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승리를 기원합니다.

2013년 11월 4일 월요일

Camino Day25_11월4일(월) 비!바람!비!비!바람! 비!바람!비!비!바람! (라바날)

*날씨 :
- 비와 바람이 작렬하는.... 바람에 이 몸이 밀려나는 느낌

*이동정보 :
-  20.6Km 왔다. 이제 남은 거리는 239.2Km
Astroga - Murias de rechivaldo(4.7Km) - Santa Catalina de Somonza(4.8Km) - El Ganso(4.2Km) - Rabanal del Camino(6.9Km)

*이슈 :
- 비...바람...
- 바람...비...
- 비...바람...

06:30

어제 알딸딸~ 하게 잘 먹고 마시고 잠이 들어서일까 깨끗한 기분으로 일어났다

어제 베드벅때문에 찜찜했던 어머님과는 뭐 성숙한 어른들간의 대화방법으로  아무일 아닌듯이 인사를 하고

아침일찍 다들 서둘러 출발한다.

밖을 보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있다... 끙....오늘도 수중전 인겐가....

다행이 엄청나게 쏟아지진 않고 있지만 가다가 무슨일이 일어날지...

알베르게에서 바라본 마을
겸이와 민찬이가 아침을 먹는사이에 어제 널어놓았던 빨래....(당근 안말랐다...축축하다)를 걷으면서 사진을 찍어봤다.

어제 저녁 와인마시던 테라스에서

좀 썰렁하긴 하지만 이런 공간이 있어 순례자들의 대화장소로 사용된다.
순례길 초반부터 걸어오면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과 다시 모인 아스트로가...

나중에 시간이 지나도 이곳에서의 기억은 오랜시간 기억날듯 하다.


민찬이는 내려가서 출발준비를 하고 있고...아직 겸이가 내려오지 않아서 기다리는중...

또 카메라를 꺼내서 복도를 찍어봤다.

잘 보면 싸이가 있따

이렇게 생겼다.

시설 깔끔하고 주방이나 세탁실등도 잘 되어 있다는


겸이 얼굴이 좀 꽝이다.


아침부터 나에게 한소리 들었다   : (

출발전에 사진한방 찍고 -.-;;

겸이는 현아씨 순호일당과 해어지기 아쉬워 그네들 출발하는 내내 이야기에 바쁘다..

근데...좀 챙겨서 내려와서 서둘러 식사하고 같이 출발하면 될 껄 아직 가방도 다 안챙겼....

여하간....다들 출발하고 오늘은 20Km만 갈 요량으로 민찬과 나도 약간의 게으름을 부렸다.

사진찍다가 내려와 보니 민찬이는 가방을 챙기고 있고 겸이가 안보여서 봤더니 아직도 식당에서 꿈지럭 꿈지럭....

끄응~~~ 한번 참아보고...

이렇게 저렇게 챙기게 하고 거진 다 되었길래

"겸아~! 아빠 화장실 갔다가 1층에 있을께 나머지 챙겨서 내려와~!"

"응"

....  *화장실장면 생략*

1층 로비에 도착했는데...  겸이 복장이 무지 가볍다...

밖에는 비바람이 부는데 집업티에 바람막이 얇은것 하나를 덜렁 걸치고 앉아있다...

이야기 해보니 따뜻한 것 같아서 이렇게 입었단다  -.-;;; (실내는 따뜻했다)

아까 테라스에서 밖을 보고도?????  순간 울컥했다

그리 입고 나가면 바로 춥다고 옷 입어야 할꺼고

그럼 비오는데 가방에서 옷 꺼내고 뭐하고 한다고 같이 있는 사람들도

비맞으며 기다려야하고 너도 어려울것인데

문만 열고 나가면 알 일을 생각못했냐고....


아...아직도 나의 인내심이라고 할 만한 인성은 성숙되려면 멀었다...

그냥 설명해줘도 알것을 꼭 좋지 않은 소리로 아침부터 분위기를 망쳤다....

금방 후회할 것을.... 굳이 한소리하는 나는 겸이보다 뭐가 더 나은것이 있을까....



아스트로가의 비내리는 거리를 걸어간다....






조금 걸어가다보니 보이는 성당건물 두개

딱 봐도 저건 가우디가 만든 성당임이 틀림없다는 ^^

(레온에서 가우디 건물을 본 이후
얼마전에 위피가 되는 알베르게에서 열심히 가우디를 뒤져봤다.)

걸어가면서 건너편으로 보이는 성당...

가우디가 설계한 주교관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중
좀 더 가까이 가서 봤으면 했지만 멀리서 봐도 아침이라 그런지 문도 닫혀 있고...

비가 와서 어째 기분이 동하질 않는다.

> 언제 다시 올꺼라고~!!!  이렇게 허무하게 지나가니!!!....
>> 뭐...내가 구찮으면 파밀리아 대성당이라도 그냥 패쑤인게다!!!

바로 옆으로 아스트로가 성당이 보인다.
좀 더 앞으로 가다보니 까미노 화살표가 길 건너의 성당 앞으로 인도한다...

모든 까미노는 각 마을의 성당을 지나가도록 이어져 있다.

사실 그냥 길따가 쭉쭉 가버려도 되지만 ...

그러다가 길 일어버리면 골치도 아프고

스페인의 성당들은 다들 나름 멋이 있으니 한번쯤 봐봄이 좋다 하겠다.  ^^;;


좀 더 가다보니..

성당인가??? 어째 풍기는 느낌은 개신교 교회 같기도 하지만...

돌아가는길 지하로 내려가는 벽에 타일로 까미노를 표현해 놓은 것으로 보아서는 뭔가 최근에 지어진 또 다른 성당인듯 하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형태의 교회

지하로 들어가는길 타일로 까미노를 그려놓았다

멋지내~!
문이 닫혀 있어 들어가보지 못하고 창살 사이로 렌즈를 들이밀어 본다.

비가와서 만사가 귀찮은 겸이는 바닥만 보고 걸어가고

민찬이도.... 그냥 후딱후딱 마을을 벗어났으면 하는 눈치라는...

그래 열심히 가자~~~!!!




교회를 돌아나가니 금방 시골길로 들어선다.

아..... 미치겠다...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앞서가는 민찬이에게 먼져 갈 수 있는대로 가라고 이야기 했다.

안그래도 날씨가 이런데 잘못하면 너무 늦어질 수 있겠다 싶다....


** 잠시 쉬는시간 : 바람소리가 심해서 대화내용이 잘 들리지 않음

걸어가는길 바람이 너무 심해서 내가 뒤로 밀리는 형국이다.

뒤를 돌아보니 겸이도 휘청휘청 하며 힘겹게 걸어온다.

내 뒤로 바짝 붙여세우고 비틀비틀 길을 간다

아침에 짜증은 바람에 날렸고

추위와 비의 번거로움에 저 앞에 바람을 막아줄 수 있을것 같은 십자가상을 목적지로

한걸음... 한걸음...

한참을 걸은듯 한데 얼마 오지 못했다.

첫번째 마을까지 5Km도 되지 않는 거리임에도 우리는 아직 가는중....



그 바람 속에서도 겸이 앉아있는 사이 담배한대를 겨우 태우고 출발...

너무 빡세서 그냥 함 기념 사진(?)을 찍어본다.



꾸역 꾸역 가던길 저 멀리 길 건너에 작은 교회가 하나 보인다.

저기가서 쉬어야지...

가다가 먼저 간 줄 알았던 민찬이도 혼자 가기 뭐한지 다시 합류 했다.

엄청나던 바람은 조금 줄었고 그래도 만만치 않은 길에 잠시 쉬어가기로....


교회가 이렇게 고마울 수 가....
교회 옆에는 물이(수도꼭지) 준비되어 있었다...

작지만 알찬교회(?) 순례자에게 필요한 그늘과 앉을곳 그리고 물을 주는.....

열심히 가보자!!!

하고 출발한지 잠시

첫번째 마을에  허망하게 도착했다

(딸기쨈 뚜껑을 따려다 안따져서 다른사람에게 부탁했더니 뽕~!  하고 따지는 기분)

도착했다 - 죽겠다 버젼

도착했다 -았싸~! 버젼
춥고 우비안에는 습기로 축축하고....

어서 바르(Bar)에 들어가서 따뜻한 커피한잔을 마시고 싶다며 고됨을 달랜다

마을 초입의 무지개

마을 초입의 무지개 2 - 카메라가 광각이 아니라 이렇게 뿌이 안찍힌다.

마을 바르에 들어서자 마자 우의를 벗어던지고 몸을 말린다.

아~ 순례자의 충전소.... 카페인과 담배를 제공하고....먹을것과...사람들을 만나게 해주는 고마운....


오늘 장난 아니라며...

이러다 20Km를 30Km 처럼 가겠다며 걱정반 농담반 이야기를 나눈다.

다행이 바르에 담배 자판기가 있어서 두개를 사서 가방에 충전하고

말아놓았던 담배를 짧은 처마아래에서 빨고 있자니

독일 아저씨가 담배 바꿔서 태우잖다  (???)

자기는 필터담배가 너무 순해서 롤링해서 태우는데 담배가 떨어졌단다 ^^;;

- 나중에 보니 필터를 때 버리고 그냥 태우더라....대단하심 -



까미노의 영험함(?)은

평소 집이나 근교에 놀러간 것이라면 날씨 나쁘고 피곤하면 그냥 돌아가거나

하루쯤 더 쉬어 버리고 갈 것인데...

이런 날씨에도  사람을 출발하게 하는 힘(?)이 있다.

민찬과 겸이

비는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내리고 강한 바람에 빗방울이 뺨을 때린다.

묵묵히 걸어가는 두사람.... 무슨생각을 하고 있나요?

아까 보이던 무지개가 좀 더 크고 선명하게 오른쪽으로 걸렸다.


정신없이 걸어서 도착한 두번째 마을

첫번째 마을이나 두번째 마을이나 비슷한게 5Km 정도 되는데...

시간이 갈 수 록 먼 것 같고... 걸으며 말 수가 줄어들고...피곤....

강한 바람에 우의가 찢어 졌다. 비상용 덕트테이프로 붙이고.... 점점 거지꼴이 되어간다.
마을로 서둘러 들어서

눈에 바로 보이는 바르에 들어섰다.


딱 봐도 피곤피곤 열매를 한웅큼씩 먹은 표정이다. (나역시 ㅋㅋㅋ)


앞으로 세번째 있는 마을까지 한 마을당 4~5Km를 걸어야 하는데...

날이 이러다 보니 마을마다 바르에 들러 시간을 보내고.... 도착시간이 한참은 늦어질 듯 하다는....

성인남자 혼자라면 "젠장!!!!"  을 외치면서 힘내서 걸어갈 수 도 있겠다..

가끔 굳은 날씨가 힘을 내도록 하는 날 도 있다

하지만 겸이를 대리고 내 기분대로 막 하다가 아프기라도 하는날에는 선화에게 죽.을.수.도.

출발~!!!

많이힘들어한다. 
오늘 이렇게 강한 비바람을 맞고 보니...

판초우의는 좀 아니다 싶으다.

돈을 좀 쓰더라도 고어텍스 자켓을 하나 준비해서 가고

이정도 비라면 자켓이 더 효율적이다.... 바람에 펄럭이는 우의는 걸음을 더 힘들게 한다.

고어잠바 + 우의(판초우의 말고 팔이 있고 가방을 덮을 수 있는)  가 괜찮을 것 같은데...

무게나 번거로움을  생각해 보면

우의는 그냥 비니루 우의를 하나 넣어놓고 다니다가

비가 심해서 고어잠바로 대응이 안될때 피난용(근처 마을로)으로 쓰면 되지 않을까 싶다.

...사람은...꼭 이렇게 똥맛을 봐야 똥인줄 아는....웅???

파이팅!! 힘내라!
날씨가 이래 개판이라

까미노에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여행? 순례?  사람마다 이 길을 대하는 마음이야 다 들 다르겠지만

"길을(목적지를 향해) 죽어라 힘들게 갈 필요는 없다"  라고 생각할 수 도....

"순례자가 일신상의 불편함으로 편안함만을 찾으면 안되..." 라며 열심히 걸어갈지도..

"오~! 날씨 죽이는데? 이런날 함 걸어봐야지 맛이지!!!" 라며 쿨하게 즐길 수 도 있겠지


항상 그렇지만 길은 어떤 제안도 하지 않고

그저 순례자가 두 발로 버티고 서 있을 자리를 제공할 뿐

그 길을 바라보고 걸어감은

오직 내 마음 속 감정의 물결에 따라

좋을 수 도. 힘들 수 도...즐거웠거나... 슬펐거나...외로웠거나....


비가좀 줄었다...마을에 들어서니 바람도 한결 약해지고...

엘 깐소의 바르

오른쪼 아저씨(? 할아버지) 포스 장난 아니심


메종 카우보이

ㅋㅋ... 스페인에서 카우보이를 보게 될 줄 이야

아...전에 썼는지 몰겠지만  까미노를 가다보면 메종, 바르 두가지 표시를 사용한다.

메종 : 선술집 + 바르 + 숙박을 겸하는
바르 : 간단한 식사와 차 와인류

두 가게의 차이를 딱 하니 모르겠지만

바르가 간단한 식사와 차를 마시는 장소에 특화 되었다면

메종은 바를 포함하면서 숙박과 주류 식사까지 제공하는데 특화 되어 있다고 보 면 될 듯

다만 카우보이처럼 시골에 메종은 말 그대로 "선술집" 이라는... ^^


좀 유치한 외관이지만 그래서 매력적이였던 
오늘은 걸으면서 그다지 이야기를 할 여유가 없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 좋았던(개인적으로)

날씨나 환경이 좋지 않으면(산길 이라거나) 이런저런 이야기 보다 혼자만을 시간이 길어진다.

"아...힘들어...씨앙~! 추워~!!! 축축해....  가방안에 물 안들어갔나.....  아직도 멀었나..... 다왔나???....아놔....2Km나 남았내...........무념....무상... 저녁에 뭐먹을까....선화는 아라랑 잘 지내고 있나?.....참! 전화 안했다!!!....."

그냥 머리속에 튀어오르는 생각을 거스르지 않고 흘려보낸다

그렇게 뚜벅뚜벅 걸어 오랜시간을 가다보면 머리속이 비워지고

약간은 멍~ 하지만 오로지 내 몸과 외부 환경에만 집중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생존의 문제라고나 할까?

이런 마음과 기분을 얼마나 기대 했던가.... 매일 이렇게 산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겠지만

찌들어가는 삶에서 "마음을 비운다" 라는 말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였던지

새삼 알아간다.




전 마을에서 민찬은 먼저 자기 속도로 걸어가서 알베르게에 들어가 있기로 하고

겸이와 나는 우리만의 속도로 걸어간다.

어느덧 무언의 룰이 정해진듯...오전에는 같이 걸어가고

오후에는 민찬이 먼저 가고 나와 겸이는 나중에 도착하는것으로....

다행이 도착했는데 서로 엇갈리거나 알베르게에 자리가 없어서 따로 자거나 하는 일은 아직 벌어지지 않았다 (여행 내내 그런일은 없었다 ^^)



비바람이 다시 강해지고...

특히나 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우의를 입었지만 안에서 차는 습기 때문에 차가운 비를 바로 맞지 않는것 외에는

뽀송뽀송함과는 거리가 먼....

아싸!! 도착했다!!! 마을이다!!!
비오는 도로에서 약속했던 알베르게를 찾는데...쉽지 않다....

겨우 저 멀리 있는 알베르게 발견!!!



문이 열려있어 들어갔는데.... 아무도 없다....???

옷과 가방을 벗어 던지고 호스피텔라노를 불러본다....느낌이 쎄~ 하다...

잠시 있다보니 나타난 호스피텔라노가 몇일전 부터 이 알베르게는 문을 닫았단다...

(10월 말 이나 11월 부터 문을 닫고 내년에 문을 여는 알베르게가 상당 수 있다.)

비가 오는데도 문까지 따라 나와서 문을연 알베르게 위치를 알려준다...

아...뭐라뭐라... 하는데... 단어를 못 알아 듣는것은 둘째치고

어딘가를 기준으로 말하는데 그 어딘가가 어딘지 모르니 어디로 가야하는지.... 당췌!!! 모르겠다고!!!

여하간 손가락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출발.... 일단...가서  우측으로 꺽어서 위로올라가...........?????

춥고 배고픈데...문닫은 알베르게

꾸역꾸역 약간의 언덕길을 올라가 아무리 둘러봐도 ...모르겠다...

아까부터 달달한게 먹고 싶었던나는 작은 가게에 들어가 오렌지쥬스 한통을 샀다.

가게 안에바닥이 타일이라 진흙묻은 신발로 들어서기가 미안해서 청소중인 여자에게 미안하다고 쥬스 하나 달랬더니

방긋~! 웃으며 그냥 들어오라고 괜찮다며 뭐라뭐라 하는데

아마도 매일 있는일이고 자기는 그걸 치우는게 좋다며(?) 들어오란다.

간만에 느끼는 작은 호의에서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알베르게는 위로 좀 더 가면 오른쪽 이라는데....(좀 전에 올라갔다가 없는듯 해서 내려왔다)

다시올라가다 보니 오.....

카트리나 아줌마가 창문으로 보인다!!!

아싸~!  드디어 알베르게 입성 ^^

내 자리 5번 침대 되겠음 - 아래는 겸이 자리





마을 언덕 위쪽에 자리잡은 알베르게에서 내려다 본 마을 풍경은 환상적이였다.

낮에 펼쳐지는 윈도우 바탕화면 같은 하늘과 지평선도 멋지지만

이렇게 어스름 지는 스페인의 시골 마을을 풍경은 영화속 장면처럼 머리속에 남는다.




여기 알베르게는 원래 수도원이라고 한다.

그래서 호스피텔라노분들은 모두 여기 수도원 소속이시라고...

엄청나게 친절 하다....


간만에 느껴보는 대접(?) 이였다.

장소를 안내해주고  웬만한 것은 챙겨주는...

예를 들어 홀딱젖은 순례자들의 신발을 위해 신문지를 말아서 직접 모든 신발안에 넣어주고 있었다... ㅠ.ㅠ

오오...여기는 작은 탈수기도 있다~~~~~!!!!  (무료다~~!!)

잘 이해 하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감동이였다....민찬이도 같은 생각이였는지 간만에 만난 종교적 이타심에 감동 받은 저녁 시간이였다.

마지막 문구    "저희는 여러분을 위해 여기 있습니다"
젖은 빨래를 힘들게 처리하고

사워.... 정리를 하는것만 한시간 여 걸린듯..

겸이도 피곤해서 쉬고 싶을 것인데....

오히려 워낙 힘이들어서 빨리고 쉬고 싶은 것인지

평소에는 시켜야 하던 일도 말없이 알아서 다 하고 있다...  오늘 보니 더 대견해 보인다.

걸어서오는 순례자 만을 위한 베네딕토 수도원 알베르게

이 알베르게의 재미있는(?) 안내문

오로지 발로 걸어온 순례자만을 받는다.....

말 또는 자전거를 타고 순례길을 가는 사람들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안내..

또한 배낭배달(제이콥 트렌스...가방에 돈을 넣어서 맞기면  목적지 알베르게에 배달해 준다...아프거나...장거리이동시 가끔 도움을 받는다.)도 받지 않는다....

굳이 normally 를 볼드처리는 이유는 몸이 아픈 순례자같이 특별 케이스때문에 그런듯


글을 보다보니 중간에 두어번 버스타고 넘어간 일이 생각나고(찝찝히거나 잘 못 되었다는 생각은 아니고)

온전히 내 두 다리로 여기 수도원 까지 도착한 이 하루가(비바람에 힘들었던)  어떤 충만함으로 가득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장하다 권구겸

도착해서도 빨래에 샤워 가방정리 저녁 준비하느라 두시간 여를 정신없이 보내다

이층에 있는 벽난로 앞에 앉아 일렁이는 불꽃을 바라본다

추웠나 보다....나름 힘들었나 보다...

누군가 따라준 와인 한잔을 마시고 있자니 얼굴이 달아오르고

경직되었던 몸이 풀리는 느낌이 하나하나 느껴진다.

아들하고 여행을 하다보니....


이게..... 멋지게 보이려고 허세부리고 버티느라 힘든건지...

정말 아들 챙기는게 아빠라는 인간의 본능 같은 거라 힘든건지.....

알 길이 없지만....

이것 저것 떠나 각설하고 이런 날에 잘 걸어준 겸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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