 같은 차우맨을 물 한바가지와 먹고....

저녁을 먹고 일어설 때쯤 부터였을까??

역시나 개짜다...차우맨


추위가 느껴지기 시작하더니 방에 올라갈때는 개떨듯이 떨리는 거얌....

아놔....미쳐미쳐....

날진병에 뜨건 물을 받아오기는 했는데 이걸 끼고 있어도 한참을 추워서 고생했다

방이라고는 벽이 나무를 잘라서 붙여놨는데 틈 사이로 밖이 다 보여  ㅜ.ㅜ

밖이나 안이나......

그렇게  생체실험 결과

더 높이 올라가서 이시간에 샤워 했다가는 고산증은 둘째치고 저체온증으로 디질듯....



덕분에 공부(?) 잘하고 이후에는 해가 쨍~한 2시 쯤이나 샤워를 하고

머리는 출발 후에 가다가 물 나오는 곳에서 감는 요령을 터득하게 되었다.

고도가 낮아도 여기는 1월의 찬공기가 장난 아니다..

주변의 산이 높다보니 거기부터 내려오는 찬 공기가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영하는 아니지만 싸늘한 산공기에 해가 넘어간 이후 샤워나 머리감기는 추천하지 않겠다.

여긴 어디...난 누구?


어우....어찌했던

시작은 했다....

생각은 했었지만... 역시나 힘드내...

저 배낭들고 내가 5416m를 갈 수 있는건가......

마낭쯤에 가면 내 체력이 좀 개선이 되기는 되는걸까...

걱정 한보따리를 짊어 지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어느새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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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전체 여행은 17년 1월 9일 출발하여 2월 24일까지의 일정이였습니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쓸까 하다가 산다닌내용과 관광지...만났던 고마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짬뽕이 될 것 같아서

먼저 산에 오른 1월 13일 부터 2월 1일 까지의 내용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나머지 부분도 짬짬히 정리 해봐야 겠지요

이 글을 올리기 이전

까미노데산티아고 후기도 끝내지 못했고

아들과 다녀온 제주도 한달 여행도 못 올렸고 저혼자 다닌 여행도...

글을 쓰기가 귀찮아 진것 같기도...

이런저런 에너지가 빠진 느낌이였고 다시 어느정도(?) 충전 된 듯 하기도... 하니

열심히 함 써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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