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 빨래말리기 정말 좋은날
*이동정보 :
- 5.1Km(산티아고까지 702.5Km)
*이슈 :
- 오늘은 쉬는날
- 처음 사용해본 세탁기
- 처음 먹어본 메뉴 델 디아
6:30 기상
어제 들어온 이 알베르게(Paderborn)는 사설알베르게로 까미노 독일연합중 빰쁠로냐와 자매결연을 맺은 독일의 도시 Paderborn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작은 건물이지만 호스피텔라노로 계시는 아주머니(할머니? ^^) 두분의 친절과
깨끗한 침대와 근처공원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날이 싸늘해서 걱정했는데 밤사이 스팀까지 틀어줘서 자는내 몇일만에 편하게 쉬었다.
아침으로 커피, 시리얼 버터와 빵을 준비해 주셨다.
어제 묵었던 사람들 머리수 대로 작은 응접실에 차려놓은 내 자리에 앉으니 웬지 대접 받는 기분이 들어 색다른 느낌
성 안에 시립알베르게에서 새로운 사람들, 젊은 사람들, 많은 이들과 시끌벅적하게 지내는 것도 좋았겠으나(사실 어제는 좀 아쉬웠다.)
조용하고 편안한 잠자리의 매력은 만약 선택하는 입장이였다면 한참을 고민했을 것 같다.
아침을 먹고 짐을 싸는중 겸이사진을 찍었다.
이층은 내자리 아래는 겸이자리...
시간을 지켜 8시 까지 퇴실이라 안에서 뭉기적 거리기 미안해서 싸놓은 가방을 들고 알베르게 앞 밴치에 앉아서 이래 저래 둘러봤다.
순례자들이 처음 도착하면 호스피텔라노를 만나는 리셉션..이곳에서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는 작은 공간이다.
8시 아직 해도 떠오르지 않고 그저 여명이 밝아 조금 있으면 밝아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겸이와 오늘 하루를 어찌 할 지 이야기 한다.
CASA는 스페인어로 "집" 을 의미한다.
사설 알베르게들의 이름에 casa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일반 집들도 이렇게 써있다. (용찬이네 집, casa de yongchan)
한번은 실수로 일반 가정집에 가서 알베르게냐고 물어보는 촌티를 남발 하기도 했으니...
빰쁠로냐에 입성하기 전 다리를 건너면 주변으로 이렇게 공원이 펼쳐져 있다.
의자에 앉아 있자니 출근길의 많은 사람들과 운동하는 젊은 친구들이 무심하게 지나간다.
겸이군은 화장실 가면서 들고갔던 물티슈를 버리고 와서 찾으러 다녀오고...
그사이 공원을 돌아다니다 보니 겸이가 내 가방 옆에 앉아 있어서 찍어봤다.
겸아! 오늘 어떻게 하지?
선택은 두가지 인데
하나는 빰쁠로냐 성 안쪽으로가서 오늘 하루 더 자거나
아니면 좀 걸어가서 다음 마을 숙소에서 일찍 들어가 하루 쉬는방법이 있는데...
오전내 할일 없이 도시를 방황해야 하고...그다지 빰쁠로냐에 끌림도 없던터라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아마도 친구들과 있었다면 여기 저기 기웃 거리며 빰쁠로냐 관광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음마을에 가다가 알베르게 깨끗한곳 있으면 일찍 들어가 빨래도하고 (아직도 빨래가 안말랐다.... 밤사이 양말만 겨우 말렸다는) 좀 쉬자고 합의를 본다.
다른 사람들은 어제 성안으로 들어가면서 봤을 곳을 우리는 오늘 아침에 본다...
이번에도 역시 빰쁠로냐를 뒷문(?)으로 들어갔다.
어제 저녁에 도착해서 지도를 보고 가까운 곳이라고 생각된 곳으로 성 안으로 들어갔는데 결국 보니 뒷문으로 들어간....
아침에 걸어가다보니 내성과 외성의 사이길을 걸어가게 되었다.
"겸아...왜 아빠는 항상 이렇게 뒷문으로 다니는 걸까????"
역쉬...이곳에도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년들이....
페인트를 던져서 저리 해 놓은듯 ㅎㅎ
어린이집에 가는 아이일까?
엄마와 걸어가는 아이의 모습이 예뻐보인다.
아직은 이른 아침인 것일까?
9시가 다 된 시간이지만
빰쁠로냐의 아침시간은 조금 다른 형태의 여유가 넘친다....
젠장...어제는 그렇게 찾아도 보이지 않던 식당들과 가게들이 보인다....
까미노표시 통크게 그려놨내 ^^
메이요(중앙로)광장에 있는 수돗가
물이 나오는지 궁금한지 겸이가 가서 만지막~ 만지작~
파이프 위에 작은 돌기를 밀어내면 물이 콸콸콸~~!!!
지도를 보니 여기가 시청인가 보다
건물은 한 300년 된것 같다는.... 워낙 축제로 유명한 도시라
시청이나 근처로 팜플렛이나 벽면에 현수막들이 즐비 하다
아침 미사가 있었는지 사람들이 쪽문으로 나온다.
상시 개방은 아닌듯...
마을에 따라 성당을 계속 열어 놓는곳도 있고(가끔)
순례자가 찾아오면 근처 가게로 오라는 안내가 있는곳도 있다.
도심지에서 길을 찾는것이 아직은 익숙하지 않다.
계속해서 길을 가다보면 이런저런 표식에 익숙해져 길을 금방 찾게 되었는데.
초반에는 표지들이 눈에 잘 안들어 오더라는..
나중에 들어보니 누군가는 길을 몇번 일어버려서 도시 벗어나는데 한시간도 더 걸렸다고 징징징~~
빰쁠로냐에 왔으니 겸이에게 뭔가 기념품을 하나 사줄까 해서 이리저리 기웃 거리다가
작은 가게가 문을 열었길래 들어가 나바라왕국 문장 뺏지를 하나 사주었다
이래저래 탐나는 물건이 많았지만....사면 결국 짐이된다는것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짐이 될 만한 물건은 손가락만 빨면서 아쉽게 돌아서곤 한다.
유럽에 물먹기 힘들다는 말은 아마도 수돗물 말고 생수를 사먹을때
비교적 비싸서 그런말이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생각이 들었다.
프랑스에서는 물 나오는곳이 없어서 불편하기는 했지만
스페인에서는 동내마다 사람들이 물을 마실 수 있는 장소가 여기 저기 준비되어 있어
물이 비싸기는 하지만 부족한 느낌을 받는 적이 없다.
작은 광장에도 이렇게 물을 마실 수 있는곳이 있다.
빵가게에서 갖 구운 깨바게뜨와 사과 두알도 사고
겸이 먹을 주전부리도 하나 사고....
어찌어찌 걸어다니다 보니 10시... 이제 대충 도심지 외곽으로 나온것 같다.
작은 공원 밴치에 앉아서 할일 없이 아픈 다리를 쉬면서 (동내를 몇바퀴나 돌아다녔다는 ㅋㅋ)
오늘 어디까지 가서 쉴껀지 또 고민에 빠져본다 ^^
저 멀리 길건너에 까미노 표시
4일 정도 시골길 같은 까미노를 걸어오다 도심지의 순례길을 걸어가자니
오히려 밍밍한것이.... 내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겐가....??
크...부럽다.
길을따라 가다보니 도로 옆에 또 큰 공원이 있다
정원의 나무들도 잘 가꾸어져있고
아침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한참을 여유를 부리는데...겸이는 어서 가자는 사인을 보낸다..
이런...운치없는 시키...
공원을 지나 조금 더 가자니 도시외곽에 위치한 나바라 종합대학이 보인다.
영어와 비슷하기는 한데 좀 다르다... 그냥 통빡으로 대학인걸 알 뿐
우리나라 대학들 처럼 땅 싼곳에 건물 짓겠다고 산위로 올라가고...그런거 없다.
그냥 너른 운동장에서 럭비하는 학생들
교수와 풀밭에 자유롭게 앉아서 수업을 하는지 노는건지 알 수 없지만 책 하나들고 열심히 이야기 하는 모습들이...... 이유도 없이 부럽다.
교수인듯... 콤비를 걸치고 가죽가방을 들고 부지런히 가던사람이 일본인이냐고 물어본다.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 북쪽 남쪽을 물어보고...남쪽이라고 이야기 하니
한국 좋다고 제주도가본적이 있다고 하며 즐거운 순례길 되라며 짧은 인사를 건내고 부지런히 걸어간다.
보통 여유있는 사람들과 다르게 빠르게 걸어가는것을 보니 급한일이 있을 법 도 한데
짧은 시간을 내어 인사를 건내고 급하게 가는 모습에 순례자를 환대하는 이 나라와 사람들에게 호감이 생긴다
도시를 벗어나는 최종 관문은 복잡하게 뒤엉킨 고속도로와 국도의 진출입로...
그곳을 지나 앞서 가는 엄마와 딸 같은 순례자들 뒤를 따라 길을 걸어간다.
아침부터 화창한 햇살이 눈을 시리게 한다.
썬글라스를 꺼내어 끼고 아까부터 아침에 산 뺏지를 만지작 거리는 겸이에게서 뺏지를 뺏어(?) 가방에 끼워 주면서
일어버리더라도 배낭에 끼워놓고 다니다가 일어버리면
손에 들고 있다가 흘린것 보다는 좀 덜 서운 할것이라고 말해 줬다.
뺏지는 뺏지 나름의 의미가 있으니까...
내가 방문했던곳 또는 가고 싶은곳을 의미하는 문장의 의미는
나에게 국한 되기도 하지만
양복에 티셔츠의 가슴팍에 가방에서 다른사람에게 보여 질 때
또다른 방식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두시간 정도 걸어 5Km에 있는 Cizur Menor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크지 않은 마을이였지만 가이드북에 "...아름다운 정원이 있다..." 라는 말에 끌려 가봤더니
아직 이른시간이라 문이 잠겨 있다.
건물은 상당히 오래 되어 보이지만 웬지 끌리는 분위기에 오늘은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겸이와 합의를 보고 문앞에서 멍을 때려 본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2시에 문을 연다고 치면 너무 오랜 시간 멍땡리고 있어야 하는데...
아까 길을 건너다 bar간판을 본듯 하여 돌아나왔다
멀지 않은 곳에 작은 bar
겸이와 콜라를 하나씩 주문해서 먹고 있자니
이 작은 마을에 bar는 동내 사랑방 인가 보다
할머니 할아버지 아이를 대리고 나온 아줌마까지 갑자기 우르르 나타나서 바를 점령한다.
밖에 햇살이 너무 좋아 카메라와 콜라, 담배를 달랑 들고 나와 앉아 있자니
옆에서는 할아버지가 시거를 태우고 아주머니는 돌아다니는 아들을 챙기느라 바쁘다.
세바스찬....엄마가 부르는 이름을 듣고 단박에 기억해버렸닼! 개콘 세바스찬이 생각나더라는
바의 카운터에서 콜라를 꺼내 주시던 할머니의 손자인듯
유럽 아기들은 어째 하나같이 인형처럼 생겼어!! 너무 귀엽!!~!
가방에서 전자제품을 꺼내서 햇살에 말린다...
언넝 숙소에 들어가서 빨래와 침낭을 말리고 싶다는 ^^;;
겸이는 햇살이 너무 뜨겁다며 건물 뒤로 가서 숨는다.
12시가 넘은 시간 bar에 들어가서 오늘 들어가려는 메리벨 알베르게(Maribel Roncal)이 몇시에 문을 여는지 물어봤는데...
영어와는 전혀 무관한 분들이라 까사 메리벨, 오픈, 타임, 이렇게 단어 하나하나로 이야기 해서 겨우 이야기를 한다.
1시 정도에 문을 연다는 말에 문 앞에 널려 있던 짐을 챙겨들고 두시간 가까이 쉬었던 바에서 알베르게로 향했다.
까미노에 들어서서 처음으로 가진 여유로운 시간이였다
물론 할아버지 몇 분이 '이놈들은 뭔가?' 하는 시선을 보내길래 웃음으로 인사하면서 어색해 하기도 했지만....
요 몇일 하루하루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쉬면서도 쉬는게 아니였던 시간을 지냈던것이 아닌가 하는생각에 기껏 이 먼곳에 와서도 시간에 쫒기는듯 한 내 모습이 안스럽기도 하다.
겸이와 문을 열고 들어선 알베르게의 정원
아싸~!
생각지도 못했던 여유로운 풍경에 혹시 엄청 비싸거나 한건 아닌지 걱정이 앞섰지만
가이드북에 10유로 라고 써있었으니...
들어서서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은 호스피텔라노 아줌마가 사시는곳인가 보다
문을 두드리니 넉넉한몸매(?)를 가진 아줌마가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하느라 피곤하셔서일까?
조금 힘들어보이는 얼굴표정,
그래도 반갑게 웃으며 일찍왔다며 어디서 왔느냐며 이런저런 질문을 하면서
숙박명부에 이름과 여권번호등을 적는다.
호스피텔라노 아줌마의 집 앞에 있는 주방겸 카페테리아, 코인 컴퓨터와 자판기가 안에 놓여 있다.
(wifi를 사용할 수 있는데 PC전원을 켜야된다. wifi 모뎀이 PC와 같은 전원을 사용하는듯)
자는곳은 아래쪽 정원을 지나 위쪽에 있는 별도의 숙소건물이 있다.
역시! 아무도 안들어왔다. 겸이와 내가 오늘 전세내는거다... 아무도 안왔으면 좋겠다 ㅋㅋ
숙소 옆에는 넓직한 공간이 있어서 뜨거운 해를 피해 담배한대 태우면서 쉬기 그만
요 몇일 대충 물빨래를 하고 날씨가 우중충 해서 잘 말리지 못했더니 옷들도 눅눅하고
침낭도 축축한 기분이 들어 찜찜했는데 오늘은 빨래하는 날 이라는!!
3유로를 내고 세탁기를 돌린다.
배낭의 모든 물건을 꺼내서 햇살에 말리고 빨 수 있는것은 몽땅 세탁기에 밀어넣고 샤워를 한다.
샤워하는 10분정도? 밖에 나왔더니 그사이 널어봤던 가방이나 물건들이 벌써 뽀송뽀송하다.
맑은 날 스페인의 낮시간은 낮은습도(건조한것 까지는 아니고)와 뜨거운 햇살 덕에 빨래 말리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훌륭하다.
겸이와 가방에 있던 먹을것을 다 꺼내들고 아래쪽 카페테리아로 밥을 먹으러 내려왔다.
아침에 사온 참깨 바게뜨와 과일...그리고 이런저런것으로 점심으로 대충 때우는걸로
겸이가 먹는 아쿠아리우스는 1.5유로...내가 먹는 산미구엘 맥주는 1유로....
뭐니??? 음료수보다 술이 더 싸다는!!!
(나중에 가게에서 포도주가 2 유로인것을 알고 쓰러질뻔 했다는...3유로 정도의 포도주면 우리나라 1만원짜리보다 낫다)
빵빵한 wifi신호에 즐거워 하며 유튜브에서 무한도전을 보며 낄낄거려본다.
밥먹고.... 빨래널고....이제부터 자유시간~!
하늘은 푸르고 건물에는 우리만 있고
빨래는 뽀송뽀송 말라간다.
헨펀으로 한참 놀던 겸이...베터리도 다 되고 해서 뺐었더니 바로 침대로 가서 꿈나라로 가버린다.
집에 있으면 쉬는날이면 11시 까지 자던 녀석이
여행 출발한지 일주일이 넘어(8일째) 아침마다 7시에 기상했으니 간만에 휴식이다.
나는 마당에 앉아 햇살을 즐긴다.
자느라 바빠 적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수첩에 적어보고
예쁜 정원의 사진도 찍어보고
담배도 태워보고
커피도 한잔 하면서....
집 떠난지 8일째 첫 사유의 시간을 즐긴다.
오늘 이곳에 오기를 정말 잘했어
여기까지 오는길 빰쁠로냐의 헤밍웨이 호스텔이 아쉽기는 했지만
지금 이 기분은 세상의 어떤것과도 절대 바꾸지 않을꺼야
참 잘했어...
한참이 지나 마당에서 혼자 놀다보니 겸이가 글적거리며 나타났다
아빠 뭐하셈?
혼자 논다....
거북이와 대화중이심
어느덧 시간은 6시
할일이 없고 점심을 빵으로 때웠더니 벌써 먹을 걱정을 한다.
이 마을 위성 지도가 있는 알베르게 전단지
마을이 이게다다 식당 두개 약국하나 bar 하나 끝!
아래 사진에서 녹색식당은 고기 맛나고 다른한곳은 해산물이 맛나단다...
겸이는 무조건 고기지....
조금 있다보니 스페인그룹이 들어왔다 우르르~~~
한 5명이 같이 다니는가 본데....엄청 시끄럽!! 특히 아저씨 둘은 장난 아니라는 ㅋㅋ
러시아 아저씨도 한명 들어왔는데...샤워하고 나더니 이상한 깔판을 하나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길래 뭐하나 했더니 요가 매트였어@@!!!
해 드는곳에 매트 깔더니 어찌나 앙증맛고 귀엽게 요가를 하시는지 보다가 풉~!
온몸에 문신이 잔뜩에 덩치는 산만한 사람이 매트에 빤쓰만 입고 요가하는 그모습....
아...찍어놨어야 하는데.... 찍다가 걸리면 맞을까봐(?) 못 남겨놓은것이 한이라는
7시가 다 되어야 해가지는 스페인...썸머타임이 끝나가는 시기라 아침해는 늦게뜨고 저녁에는 늦게 진다.
아... 고난의 시작 되시겠다.
처음이라 뭘 알아야지....
스페인의 순례자 메뉴 또는 그날의 메뉴는 일반적으로
전식, 본식, 후식 이렇게 구성되고 아래 메뉴중에서 하나씩 선택하면 된다.
메뉴는 가게마다 대동소이 하지만 같은 음식도 워낙 다양한 형태로 나와서 설명은 불가능...
같은 콩 스프인데 어디는 베지터리안(콩과 야채만 들어간)형식이고 어디는 콩에 고기가 들어있기도 하다...
전식은 셀러드나 파스타, 스프(우리가 생각하는 그 스프말고...콩스프나...여하간 진하다)
본식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 생선 이 주류이고
후식은 아이스크림,과일,커피
그리고 포도주 또는 물중에서 선택해서 주문하면 된다.
두명일 경우 한명은 포도주 한명은 물 이렇게 이야기 해도 된다.
가게에 따라 다른데 포도주한병을 통째로 주는곳도 있고 한잔 주는곳도 있고....다양하다
여기서 아이스크림은 스틱형이나 떠먹는걸 그냥 준다.
우리나라 처럼 컵에 담아 주고 이런거 없다
특히나 과일은 정말.... 오렌지주문하면 오렌지 하나 달랑 나온다 ㅋㅋ
난 커피를 주로 먹었다는
응....뭐먹지? |
응? 고기 있다고? 고기!고기!! |
고기가 나왔기 때문이로세.... ^^
어떤곳은 생선한마리를 통째로 주는곳도 있으니 꼭 이렇게 생겼으리라 생각하지 말것!!
초코 밀크쉐이크 같은 맛이 나는 후식이 나왔다
처음 먹어본 것이라 이때 후식이 얼마나 훌륭한 것인지 몰랐다 ㅠ.ㅠ
이후 어떤 식당에서도 이렇게 나름 신경쓴 후식을 먹어본적이 없다는
(아이스크림 하나 덜러...사과 하나덜렁.... 아니면 커피 ㅋㅋㅋ)
겸이는 오랜만에 아주 만족스러운 저녁이였나보다
싹싹 긁어 먹더니 내 후식까지 먹고 배를 두드리며 행복해 한다.
처피한잔을 추가로 주문해서 밖에서 담배한대 태우며 가게를 찍어봤다.
밝게 찍으면 간판이 안나오고...간판나오게 찍으니 가게가 너무 어둡지만...여하간 내가 밥 먹은곳은 여기다
겸이도 고기를 먹어서 행복한 저녁
숙소로 돌아오는길... 그러고 보니 이 몇일 동안
이 시간에 이렇게 여유있게 돌아다닌적도 없고 숙소 근처에 이렇게 건물이 있었던 적도 없다
순례자들끼리 모여서 순례자들끼리만의 장소에서 시간을 보낸 몇일
나는 세상과 단절되어 있었다 -.-;;
숙소 Maribel Roncal이 나와있는 간판이 있길래 한장...
차가와서 한번 때려박았는지 간판이 휘었다 ㅋㅋ
생각했던것 만큼 팜플로냐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별생각없이 들어간 알베르게는 마음에 들기는 했지만
공립이 아니라 순례자들을 많이 볼 수 없어서 아쉬웠고
어제 저녁은 부실했고
아침에는 어딜 갈지 명확하지 않은대다가 웬지 헤밍웨이 호스텔을 갈껄 그랬나...
하는 아쉬움에 매달려 5Km를 걸었다.
매리벨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그 찜찜함...
바에서 현지인을 보면서 보낸 두시간...매리벨 알베르게에서의 여유와 맛있는 저녁
이런 별 것 아닌 것들이 오늘 하루를 충만하게 해준다.
선택하지 못한것에 대한 욕망은
그것이 지금보다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과거에 대한 후회일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대부분 과거의 삶을 살아왔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종종 벼린정신이 무디어질 때면
과거에 얽매이거나 미래를 살아가느라 현재를 담보하는 삶을 살 지도 모른다.
지금 다만 소망하는것은 현재의 이 기분을 마음껏 즐기고 시간이 지나
이 시간을 과거로 돌아볼때 그저 추억일 뿐 이 기억에 얽매이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나의 현재는 까미노있고 조가비를 따라 산티아고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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