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승리를 기원합니다.

2013년 10월 24일 목요일

Camino Day14_10월24일(목) Santa Maria Albergeu에서의 소소한 행복

*날씨 : 날씨 좋아요!!!
-

*이동정보 : 산티아고까지 538.8 Km
-  22.1Km Santo domingo del La Calzda - Granon - Redecilla del Camino - Viloria de Rioja - Villamayor del Rio - Belorado

*이슈 :
- 썬글라스 도네이션
- 까미노의 수제비
- 극장을 리모델링한 알베르게 (Santa Maria Albergue)


06:30

어제 저녁 약간의 왁자지껄한 저녁과

밍숭밍숭(?)한 술자리를 보낸 덕분에 컨디션은 엄청 좋은 아침

가방을들고 주방에 내려와 겸이가 먹을 아침을 준비한다.

아침을 뭘로 할까 하다가 자판기를 보니 몇번 사먹은적이 있는 크림치즈 파스타 2인분 봉지가 똭~!

그래! 아침에는 파스타지!  (뭐래... -.-;;)

난 사실 아침부터 파스타가 별루지만 겸이는 잘 먹기만 한다.

쇠를 씹어먹어도 소화시킬 나이라는게 저 나이때 부터인겐가????

겸이가 먹고 있는사이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난다.

마을지도...그다지 돌아다니지도 않았다는


이렇게 사람이 많고 시설이 좋은 알베르게에서는 작은 곳 보다 사람간의 친밀감이 좀 떨어진다.

어제 저녁을 같이 했던 사람들끼리 이리저리 모여서로 인사를 하거나 또는 같이 출발한다.

같이 저녁을 먹었던 한국인 친구들

같이 가자고 했었고 우리의(겸이와 나) 보행속도가 느려서 안된다고 먼저들 가라고 말을 했었지만....

아침에 인사도 못하고 그냥 휑~ 하니 출발해 버려서 조큼 서운한 감이 없지 않더라는


계단의 저 조가비가 탐나더라...




역시!

우리가 나오면 문 닫는거다 ^^;;

워낙 천천히 출발하는 우리라 8시 딱 되어서 길로 나섰다.


아직은 어스름이 남아 있는 마을을 걸어간다.


어제 미사 시간표를 보고 가볼까 하다가 결국 사람들과 저녁 먹느라 가지 않은 성당

이 길은 어쩔 수 없이 종교적인 길이기에 케톨릭이 아니지만 되도록 갈 수 있으면 가보려고 했는데.....

게으름이란...


걸어가다가 겸이와 우와~ 했던 ...

하늘 높이 지나가는 전선줄에 누가 신발을 걸어 놨다.

사진을 이렇게 찍어서 그렇지 전선이 상당히 높이 있어서

신발을 던졌다고 해서 한방에 저렇게 걸기는 쉽지 않았을것 같은데

누군지 어지간히 장난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나 보다


지나가다 들러본 작은 교회...

스페인 성당에 닭들은 옛날의 전설과 관계가 있다.

다음에 기회되면 써볼란다.

모여서 예배 드리기에는 아주 작은....개인적으로 와서 기도 하는곳인가 보다.

오늘따라 고즈넉한 산티아고의 마을풍경



휴식시간


오전에 걸어가는 길은 첫번째 마을인 Granon 까지 국도를 따라 옆으로 만들어진 흙길을 걸어간다.

차들이 많지는 않아서 조용한 시간을 방해 받을 만큼 불편하지는 않다.

삼일 정도 걸어온 리오하(Rioja) 지방이 오늘이면 끝나고 까스텔라 레온지방으로 들어선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이제 부터는 정말 막되먹은(?)  평지 뿐이라던데...

어제 그제 그늘 한곳 없이 내리 쬐던 햇살이 기억나고....살짤 후덜덜이다....

다행이 오늘은 딱 걸어가기 좋은 날이것 같다.

많이 덥지도 않고 잠바하나 걸치고 걸으면 딱 좋은....걸어가기 좋은 날씨

그냥 555Km가 끌려서...

나...대체...왜이러니?(생거먹은거 ㅋㅋ)

지역을 벗어나나 보다...

까미노를 표시하는 이정표들의 모습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걸어가다 보니 저 멀리 이정표에 누군가 앉아 쉬고 있길래 옆에 끼어서 같이 잠시 휴식을 취했다.


옆에 있던 부르고스 지방에 대한 설명을 본다.

올~...부르고스 대성당...  규모면에서 극강이라고 하던데 꼭 가서 미사에 참석해 볼 요량이다.

꾸역꾸역 많이도 걸어왔다 싶으다...

부르고스에 언제 도착하나 걱정 했는데 이제 몇 일 후면 도착한다. (전체 구간에서 대략 1/3 을 넘는 지점)



겸이와 학교생활 이야기를 하면서 걸었다.

이야기 하던중에 전에 슬쩍 이야기 하다가 말았던 겸이 친구 이야기가 다시 시작 되었다.

청소시간에 책상위에 올라서서 누군가를 좋아한고 소리쳤다던 친구 이야기

그녀석은 정신적으로 훌륭한 인간이라고

앞으로살며서 뻔한 인간으로 변하지만 않는다면

훌륭한 사람으로 클 것이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대부분 어린시절 우리는 범상치 않은 인간이였을 것이다.

나름의 색을 찾고, 칭찬받으려고 노력하고, 꾸밈없고, 하고싶은것과 궁금한게 많았던..

하지만

교육을 받으며 점점 지식이 쌓여 갈 수 록

하고싶은 것 보다 지켜야 할 것이 많아지고

원하는것 보다  해야 할것이 많아지다....

결국은 그렇게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가는 방향으로 삶을 수렴해 가며 살아가더라는

원래 자연스러운 상태라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가는것이 정상적일 터인데

점점 안정화를 꽤하고 정리를 하려고만 하는 현재의 모습에 이게 맞는것인가....

하는 어려운 질문에 봉착할 때가 종종 있는것 같다

되도록 대충 살고,  오대수(오늘도대충수습하며살자-공공의적) 를 존경하며 살아야 할 터인데

그게 그리 말처럼 호락호락 하지 않아서 사는건 점점더 어려워지는것 같다.

빡센 인생 잘 살아봐라


Ok.... 6Km쯤 걸어왔다.

이 이정표는 이제 까스띠야 레온(Castilla Leon) 지방으로 들어섰음을 이야기 해준다.

까미노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지나가는 레온 지방

수많은 교회와 가우디의 건물  큰 도시들

끝이 없을 것 만 같은 지평선

이제 다시 새로운 스페인의 모습을 접하러 간다.


중간에 만난 표지판...우와...

사이즈 작렬일세!

까스띠야지방의 길을 끝까지 (저 끝을 지나면 갈리시아로 들어서게 된다) 그려놨다.

젠장... 도수 없는 썬글라그를 끼고는 저 끝에는 보이지도 않는 높이라는 -.-;;


여기 도착할 때 쯤 ....소변이 급했던 나는 별 생각없이 가방을 던져놓고 일을 보고 돌아왔는데..

가방을  대충 놓다보니 왼쪽 가방끈에 달아놓았던 썬글라스 케이스가 떨어져 나갔다

아....미치는줄....

작년 전국일주 하다가 너무 눈이 부셔서 미친척하고 30만원 가까이 주고...태어나서 처음으로 구입해본 고가(?)  썬글라스(고글) 였는데 -.-;;

여기를 지나 한 4Km 정도 걸어간 마을에서 눈이 부셔서 썬그라스 찾으려고 봤더니...

고리만 달랑~ 달랑~ 케이스는 어디???

웅?  쑿 ㅣㅕㅠㅈ8ㅕ48829ㅗㅜㅈㅎ' ㄱ9ㅜ져0져ㅃ"ㅆ!(%&!쑈{ㅃ(가  !!!!!

아...까미노의 불문률.... 빽도는 없다.... 젠장 돈이 문제더냐... 스케쥴 꼬인다..

못먹어도 고.....

그렇게 아쉽게 비싼 고글 하나를 분실했다

누군가 줏어서 잘 쓰고 있겠지?  그냥 다른 가난한 순례자를 위해 기부했다 치고싶은데

아...지금 생각해도 아씽~!!!!


저...저걸언제 걸어가냐...후덜덜...

벌써 부터 저 멀리 지평선만 보이고...

따라잡기 힘들어 보이는 거리에서 걸어가는 순례자들의 뒷 모습을 잡아가며 길을 걸어걸어 가다보니 10Km 정도를 걸어왔다.



강렬한 붉은 색의 꽃

스페인 사람들은 피속에는 예술적 기운이 살아 있는듯

Redecilla del Camino 라는 마을에 들어섰다



그냥 평범한 마을의 사람사는 집 앞에 붙어 있는 약간은 허접해 보이는 말탄 순례자



12시가 다 되어 슬슬 배가 고파지는 시간

여행자의 배꼽시계는 의외로 정확하다....

뭔가 좀 입이 심심한데....싶으면 12시....출출하다 싶으면 5시 ^^;;

그래서 저녁은 보통 알베르게에 들어가서 식당이 있으면 라면이나 간단하게 빵이라도 뜯거 먹고 저녁을 7시나 8시쯤...

아니면 다른사람들은 다들 빨래하고 쉬느라 바쁜 6시부터 한국인들은 주방을 점령하기도 한다.






고기가 먹고 싶다는 겸이말에 오늘은 빵 보다는 뭔가 지대로 된걸 먹이자 싶어서

근처를 찾아보니 까미노에서 벗어나 도로쪽에 바가 하나있어서 들어갔다

다행이 다른곳 처럼 보카딜리오만 파는게 아니라 메뉴에 있는 음식을 낮에도 판매하고 있었다.

아마도 근처에 다른 레스토랑이 없어서 식당겸 나름 준비를 하는듯

보통 bar들은 식사라고 할 만한 것을 낮에 팔지 않는다..

아침에 만들어놓은 스페인식 오믈렛을 팔거나 보카딜리오(바게뜨빵에 뭔가 이거저거 넣어먹는 센드위치) 정도가 다라는...

저녁이나 되어야 뭔가 식사같은것을 팔기도 하는데 그것도 주변에 레스토랑이 없을때 이야기 이고...

여하간 한 낮에 배고플때...화장실이 급할때 bar는 참 소중한 곳이라는
(2시 부터인 시에스타 시간에는 Bar말고는 다들 문닫고 쉰다는...은행도 문 닫는다 -.-;;)


고기!!!  집중!!!
겸이는 점심부터 스테이크로 달려주시고

난 그냥 보카딜리오 (햄 + 치즈)

사진처럼 그냥 통째 바게뜨를 반으로 갈라서 속을 넣고 준다는...

으흠...우리나라의 그 햄과 그 치즈와 사뭇 다르다는....햄은 뭐랄까...

뻑뻑하니 별룽 맞대가리 없고...치즈는 뭔가....밍밍하니 그것도 맛이 이상하다는...

처음에는 다 그런줄 알았는데 나중에 잘하는곳에서 햄을 먹어보니...치즈를 먹어보니.... 평소에 내가 대체 뭘 먹고 다녔나 싶기도 했다.  -.-;;


가게 마다 복불복  보카딜리오

점심시간임에도 한가한 바, 여기는 1시나 되어야 사람이 바글바글한다는

담배....럭키스트라이크 4.5유로

잘 먹고 밖으로 나와 도로 옆 국기 게양대 아래에 앉아서 잠시 놀다가 출발!

오늘 총 거리는 22Km

오전에 10Km 걸어왔으니 오후에 10Km 걸으면 된다는

그냥 오늘은 평타(?) 치면 됩니다

완전 평지는 아니고 넓게 구릉으로 이루어진 언덕들을 넘어갑니다.

길은 잘 정비되어 있고 쓰레기 하나 보이지 않는 길

오늘 오후에 가는길에는 마을이 2~3Km 마다 하나씩 있다는...

출발하면서 보면 저 멀리 다음 마을이 보입니다요...

저거 하나 떨어지면....대~박~!

어째 어째 금방금방 나타나는 마을

4Km정도를 걸어와 네번째 마을에 도착

별다른 시설이나 큰 건물 없이 작은 마을이지만 알베르게가 들어서 있었다.

조용하고...평화로운....

그냥 생각없이 푹 쉬고 싶다면 이곳에서 하루정도 있어보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마을이 너무 작고 아담하다..

듣기로는 이 마을의 알베르게는 순례자들과 호스피텔라노가 함께 적녁을 준비한다고 한다.  너무나 좋았다고....

가이드 북 따라 매번 정해진 마을에 가서 자는 병신짓을 좀 그만 해야겠다.




사진이름 : 헐~


또 금방 나타난 마을

아놔.... 마을이 너무 많으면 동내에 들어설 때 마다 자꾸 쉬어서 도착이 늦어지는 부작용이 있다는...

마을 입구에서 고양이 가족을 만났다.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아기 고양이들이 엄마와 딩굴딩굴 거리고 있다.










겸이는 고양이가 보일때 마다 상당히 친한척 해주신다는

보통 가방에서 빵이라도 꺼내서 주는데 오늘은 그냥 사먹고 다닐 요량으로 가방에 뭐 들은게 없어서 아쉽게도 나눠 줄 것이 없었다


이런사진....고르기 어려워...가로가 좋아?

세로가 좋아?

올~~~

벌써 목적지 도착!

확실히 평지를 걸어오는 날은 피곤도 덜 하고 시간도 빠르다는
(뜨거운 날은...예외...)

벨로라도 입구에서 한방

산위에 뭔가...했더니 파수대 같은곳이라고...  겸아 올라가볼래? ㅋㅋㅋ
마을 입구에 재미있게 생긴 알베르게가 두어개 있었는데..

같이 걸어오던 아가씨는 글루 들어가고

우리는 성당 알베르게(성당에서 자는건 아니고 알베르게 운영을 성당이 담당하는곳)로...

아.... 어디야? 웰케 오래 걸려? 다온거 아니였나  -.-;;

몇일 전 나제라.... 마을이 보이고 거의 2Km를 걸어서야 알베르게에 들어갔던 악몽이 스멀스멀....

다행이 입에서 욕이 나오기 전에(?)  도착한 성당 알베르게앞



옛날 극장 건물을 그대로 보존하고 조금만 개조해서 알베르게로 운영하고 있다.

지금 주방이지만 옛날에는 저기가 무대였다는

우리와 걸어가는 속도가 비슷한...아틸라(세퍼트)의 형님 멋쟁이 프랑스 아저씨, 목소리가 천사같은 케나다 아가씨...
성당알베르게에 들어왔는데 미사를 참석 안하면 안되는일 ^^

겸이가 배고파해서 서둘러 수제비를 만들었다.

가방에 있는 가쓰오부시+멸치 다시조미료 + 양파 + 마늘 + 한주먹 있던 밀가루
(여행갈때 다시다 보다는 멸치국물맛 내는 조미료 강추...쓸곳이 많다)

밥은 조금만...

밀가루 반죽을 하고 후딱 만들어서 겸이를 먹였다.

보통 이친구들은 미사시간(7시) 기준으로 다녀와서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다는

유럽이 대충 다들 그런것 같다

옆에 있던 케나다 아가씨에게 조금 나누어 줬더니 맛있다고 고맙다고 저녁에 자기 음식도 같이 먹자고...(미안.... 오늘은 일찍 디비 잘랍니다. ㅋㅋㅋ)


참...알베르게는 부부로 보이는 두분이 봉사를 하고 계셨고

아저씨가 예전에 비지니스차 한국에서 일년 정도 살아봐서

한국에서 왔다니까 엄청 좋아라 해주신다.. 감사합니다...뭐...그런 몇가지 한국어도 하시는데 발음이 괜찮으시더라는 ^^

지금은 퇴직 후 이곳에서 와이프와 이곳으로 정착했다고 하시는데...아...부럽다 ㅠ.ㅠ


미사를 참석해서 순례자를 위한 축도시간에 참석하고

호스피텔라노가 주는 와인도 한잔 얻어먹고

슬슬 음식 준비를 시작하는 포루투갈에서 온 아틸라의 형 (아틸라는 산티아고를 순례하는 세퍼드종 개님 되신다. 멋진놈...주인 잘못 만나서 웬 개가 순례라닠!!! ㅋㅋㅋ)

아...그친구 이름이 기억이 안나...나 롤링담배 마는법도 갈켜주고  나중에 버너도 빌려줘서 잘 쓰고 했는데...이름이 -.-;;;

여하간...오늘은 공립에서 새벽부터(?) 쫓겨나  하루종일 걸었더니 좀 피곤...

간만에(한국인들 있으면 이야기 하고 하니라 항상 10시 다되서 잠을 잔다는..)  9시 부터 침대에 들어가

여유를 만끽해본다.

구겸군 즐잠~~!!




댓글 2개:

  1. 아빠와 아들의 800km 행군...

    저도 아들과 서울-속초 400km 종주(400km도로가 있더라고요... 그길로 간건 아니지만...) 했었는데
    아빠와 아들의 행군길 분위기는 어느 집이나 비슷한 것 같네요...ㅎㅎㅎ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반응도 다르더군요
    젊은 사람들은 아들이 대단하다고 그러고
    나이드신분은 아빠한테 잘하라고 그러시고...ㅎㅎㅎ

    결과가 궁금하네요
    틈나시는면 알려주세요~~~

    답글삭제
    답글
    1. 오우~ 다르지만 유사한 그런 공감대를 가지신 분과의 만남은 항상 행복합니다.

      결과랄 것은 없구요... 살아가는중입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기를...살아가면서 가끔 생각날때 좋은 기억으로 추억되는 그런일 이기 위해 하루 하루 노력했던 시간을 보냈습니다.

      과거의 추억을 씹어먹으며 살지만 대부분 미완성의 결핌에 기댄 기억이 대부분 이였는데
      우리의 시간은 다시 기억해도 나쁘지 않을...부끄럽지 않을 기억이 될 것 같다는 기대에 살고 있습니다.

      읽고 좋게 보아 주시니 고맙내요
      글쓰신 분도 아들과 항상 사랑하시길 바랍니다.

      삭제

댓글은 검토 후 등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