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늘한 날씨...완연한 가을이다. 어느덧 푸르던 숲길은 옷을 갈아 입었다.
*이동정보 :
- 오늘은 28.5Km, 산티아고까지 259.8Km
Villar de Mazarife(4.3Km) - 우회로 - Puente Y Hospital de Orbigo(12.3Km) - Villares de Orbigo(2.2Km) - Santibanez de Valdeiglesias(2.7Km) - San Justo de la Vega(8.1km) - Astroga(3.2Km)
*이슈 :
- 베드버그(bed bug) - 빈대 를 느끼다.
- 아스트로가
- 한국의 어머니들
- 오늘은 벌래 이야기가 좀 많다..... 가는길에 계속 가렵고 따가워.... -
05:00
비가 내리는 길을 걸었더니 피곤했던가
매일매일이 푹~ 자는(몸을 쓰니 잠은 잘잔다) 하루하루
영화를 같이 보고 누워서 바로 뿅~ 하고 잠이 들었던듯
새벽에 잠시 깨어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오늘은 굳이 서두를 필요 없다는 마음에 편안하다
(공립은 8시 전에 나가야 하므로 6시 30분쯤 일어나야 챙기고 밥을 먹고 나갈 수 있다.)
프리바도(privado) 라고 부르는 사설 알베르게... 도미토리를 이용한다면 그다지 비싸지도 않고... 가끔 운 좋게 좋은 쥔장을 만나면 호강도 가능한 ^^
07:30
셔터를 내리고 잤더니 해가 뜬지도 몰랐다
부스스 일어나 바쁠것 없는 일정에 편하게 아침을 맞이한다.
아침은 가방 저~ 아래 짱박아두었던 일본 컵라면 + 밥
잘 먹고 출발준비 완료기념 샷 |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고양이 세수를 하던 찰나
왼쪽 날개죽지쪽에 따름따끔한 기분이 든다...간지러운것 같기도 하고...
어제 낮 부터 조금 거슬리기는 했는데 가방에 닿아서 그런것인가 했는데 이상하다...
혹시나!!!
겸이와 민찬이를 불러서 등을 봐 달라고 했다...
점점이 빨갛게 벌래물린 자국 같단다... 순간 약 0.몇초간 정적 -.-;;
씨바....빈대(베드벅) 옮았다!!!!!
나름 신경 많이 쓰고 조심한다고 했는데... 그 지저분한 알베르게에서도 잘 넘어 왔구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레온이다....좃됬다 -.-
마침 들고 다니던 베드벅 기피제도 다 떨어졌는데...
일단 가방에 있는 큰 비닐 봉지에 입고 있던 옷을 다 넣어서 밀봉 후 가방에 넣었다
약가방에서 한국에서 구입해온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고 일단 출발...
나오기전 알베르게의 벽 낙서 |
다음 마을에서 약을 사서 처리하자며 민찬이가 위로(?)의 말을 전한다.
베드벅은 두 가지 면에서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하나. 엄청 가렵다.
물리고 하루 정도 지나서 연고를 바르지 않으면 가렵다...
가렵다 못해 나중에는 아프다(따갑다)... 빈대잡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말이 농담이 아니다
나도 별생각없이 아침에 연고 바르지 않고 출발했다가 전에 물린곳이 너무 가려워 가다가 중간에 약을 발랐다.(더군다나 물린곳은 약을 발라도 3~4일 정도 사람을 괘롭힌다)
팔이나 앞쪽도 문제 이지만 나처럼 손이 닫지 않는 등쪽에 물려서는 대책이 없다 -.,-
이 썅놈들은 한군대서 피를 빠는게 아니라 기어가면서 한번 빨고...기나가서 또빨고....또빨고....
그래서 베드벅에 물린모습을 보면 (본사람은 바로 안다) 줄을 지어 한 방향으로 물린 자국이 이어진다
둘째. 눈치가 보인다.
베드벅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빈대...
이놈들은 몇 달씩 먹지도 않고 나무 침대나 매트리스에 숨어서 생존하다가
사람의 체온과 호흡에 끌려 기어나와 올라탄다
순례길에는 온 나라 사람들이 다 몰려오고 침대생활과
매일 바뀌는 사람들 덕에 위생상 취약하다
알베르게에 따라서 1회용 부직포 같은 커버를 주기도 하는데 모든 곳에서 바랄 수 없다
베드벅때문에 고생하는걸 보면
대부분 사람들이 안스럽다고 "연고 줄까?" 하는 호의를 보이지만 몇몇 사람들은 못볼것 본 마냥 피하기도 한다. (나의 경우 세명 정도 봤다.)
특히나 중간에 만난 한국인 아주머니 한분이 내가 벌래에 물렸다고 했더니
한 방에 들어가는것도 싫어서 징징 거리길래 확! 짜증이 올랐다.
내가 같이 껴안고 잘것도 아니고 침대도 다른데다 나름 약을 사서 처리까지 다 했음에도 벌래 물린게 무슨 역적 죄인인 마냥 ....
(이 아주머니도 얼마 후 베드벅에 물린다. 아!!!! 시원~~~~하다~!!!
다행이 같이 다니지 않아서 내가 의심 받지는 않았고...나중에 친해져서 잘 지냈지만 초반에 첫인상이 아주 좋지 않았다.)
창문에...주차... 얼굴 같이 보여서 한 컷 |
팁 -
1. 예방 및 사전 준비
한국에서 출발전에 준비한다
10월~ 우기에 간다면
크고 좀 질긴 봉지를 가방에 일단 먼저 넣고 그 안에 물건을 넣는다
좀 부스럭 거리기는 해도 안에 물건들에 습기를 방지한다.
(등산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방법)
아니면
옷은 가방에 넣을때 방수백을 하나 사서 넣도록 하고
큰 비닐봉지(김장비닐은 너무 두껍다) 두개 정도는 구해가자
여행지에서 옷을 한방에 싸넣을 크기의 봉지를 구하기 쉽지 않다.
약으로 버물리 따위 말고
병원에 가서 의사선생에게 부탁해서 스테로이드계열 연고를 처방 받아서 가자...
스테로이드약품은 처방이 필요하다.
남용하지 말고 베드벅이나 개미때문에 심한 경우 바르자.
가스가 들어있는 스프레이는 비행기에 실어갈 수 없다.(가방에 넣으면 별 문제 없으나 굳이 골치 아픈일 만들지 말자) 펌핑해서 뿌리는 식으로 되어 있는 모기 기피제면 된다
또는 스페인에 도착해서 약국에서 이렇게 말하자
Buen spray para los insectos , por favor (곤충 스프레이 주세요)
부엔 스쁘라 빠라 로스 인섹토스, 뽀르 파보르
한뼘 좀 안되는 약을 준다. 바르는것 보다는 스프레이로 부탁하자
바르는 것을 주면 피부에 발라도 되는것이 있고 옷에 바르는것이 있으니 잘 보고 사용하자
구입해서 위생이 좋지 않아보이는 알베르게라면 도착 후 침낭, 메트리스 눕는 곳에 뿌리고 잠자기 전에 팔이나 목 발 등 노출되는 부위에 뿌리고 자도록 합니다.
항상 조심하셔도 되지만 냄세가 심하고 좀 오바스러움...
내 경험상 약뿌리고 비닐깔고 난리치는 순례자는 한국인들 뿐이였다.
일단 물리면 상처를 잘 보자 베드벅에 물리면 일열종대로 벌래물린 자국이 생긴다.(한번만 물 수 도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가렵다가 따갑기 까지하다(숫개미에게 물려본적 있는가? 그 맛이다)
이런경우 의심되는 모든 옷을 비닐봉지에 밀봉한다. (속옷 까지 싸그리)
몸은 비누로 꼼꼼하게 샤워하고 준비해온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자
바르는것으로 도저히 안되면 약국에 서 먹는약(항히스타민)을 사먹는다.
참고로 항알러지약품인 항히스타민제는 한국에서 이유없이 처방이 힘들다.
하지만 스페인 약국에서는 이야기 하면 처방을 해줍니다.
말 할때는
Me estan picando
메 에스딴 삐깐도 / (신체 부위 어딘가는 직접 보여주시면서) 물렸어요!
혹은
Me pica
메 삐까 / (신체 부위 지칭) ~ 가려워요
정도로 이야기 하면 알아서 연고와 약을 줄겁니다.
참고로 항 히스타민제는 먹으면 엄청 노곤노곤함....먹고 걸으면 그날 컨디션 꽝 ^^
3. 방역
베드벅이 확실한것 같다면 하루는 쉬어가자
(질질 끌다가 개고생합니다. 인터넷을 뒤져보세요)
해가 잘 나는 날 세탁기와 건조기 성능이 좋은 알베르게 라면 완벽합니다.
(이건 복불복이지요)
체크인 가능한 2시에 바로 알베르게에 들어가서 방역준비를 합니다.
준비물이 있어요 : 비오킬 2통, 큰 비닐봉지, 새 속옷 1, 위아래 대충 입을 옷
구하기가 쉽지는 않으나 좀 큰 마트에가서 애완견코너쪽에 가보면 비오킬(biokill) 이라고 큰 통에 녹색 라벨이 있는 벌래 구충용 스프레이가 있다.
약국에서 사는 약은 벌래를 쫓아내는 것이지
죽이는 것이 아님 안그래도 비싼대 돈 낭비 하지 마세요
비닐봉지 알아서 능력껏 구하자
옷은 아무대서나 사도 되지만 길가다 중국 마켓(앞 포스팅에 말한 치노마켓...안파는게 없는)에서 대충 걸칠 티나 바지는 엄청나게 저렴하게 구입가능함
대도시라면 까르푸에 떨이로 내놓는 옷도 싸고 좋음
비누로 사워를 꼼꼼히 하고 새로 사온 속옷을 입는다.
걷 옷을 구입하지 못했다면 최대한 덜 의심스러운 옷에 비오킬을 뿌려 놨다가 일단 입는다.(몸에 좋을리는 없지만... 죽지는 않는다)
모든 옷을 꺼내 꼼꼼히 뿌린다.
특히 봉제선과 겨드랑이 부분, 바지라면 사타구지 및 허리띠 부분
봉지에 넣어서 1시간이상 묵힌다. (난 세시간 묵혔다. 옷 양이 많으면 몇번 뿌리다 보면 한통 금방이다)
해가 좋다면 뿌리고 한시간 정도 밀봉해 놨다가 꺼내서 일광소독 한다.
나머지 한통으로 가방 및 섬유제품은 몽땅 뿌리고 일광소독 한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별롱이라면 어쩔 수 없다
약뿌리고-밀봉해서 절인후- 세탁 - 건조 ..... 벌래가 없어질 때 까지 반복
위에 1,2,3 은 대충 방법을 알고있으면 된다.
본인도 출발전에 혹시나 해서 인터넷 글을 읽으면서 이렇게 해야지...
정도 생각만 했던 것을
당해보니 삽질을 좀 하다가 정리해 본것이다.
간만에 보는 집있는 달팽이.... 산길의 달팽이는 다들 집 없는 민달팽이 |
한적한 시골길이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아쉽다... |
저 멀리 끝도 없을것 같은 이 길이 이제 익숙하다.
800Km의 거리에서 어느덧 200Km대의 거리를 남기고 있는 까미노
내 몸을 움직여 가다보면 언제인가 도착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스페인의 태양은 눈이 부셔서 썬글라스를 끼지 않으면 눈이 시렵다
느즈막히 일어나 9시에 출발해서 가는 길 오늘은 어디까지 갈꺼나...
17 Km 정도만 걸어서 가이드북 상의 목적지(아스트로가 28Km)는 내일 들어가 볼 까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물론 2시간 동안 걸으면서 1시간은 베드벅 이야기를 한다...
먹고사는게 전쟁이라더니...
거리가 좀 되서 피곤하기는 했지만 춥고 우회로 이다보니 쉴곳도 마땅치 않아
죽~죽~ 걸어오다보니어느덧 중간 부분인 오르비고(Puente Hospital de Orbigo)까지 도착
마을 초입 바에 들어왔다. |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앞에 방명록이 있어 보니
"어라?"
"겸아~ 이리와봐~ 현아누나다~!"
마지막 글이 한국어이다. 더군다나 필체가 낯이 익어보니 현아씨가 마지막으로 들러 간듯
우리 앞에 가고 있나보다
까미노 초입 피레내 산장에서 처음만났던 친구가 어쩌다 보니 중간중간 계속 인연이 이어진다.
카페콘라체 2 + 콜라 1 + 또르띠아 1 + 보카디오 1 를 주문하고
가방에서 들고 다니던 빵을 몽땅 꺼내서 끝장을 보고 가는걸루다....
(가방에 쌀 + 밀가루 + 파스타 + 빵 = 초죽음)
햇살이 따가울 정도지만 앉아 있으니 춥다...
이런날은 정말이지 한국의 해장국이 그립다.
대체 이 나라는 따뜻한 국물도 없이 꼴랑 미지근한 스프로 어떻게 먹고 사는건가 싶으다
정원과 음식 그리고 쥔장 인상이 좋은 오르비고의 바 |
올~ 스페인 와서 보는 다리중에서 가장 긴 돌다리 인걸?
잠시 서서 가이드북을 본다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다리라고...대단들 하심...
가까이 가보면 돌들이 매끄럽게 이어져 있고 길이 또한 만만치 않다
그래도 우리나라 수원성이나 남해 뚝방의 돌을 보면 거의 이름새가 없을 정도로 딱 맞는것 보다는 좀 떨어진다.
다 큰 것 같은 겸이
민찬과 카메라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서로 사진찍느라 바쁘다 ^^
엄마랑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가끔 내 생각은 할까?
아직도 이름을 모르는 나무... 옆 나무와 무조건 도킹하고 자라는 녀석들 |
알베르게를 지나며
오늘 오전은 길이 편해서 잘 왔으니 가이드 북 대로 아스트로가 까지 가보기로 이야기 해본다.
28Km.... 겸이는 순간 멈칫! 하기는 했지만 ok 하는걸루
(어쩔 수 없이? 아니면 자기생각? 반반?? 알 수가 없지 ㅎㅎ)
마을을 벗어나며 보니
도로를 따라 16Km
까미노길은 17Km
당근 까미노를 따라 17Km 가는걸루다..
오후에는 민찬이는 자기 속도로 먼저 걸어가기로 하면서 앞으로 걸어나간다
겸이와 민찬이 이야기를(험담은 아니고)하면서 걸어가던 중
왼쪽에 저 퍼렁이는 뭐지?? |
민찬이가 버리고(?)간 잠바 |
킬킬거리며 옷을 줏어 들고가다보니 저 멀리 보이던 민찬이가 다시 길을 돌아온다
(까미노에서 빽도 라니!!! 그냥 가지!!! ㅋㅋ)
옷을 넘겨주고 킬킬거리면서 이야기를 하다
다시 민찬이는 출발.... 할까 하다가 그냥 같이 슬슬 걸어가는걸로
가던길 거미줄이 바람에 따라 엄청나게 늘어진 모습이 신기해서 찍어보려 했는데..
잘 안됨 -.-;;
그렇지! 순례자는 빨래지
가던길 버스를 같이 탔던 어머님 두분을 만났다
카트리나어머니....대단하심 위스키를 작은 우유병에 담아 다니심 ^^;;
만나면 한잔 주려고 했다면서 위스키를 따라 주신다
맛나게 쭈욱~ 한잔
한국 어머니들의 강점이자 약점... 너스레가 심하다
민찬이에게는 아직 상투를 안틀었다며 술을 안주겠다고 농을 치는데...
결혼을 하지 않은(나랑 동갑인) 민찬이 입장에서 그리 예쁘게 들릴리는 없다 싶으다...
어중떠중 얼버무리고 넘어간다
그 덕분이였을까
나와 천천히 걸어가던 민찬이가 횡~ 하니 먼저 길을 잡는다
아놔...아주머니들 왜 그러셨어요 -.-;;
거기다가
겸이가 뜬금없이 베드벅 이야기를 했더니 카트리나 아줌마 얼굴이 뜨억하다.
흠... 나이도 있으신데 저렇게 표정관리가 안되시나 ㅋㅋ
(저기까지는 그냥 그랬다)
얕은 구릉이 길게 뻗어 있는 까미노
오늘은 특히나 길이 참 예쁘다 라는 생각을 해본다.
다시 2.7Km를 지나 도착한 마을
마을 초입에 있는 순례자 인형(?) 사람들이 이런 저런 옷가지나 목도리를 둘러놨다
이 둘은 잘 걸어가고 있을까
워낙 작은 마을이라 조금 걸어가니 마을을 금방 지나가 버린다.
출발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그냥 패스...
그리고 또 끝없이 펼쳐지는 하늘과 땅
방금 지나온 마을이 오늘 출발지에서 해발 100m 정도를 천천히 올라온 곳이였고
이제 100m를 내려간다. 워낙 경사도가 낮아서
오르고 내린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그냥...평지를 간다는 느낌
이쪽임 |
길 가운데 생뚱 맞게 서있는 창고같은 집이 보인다.
수많은 순례자들의 낙서...한국도 심심찮게 보인다. |
항상 듣는 질문
"어디서 왔니?"
"한국"
"북쪽? 남쪽?"
"당연히 남쪽"
"넌 북쪽 사람 본적 있니?"
"ㅎㅎ 아니"
...
"나 너네들 MBC 다큐에서 봤어 여기 멋지게 나오더라"
"오~ 그래? 예들아 이사람들 한국에서 여기 봤대 한국 다큐에 여기가 나왔다는데?"
..웅성웅성...머라머라 하는데 이젠 딸리는 영어에 설명을 못하겠어서
슬쩍 빠져서 귤과 음료수 한잔을 들고 그늘막 아래 널브러 졌다
잠시 있으니 어머니들이 도착한다.
나이들이 있으시니 힘드시겠지
창고를 개조해서 쉼터로 만든 도네이션 바르 |
먹고싶은것 만큼 먹고
내고 싶은만큼 내면 되요...
약간 건물을 돌아 앉아서 담배를 한대태우고 있는데 갑자기 앞쪽에서 시끌벅적하다
뭐지? 하고 내다봤더니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며 보라고 하는데...
웬 맷돼지? 같은놈 한마리가 평원을 가로지른다... 무서울정도로 빠른 속도로...
머냐 저놈은 -.-;;
잠깐의 이벤트가 지나고 무인 가판대에 2유로 동전을 넣고
겸이는 한국에서 가져온 열쇠고리를 포장마차 옆면에 달아놓는다
어찌 어찌 오늘 오후는 어머니들과 같이 걸어가는 시간
그다지 할 말은 없어 두분이 앞서 걸어가고 우리는 뒤에서 사진 찍어가며 질질질~~
평원의 끝에서 아스트로가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십자에서 잠시 포즈를 잡아본다
오늘 하늘은 구름덕에 재미있는 하늘을 많이 본다.
겸 : "신이존재 한다면 올해에 애인좀 만들어주세요"
-.-;; 신이 그렇게 한가할까???
우앙~~ 예쁘다~
이제 항상 하루에 한번씩 하는 희망고문의 시간이다.
도시에 들어서서 알베르게를 찾아가는일이 쉽지를 않다는 ^^;;
철도를 넘어가는 길 육교가 하나 보인다..
음....근데 이 육교는 계단은 없고 경사로로 모든 길이 만들어져 있다....
엄청나게 빙글빙글 돌아서 올라간다 =.,=
공포의 육교 |
막판에 이런 길을 오르려니 쉽지 않다는.... 아놔...내려가는데 욕할뻔 했다.
해가 넘어가고 있는 아스트로가
어찌어찌 마을 입구에서 경사로를 올라 알베르게 같이 생기지 않은
알베르게를 찾아냈다 ^^
들어서기전 앞 광장(?)에 있는 동상에서 사진한방 찍어주시고..
그 사이 어머니들은 자리 없을지도 모른다고 급하게 들어가신다
흠....그럼 우리는??? 우리를 경쟁 대상으로 생각하신거? 실망임 -.-;;
1층에서 방명록을 보고 엄청 놀랐다
세상에 현아씨는 있을지도 모르겠다 싶었는데 순호일당과 태극기 소년까지!!
헐헐~ 오늘 여기 한국인만 9명! 전세 냈내 전세야! ㅎㅎ
성당 옆 고개 위에 위치한 건물, 시설이 깨끗하고 식당과 조리도구도 있고 뭐니뭐니 해도 건조기 성능 짱이다!!!
유럽은 세탁기와 건조기가 따로 분리 되어 있다.
대부분 알베르게에 건조기가 있기는 하지만 성능이 천차만별(설정을 바꿀 수 없다)
일단 도착하자마자 아침에 짱박았던 옷과 입었던 옷을 분리해서 빨래를 하고
건조기에 살균(여기는 모드 변경가능) 모드로 해놓고 한바퀴 돌려버렸다
우아~ 거의 옷이 바삭바삭할 지경, 처음 꺼낼때 손 데이는 줄 알았다는
이 정도면 지가 아이언맨이 아니면 디졌겠지(빈대) 하는 마음으로 빨래를 들고 방으로 들어서는데
카트리나 아줌마가 쭈뼜쭈뼜하고 있다
대충 보니 베드벅이 있는 나랑 같은 방(한 방에 침대가 네개 이다)에 있는게 싫은 기색이 역력하다
헐....뭔가 싶으다... 뭐 그렇다고 내가 밖에 나가서 잘 것도 아니니
가방에서 먹을 것을 들고 그냥 횡하니 주방으로 내려와 버렸다.
그건 당신들 일이고 난 오늘 간만에 사람들 만나서 기분이 좋거덩요~!
근처에 슈퍼가 없다는(일요일이라 OFF -.-;; 대단한 스페인) 말에 다들 가방에 짱박힌 먹을것을 들고 온다
오늘 내 가방 계탔다...쌀로 밥하고 밀가루로 수제비를 만들고
파스타를 삶아서 다른친구가 가져온 라면스프를 넣어 파스타 라면을 만들고 나니
가방이 홀~쪽! 해 졌다는!!! 내일은 행복하리라!!!
거기다 우리 태극기소년은 "맛다시"를 내어놓았다!!! 오오~~ 이거 맛 죽이는걸!!!
감탄이 연속으로 튀어나온다 현아씨가 와인까지 두병 들고와서 아스트로가의 밤은 달아오르고....
모자란 와인을 보충하러 달려나와 보니 일요일 저녁이라 가게들이 문을 일찍 닫아서 먹을것을 살 곳이 보이질 않더라는
중앙광장에 성당 야경한장을 찍고 겨우찾은 가게에서 와인한병과 감자칩 한봉지
그리고 약국에서 빈대용 구충액을 거금 4유로나 주고 구입을 했다.
다들 서로 안녕을 빌며 각장의 침대로 돌아간다.
나는 방으로 들어와 기껐 빨아놓은 옷까지 몽땅 봉지에 넣고 약을 뿌려대었다
아오~~~ 냄새가 얼마나 독한지(60도 짜리 고량주 냄새가 난다)
여하간 보란듯이 봉지속과 입고있는 옷(니가 죽던 내가 죽던 함 해보자),
침대에 까지 펑펑~! 뿌리고
흥~!! 하는 기분으로 침대에 누웠다
"지금 수첩에 이글을 적으면서
아주머니 한분 때문에 출렁이는 이 감정이 너무 불편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을 만나고 해어지고 그때마다 상대방은 평가하고 판단하고
그 기준에 맞추어 행동하고....
서로 바라는게 없다면 서로에게 불편할 일 도 없을 것인데
우리는 왜 서로에게 불필요한 바램을 가지고 살면서 힘들어하는것일까
내 경험상 종교가 사람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살다가 처음 만난
천주교인의 세속됨에 어째 약간의 아쉬움이 들어온다.
수고했다 오늘도
겸아 잘자자~!"
숙소 7유로 * 2 + 빨래와 건조기 6유로 + 와인,과자 5유로 + 벌래약 4유로 = 대충 30유로
만들어먹으니 돈쓸일이 없내!!
주방있는 알베르게 만세!!!!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댓글은 검토 후 등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