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춥다. 비-> 맑음 -> 흐림 -> 비 -> 갬
날씨가 아주 개판이구만 ㅋㅋ
*이동정보 :
- 산티아고까지 288.3Km
Leon -Trobaje del Camino(3.7Km) - La Virgen del Camino (3.4km) - Oncina de la Valdoncina (2.7Km)- Choza de Abajo(3.1Km) - Villar de Mazarife(4.3Km)
*이슈 :
- 비...진흙과 우비와의 전쟁
- 우회로
05:00
어제 좀 많이 마시긴 했다. 약간의 숙취끼가 새벽부터 나를 깨운다
떠다놓은 물병을 들고 조심스레 숙소를 나와 담배한대를 물고 싸늘한 스페인의 새벽을 느끼는 지금....
예스미씨와 한잔 못한게 못내 아쉬웠는지 담배를 태우면서 무슨일이 있었을까 생각을 해봤다.
그저 피곤한 것이겠지 내가 주제넘게 나설일은 아닐것이다
이렇게 저렇게 민찬이와 같은 그룹이 되었다.
이제 아침밥 챙겨먹일 사람이 하나 늘었다. ^^
물론 혼자 다니면 알아서 잘 먹을 친구지만
겸이 걷어먹이느라 이래저래 싸들고 다니는 나의 먹을 거리가
남자 혼자 보다는 나을것이고
우리도 비용을 줄여가며 먹을 수 있겠다는 현실적인 생각도 해본다
여하간 사람이 좋아서 부담되지 않아서 좋다.
07:00
식당이랄께 없는 알베르게라서 아침으로 제공해주는 딱딱한 빵(쿠키에 가까운)과 우유, 시리얼, 커피를 열심히 퍼먹고 겸이에게 어서 먹으라고 말을 하니
강아지 같이 눈도 못뜨고 입에다 시리얼을 구겨넣는다 (이럴때는 좀 귀염....)
새벽부터 부슬부슬 내리는 비
가는길에 좀 추울듯 하여 뜨거운물에 커피를 한잔하고 보온병에 물을 담아 가방에 짊어진다.
누군가는 보온병까지 챙겨들고 왔으냐 타박도 하지만
내 배낭은 순례자의 배낭 이라기 보다는 아빠의 배낭에 가까운지라....좀 여러가지가 많다.
해도 뜨지 않은 알베르게의 아침
모두 비에 대비해 가방에 커버를 씌우고 우비를 챙겨입고 거추장스러운 발길로 길을 나선다
이제 만남과 해어짐이 익숙한 사람들
어색해 하지 않고 언제 다시 볼지 모르지만 편하게 서로의 안녕을 빌어준다
알베르게를 나와 까미노 화살표를 따라가니 대성당 앞을 지나간가(모든 공식 까미노 루트에는 해당 마을의 성당을 지나간다)
비가와서....헨펀으로 대충...겸이 얼굴도 대충이다 ㅋㅋ |
가이드북을 보니 까미노의 목가적인 풍경까지는 꽤나 걸어가야 하는듯
그리고 오늘 길은 두가지 중 하나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한다.
N-120이라고 불리는 도로를 따라 만들어진 까미노와
예전의 까미노 길이라고 하는 우회로 중 어느길인가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일단 옛 길이 땡기기는 하는데 길이 갈라지는 곳 까지 가서 고민해 보기로 한다
가던길 동상이 눈에 들어온다.
건물도 뭔가 거창하긴 한데....뭔질 잘 모르겠다는
비가오는 날의 까미노는 거추장 스럽다
축축한 그 느낌에 가방에 침낭이나 옷이 젖을까 신경써야하는것이나
우비아래 습기가 피부에 들러붙는 찝찝함이나....
특히나 왕창 쏟아지는것도 아닌 추적추적 비가 내릴때는 우비를 입기도....그냥 걷기도 어중간한.... 참 고민스럽다
아.... 겸이사진을 찍으며 갑자기 생각났다
"파라도르!!!"
The way 에서 마틴쉰이 한턱 쏘겠다며 들어섰던 호텔이다
아...이게 레온에 있는것이 였구나!! 젝일... 이놈에 가이드북에는 여기 소개가 없다
웬지 반가운 기분
미친척하고 나도 파라도르에서 하루밤 묵어볼까 생각을 했었는데 ^^;;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더블룸이 10~20만원 순례자 입장에서는 과용이지만 한국과 비교한다면....
거기다 보라!! 이 고풍스런 외관을...(인터넷에서 보는 내부 인테리어도 너무 멋지다)
다음에 내 인생에 두번째 까미노가 있다면 반듯이 이곳에서 하루 묵어가는걸루다....
야곱의 길 |
순례자 동상이다 |
눈을감은 피곤함이 만든이가 보여주고자 했던 느낌을 고스란히 전한다.
벗어놓은 슬리퍼 같은 신을 보면서
내 등의 20Kg의 가방과 스틱 그리고 등산화가 어쩐지 이질적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또다시 생각해 본다 "나는 순례자 인가 관광객인가....." 여전히 나는 그 중간 어딘가 방황하고 있다
몇년째 여기서 쉬는거요? |
뭐...몇번 거친 대도시 이지만
날이 갈수록 도시를 벗어나는 것이 힘들다는 생각을 해본다
처음에는 도시길을 걸어가는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고 그저신기하고 재미있었다면
지금은 어서 비포장의 질척대는 까미노로 올라서고 싶다
그곳에는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눈도
사고 싶은 먹거리도
눈을 끄는 예쁜 물건들도 없지만
길 위의 자유로움이 있다
용찬 : "어따 이동내도 엄청 크내...."
겸이 : "웅... 이제 거의 나온거 아닌가?"
어느덧 걸어걸어 가이드북에 공업지대라는 곳을 지나간다
살짝 언덕진 길 위에서 바라본 마을 |
혼잡함과 차들이 점점 줄어들고
우리들만 묵묵히 축축하게 젖은 아스팔드 길 위를 걷는다
3~4 Km를 걸어왔지만
대부분 도시의 외곽이라는 느낌이 있을 뿐 아직 까미노 같지 않다
계속되는 포장길과 콘크리트 건물이 이젠 좀 지루하다
한적한 동내의 놀이터근처에서 가방을 내리고 잠시 쉬어간다
어느덧 그친 비에 거추장 스런 우비도 벗어 가방에 매어달고
민찬과 나는 담배를 겸이는 과자를 씹는다
거의 7Km를 도시를 지나왔더니 도로옆 길이 좀 더 편할것이라는 기대에 고민스럽던 우회로에 대한 이야기는 옛길로 가는걸로 그냥 선택되었다
민찬이도 비슷한 느낌이였던듯
겸이도 아스팔트 길 보다는 흙길이 좋다며 우회하는것에 찬성
마을을 벗어나는 언덕에서 어째 아쉬운 기분도....
빠이빠이 레온
빠이빠이 트로바제
텔레토비동산이라고 이름지어줌 |
걸어가다보니 언덕안으로 작은 문이 달린 건물들이 잔뜩 있다
멀리서 보니 텔레토비 동산같은 ㅋㅋㅋ
사람사는곳 같지는 않고 뭔가 창고가 아닐까 싶었다는
7Km를 걸어 겨우 Virgen에 도착했다
아래 지도를 넣어본다...레온부터 Trobaje del Camino를 지날때 까지는 다 도시...
아참...
나는 그저깨 알베르게에서 나에게 맞는 바지 하나를 줏었다
누군가 도네이션함에 넣어둔것을 꺼내어 보내 대충 길이가 맞아서
어제 알베르게에서 열심히 빨아서 들고 왔다는
다만 허리가 너무커서(내가 빠진것도 있지만 원래 주인이 워낙 쫌....) 허리띠를 하나 사려고 싶었는데
가는길 중국 잡화점을 만났다 앗싸!
저번에도 이야기 한듯 하지만
안파는것 빼고 다 파는 중국인 잡화점... 웬만한건 다 판다.
이날 나는 벨트... 민찬이는 일어버린 충전기를 하나씩 구입했다.
이때 뭔가 이야기를 했는데 내가 좀 촐싹 거리면서 "노노노노~~" 하는게 재미있었는지 가게 주인이 낄낄 거리면서 나를 따라한다
"노노노노노~~~~" ㅋㅋㅋ
그리고..이날 저녁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는데......
목이마른김에 환타 1.5리터(작은병보다 엄청 싸다!)를 들고 잔도 없이 입에 부어가며 마시며 마을을 질러 간다.
La Virgen del Camino에 들어서면 까미노를 따라 가다 보면 만나는 성당이다.
좀 그로테스크 한 마리아와 12사도(열두 제자라고 하는)의 청동 상이다.
간만에 출연한 권군..지나가는 할배는 덤... |
마리아.... |
무섭게 생긴... 반지의 제왕에 살빠진 엔트 닮았다... |
우회길로 들어서 길을 잡고 걸어간다.
잠시 쉬는길 구글로 본 길로는 가이드북 대로 가면 동쪽으로 직진이고
우회로를 보니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서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가는것 같다
조금 돌아서 가는것 같기는 하지만 고속도로 옆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는 터라 다들 돌아가는걸로 쉽게 합의를 봤다
다시 나타난.... 뭐지 대체!!! |
집을 짓고 있는것 같은데 펜스가 쭉~ 둘러 쳐저 있는데 개 한마리가 그 안에서 혼자 돌아다니고 있었다
멍멍 거리는 소리가 경계하는 소리인가 싶었는데 가는길에 근처에 가보니
꼬리를 흔들고 난리다
아마도 지키라고 그 안에 혼자 놔둔것 같은데 꽤나 심심했던듯
"밥주러 주인이 언제 올려나??"
"혼자 심심하지 않을까?"
"반가워~~~"
하면서도 뭔가 꺼내 줄것이 없는것이 웬지 미안했다는 (밀가루 쌀...그런것 뿌니 없었다)
개님을 뒤로 하고 N-120도로와 나란히 뻗어 있는 L2-30도로위를 지나간다
걸었던 기억이 없어서 구글맵으로 다시한번 찾아보니 기억이 새록 새록 하다는....
아깝게도 까미노쪽으로는 스트리트뷰가 작성되어 있지 않아서 그냥 입구쪽을 스샷해본다.
내가 구글 직원이라면 머리에 카메라 들고 까미노 스트리트뷰 만들기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다음 마을인 Oncina 까지는 그다지 멀지 않으니 쉬엄 쉬엄
오늘은 20km만 짜스트 하게 걸어보자꾸나
가던길 뭐 한잔 마시며 쉴까 싶었으나.... 보시다 시피 순례자라고는 우리뿐이고
문도 열지 않은 바르
화장실이 급했던 겸이는 일단 열심히 뛰어가서 일을 보고 돌아오는길
카메라를 들이대니 머쓱했던지 베시시 웃는다
금방 Oncina에 도착했다
지나던길 작은 공터에 있는 신기한 그네를 보고 민찬이가 올라탔다
신난 서른아홉짤~ |
내나이는 서른아홉짤~~ |
잠시 앉아 마을을 벗어나기전 물보충과 주전부리를 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본다
오늘은 참 믿믿 하다고
원래 그동안 길에서 뭔가 액티브한 것은 없었지만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걸어가기 딱 좋으면서 뭔가 심심하다고 (젠장...이 말이 실수 였다...)
한적한 스페인 시골길이자 산티아고로 가는 까미노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길을 걸어간다
오전에 비가 내렸다는 것은 바닥을 보고 알 수 있을 뿐
신기한 날씨다..구름이 좀 많기는 하지만 눈 부시고...서늘하고....
좌우로 펼쳐진 엄청난 밀 밭과 아무렇게나 자란 잡초들
얼마전까지 넷 다섯이서 같이 만나던 민찬이와는 속 이야기는 해보지 않았던 터라 걸으면서 지내왔던 이야기를 해본다.
멀쩡하게 건강해 보이던 민찬이는 얼마전에 심하게 교통사고를 당했고
공무원도 휴직하고 있다가 이 길에 들어섰다고 이야기했다
그냥 휴직하고 오지 왜 정리 해버렸나는 질문에
더 못할 것 같아서 정리했다는 말에 으흠..... 하면서 더 물어보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뭔가 선택한다는 것은 그 중 가장 좋은것으로 선택하는 것이기에
누가 봐도 당연한 선택을 하지 않은 이유는 또 나름대로 있는것이지 않을까
한국에 가면 다시 공무원을 할 지도 모른다고... 공부를 더 할것 같다는 말에 화이팅을 해본다
힘내자!! 마흔짤~!
가던길...이건 피할돗도 없는 진흙 투성이 길을 만났다
어쩔까 하다가 그냥 진흙이 붙던가 말던가 그냥 걸어서 지나온 내 뒤로 쉴세 없이 진흙을 털면서 오는 민찬과 겸이
"아놔 그냥 와서 여기서 털어~!"
"털어봐야 또 진창인데 뭐해~!"
어느덧 진흙더미(?)를 벋어나 파쇄석이 깔린 훌륭한(?)길에서
우리가 뭔가 길을 잘못 선택한걸까? 하는 잠깐의 후회도 해보고
남자 셋이 열심히 씨부리며 길을 걸어간다
지평선이 끝없이 펼쳐진 길
거기까지 갈지 더 갈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아바조에서 가방에 들어있는 빵으로 점심을 때운다
다행이 보온병의 물이 따뜻해서 커피를 사먹지 않고 (아낄 수 있을때는 한푼이라도 아끼자)
Abajo에서 민찬이는 자기속도로 걸어가서(우리보다 빠르다) 먼저 가 있는걸로
출발한 이후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더니 하늘 가득 구름이 끼고
바람도 심상치 않게 불고 있었다
우리는 기능성 방수를 목적으로 하는 기능성 잠바가 없어서(바람막이는 있는데 그다지 훌륭하지 않음)
우비를 입었는데 민찬이는 고어텍스 잠바이기는 하지만 많이 쏟아지만 난감할것이라...
열심히 걸어가는 민찬이..
어느 사이엔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겸이와 나는 우비를 다시 꺼내입고 길을 서두른다
저 멀리 파란하늘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비바람이다 ^^;;
마을에 도착할 때 즈음
이제 비는 본격적이고 피곤하게 내리고 있었고
아까 점심을 먹으며 더갈까 말까 하던 고민따위는 던져버리고 이 마을에서 묵어 가는걸로 마음을 먹었다
비가 오지만 이제 이정도는 잘 적응하는 겸이
징징거리지도 않고 훌륭한놈이다...
길을 걸어오다가 가끔 내가 저 나이에 이렇게 걸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데....
글쎄... 모를 일이지만 아마도 꽤나 투덜거리면서 징상을 부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따
해어질때 약속한 사설 알베르게를 찾아가 민찬이를 만나 숙박을 결정 해야 겠다
원래 이 동내에 페페라는 선술집겸 알베르게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하는데
민찬과 나는 일단 주방이 있는 알베르게가 선택의 기준이기에(먹을때 좀 쓰더라도 아껴쓰자며)
가이드북에서 주방이 있다고 써져있는 de Jesus 로 약속을 했었다
페페나 지저스나 위치는 비슷한곳에 있었다
시계는 4시를 조금 남긴시간
넓직한 마당에 수영장인듯 한 파란색 구조물고
좀 생경맞지만 배 한척이....
비가 와서 테이블도 다 접혀있었고
슬슬 추위가 몸을 으슬으슬하게 하고
대충 먹은 점심덕에 허기 졌으며
축축한 우의안쪽 덕에
당장 가방을 던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둑이였다.
일단 질척거리는 우비를 벗어야 겠기에 겸이를 대리고 처마 아래에서 가방을 내려주었다
겸이도 막판에는 좀 힘이 들었던지
고생 많았다며 다음에는 이런짓(?) 하지 말자 했더니 파안대소를 터트린다.
아...개 힘들어... |
자기도 도착한지 얼마 안되었단다.
당근 오늘은 여기까지만 ^^;;
매일 하는 도장찍기를 하고 돈을 치르고 방으로 들어섰다
이리도 훌륭할 수 가
오늘은 사람도 없어서 넷이 자는방에 우리 셋이서 독채 쓰듯이 사용하면 된단다
오케바리~!!!
일단 줍고 배고픈 상황을 모면 하기 위해 컵라면을 먹는걸루다....
이 바쁜 와중에도 라면에는 밥이라며 밥을 하는 용찬군 ㅋㅋ
냄비밥의 백미는 숭늉이지!! |
오늘좀 먹는게 부실했지? 저녁에 잘 챙겨주마 |
이 알베르게에는 벽면 마다 사람들이 빼곡히 낙서를 해 놓았는데...
퀄리티가 꽤나 높다
누군가 큰 그림을 그려놓고 다른 사람들이 조금 조금 그려넣기는 했겠지만
작은 낙서들도 쓸대없이고퀄(?) 이라는 ㅋㅋ
여긴 Jesus 인데 웬 PEPE 다른집 쥔장이 놀러왔었나? |
저 기어가는 순례자 그림은 쵝오인듯 |
겸이가 씼으러 들어갔고
나도 일단 추위를 버텨보고자 줏어온 긴 바지를 입기 위해 가방을 뒤졌다...
이 바지를 입으려고 오늘 치노에 들러서 허리띠도 샀......
아...씨바....
어제 빨아서 널어놓고...
아침에 빨래를 걷으면서 "이건 내꺼 아니지?" 하면서 그냥 두고 왔다
미친거다....그랬으면 혁대살때 라도 기억을 했어야지 !!!
6유로짜리 혁대를 휘휘~ 돌리며 내 병신같은 짓을 민찬이에게 이야기 해줬더니
키득키득 웃어댄다
아침에 자기도 봤다면서. 허리 존나 큰 바지 하나 남아 있더라고 -.-;;
그래 그게 내꺼였다.... 누군지 주고 가서고맙다고 잘 입겠다며 고마워하던...
내 병신력이야 내가 잘 아니 뭐라 더 궁시렁 거려 봐야 뭣 하겠는가
겸이와 민찬이가 씯고 쉬는동안 "반바지"를 입고 동네 슈퍼를 찾아 한바퀴 돌았다
고기를 팔줄 알았는데.....고기는 없다며....
담배는 파냐고 했더니 그것도 없다며.....
아....이건 날 두번 죽이는거라며....
파스타와 소스... 밍밍 할 듯 하여 미트볼 캔 그리고
빵과 우유(스페인 우유 겁나 맛나다. 그리고 싸다!!!)을 줏어들고 뭔가 다른게 없을까 싶어서 냉동실을 보니
만두 비슷한게 있더라는
혹시 이게 만두일까? 단백질이 들어있는????
생긴것이 비슷해서 일단 기대를 하고 사들고 돌아나왔다
담배도 없고... 겸이가 고기먹고 싶다고 했는데 고기를 못 샀다는 생각에 쭝얼거리며 가는데
뒤에서 앳된 아이 목소리가 들린다
"페레그리노..페레그리노? ...페레그리노???!!"
작은 목소리로 불렀는데 내가 안돌아보자 큰 소리로 불렀다
"응? 뭐지?"
돌아보니 초등학생 쯤 되어 보이는 파란눈의 아이가 바게뜨 덩어리를 하나 들고 서있다
아..내가 담배와 고기 생각을 하다가 빵봉지를 안들고 나왔던....
후다닥 돌아가서 연신 고맙다며 인사를 하는데
아시아 순례자의 호들갑이 영 쑥쓰러웠던지 베시시 웃더니 뒤돌아 뛰어간다
아...카메라를 들고 왔으면 사진이라도 한번 찍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루종일 습기를 빨아먹은 렌즈를 말리기 위해 방에 널어놨다)
숙소로 들어와 연신 음식 만들기에 바쁘다
1. 토마토 파스타만드는법
물에 소금을 넣고 끓여 파스타와 마카로니를 삶는다.
마카로니는 더 걸린다 먼저넣고 3분 후 반으로 부러트린 파스타를 넣고 7분 더 삶는다
(총 10분정도)
끓는 사이에
미트볼을 한번 볶아서 덕지덕지한 기름을 좀 퍼내고(상상이상의 기름이다. 그냥 파스타에 넣으면 꽤나 느끼한 맛을 볼 수 있다.) 덜어놓는다. 봐서 숫가락같은 걸로 반으로 자른다. 하나는 너무 크다
펜에 올리브유를 부어넣고(좀 많이 넣는다)
마늘 세알 정도 잘라넣어(찧어넣지말고 칼로 썰어서)
갈색이 살짝 돌면 마을을 건져 버린다(그냥 먹어도 된다)
토마토 소스를 넣고 볶아 소스를 만든다. 빼놨던 미트볼 투척
다 삶아진 파스타는 찬물에 넣지 말자(쫌!!!) 망에 부어 물을 뺀 후 파스타를 소스에 투척하고 휘휘 저으면 완성!
만두 비슷한 그놈을 올리브기름을 두른 팬 위에 투척!!!
아...
내가 아는 만두는 좀 튀겨지는...그런 느낌인데....
그...알잖아? 느낌있고 바삭하고 화려하면서도 어두운 느낌
기름을 쭉쭉 빨아먹길래 만져보니...이건 만두피와는 전혀 상관없이 빵에 가깝다...
(존망... -.-)
나도 일단 추위를 버텨보고자 줏어온 긴 바지를 입기 위해 가방을 뒤졌다...
이 바지를 입으려고 오늘 치노에 들러서 허리띠도 샀......
아...씨바....
어제 빨아서 널어놓고...
아침에 빨래를 걷으면서 "이건 내꺼 아니지?" 하면서 그냥 두고 왔다
미친거다....그랬으면 혁대살때 라도 기억을 했어야지 !!!
6유로짜리 혁대를 휘휘~ 돌리며 내 병신같은 짓을 민찬이에게 이야기 해줬더니
키득키득 웃어댄다
아침에 자기도 봤다면서. 허리 존나 큰 바지 하나 남아 있더라고 -.-;;
그래 그게 내꺼였다.... 누군지 주고 가서고맙다고 잘 입겠다며 고마워하던...
내 병신력이야 내가 잘 아니 뭐라 더 궁시렁 거려 봐야 뭣 하겠는가
겸이와 민찬이가 씯고 쉬는동안 "반바지"를 입고 동네 슈퍼를 찾아 한바퀴 돌았다
고기를 팔줄 알았는데.....고기는 없다며....
담배는 파냐고 했더니 그것도 없다며.....
아....이건 날 두번 죽이는거라며....
파스타와 소스... 밍밍 할 듯 하여 미트볼 캔 그리고
빵과 우유(스페인 우유 겁나 맛나다. 그리고 싸다!!!)을 줏어들고 뭔가 다른게 없을까 싶어서 냉동실을 보니
만두 비슷한게 있더라는
혹시 이게 만두일까? 단백질이 들어있는????
생긴것이 비슷해서 일단 기대를 하고 사들고 돌아나왔다
담배도 없고... 겸이가 고기먹고 싶다고 했는데 고기를 못 샀다는 생각에 쭝얼거리며 가는데
뒤에서 앳된 아이 목소리가 들린다
"페레그리노..페레그리노? ...페레그리노???!!"
작은 목소리로 불렀는데 내가 안돌아보자 큰 소리로 불렀다
"응? 뭐지?"
돌아보니 초등학생 쯤 되어 보이는 파란눈의 아이가 바게뜨 덩어리를 하나 들고 서있다
아..내가 담배와 고기 생각을 하다가 빵봉지를 안들고 나왔던....
후다닥 돌아가서 연신 고맙다며 인사를 하는데
아시아 순례자의 호들갑이 영 쑥쓰러웠던지 베시시 웃더니 뒤돌아 뛰어간다
아...카메라를 들고 왔으면 사진이라도 한번 찍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루종일 습기를 빨아먹은 렌즈를 말리기 위해 방에 널어놨다)
숙소로 들어와 연신 음식 만들기에 바쁘다
1. 토마토 파스타만드는법
물에 소금을 넣고 끓여 파스타와 마카로니를 삶는다.
마카로니는 더 걸린다 먼저넣고 3분 후 반으로 부러트린 파스타를 넣고 7분 더 삶는다
(총 10분정도)
끓는 사이에
미트볼을 한번 볶아서 덕지덕지한 기름을 좀 퍼내고(상상이상의 기름이다. 그냥 파스타에 넣으면 꽤나 느끼한 맛을 볼 수 있다.) 덜어놓는다. 봐서 숫가락같은 걸로 반으로 자른다. 하나는 너무 크다
펜에 올리브유를 부어넣고(좀 많이 넣는다)
마늘 세알 정도 잘라넣어(찧어넣지말고 칼로 썰어서)
갈색이 살짝 돌면 마을을 건져 버린다(그냥 먹어도 된다)
토마토 소스를 넣고 볶아 소스를 만든다. 빼놨던 미트볼 투척
다 삶아진 파스타는 찬물에 넣지 말자(쫌!!!) 망에 부어 물을 뺀 후 파스타를 소스에 투척하고 휘휘 저으면 완성!
만두 비슷한 그놈을 올리브기름을 두른 팬 위에 투척!!!
아...
내가 아는 만두는 좀 튀겨지는...그런 느낌인데....
그...알잖아? 느낌있고 바삭하고 화려하면서도 어두운 느낌
기름을 쭉쭉 빨아먹길래 만져보니...이건 만두피와는 전혀 상관없이 빵에 가깝다...
(존망... -.-)
여하간 이래 저래 챙기고 겸이와 민찬을 불러 파스타로 저녁을...
아까 간식(?) 이라고 너무 거하게 먹었더니 다들 그다지 맹숭맹숭하다
그래도 끝까지 다 퍼먹는 우리...
순례자는 배고프다...
이상한만두...더구나 맛도 없다!!! |
방은 따뜻했고 문을 열고 나오면 바로 밖이라 담배 태우기도 좋고
사람들이라고는 우리 뿐인 알베르게에서
조용한 저녁시간을 맞는다
아래 사진은 그냥 알베르게안을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이다
감상하자
해가 저물고
스팀덕에 따뜻한 방안에 모여 자주 언급하던 the Way를 보기로 했다
작은 핸드폰 화면앞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영화를 봤다
우리가 걸어가고 있는 길이라 더 재미있었던
집에서 TV로 볼 때 보다
서로 지나왔던 그곳의 배경을 볼 때 마다 환호하던
그 시간이 훨씬 행복했다
그리고 얼굴을 본지는 꽤 되었지만 같이 다닌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던 민찬이와
꽤 오랜시간 이야기를 하며 같이 걸으면서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
그리고 앞으로의 남은 까미노에서 계속 같이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민찬이나 나나 담배가 떨어져
내 가방에 비상용으로 들고 다니던 롤링담배를 꺼내물고 밖에 서서 하늘을 보고 있자니
아침부터 내내 날씨가 엉망이던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 벌써 먼 과거의 일 같다는 느낌이였다
이렇게 까미노의 23일째 밤을 맞이했다
P.S 오늘은 의외로 돈을 안썼다. 바르를 한번도 안갔다는
마트(저녁) 11유로, 숙소 10유로 *2 = 31유로
오...이렇게만 다닌다면(내가 술을 안먹으면) 정말 저렴하게 다닐터인데...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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