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승리를 기원합니다.

2013년 10월 7일 월요일

Prologue - Camino de Santiago


2011년

나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그저 그런 고민을 할 나이가 되어서 그냥 그렇게 된 것일까

아니면

어려서 했어야 할 고민을 하지 못한 결핍이 뒤 늦게 찾아온 것일까



강남 엄마들 사이에 유행하는 단어가 있단다

"지랄병 총량의 법칙"

지랄.....


단어가 좀 그렇지만

워낙 중2병 (사춘기)을 심하게 겪여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 지랄(방황)이 언제 끝날지 막막하던차에

철학에서 이야기 하는 "모든 사람은 알고 죽는다" 라는 말에 힌트를 얻었는지

지들이 방황을 해봐야

앞서 방황한 사람은 나중에 안정될 것이고

지금 조용하더라도 언젠가는 그 방황을 한번은 할 것이라는...

결국은

이 지랄도 언젠가 끝나겠지...라는 위안과

조용하게 커가는 다른 자식들을 가진 친구들에 대한 시셈이 뒤엉킨 단어일 것이다.


결국 그렇게 보면 지금 나이를 얼마나 먹었던지

사람이 살다보면 겪어야 하는  행복, 힘듦은 모두 죽기 전에 거쳐가야 한다는 말이 아닐까

나야 겨우 한인생 살아가는 중이니 과거 수백년 전 부터 선인들이 고민했던 결론이

틀릴이야 없겠지


그래.... 그런거다.

서른 일곱에 사춘기가 찾아왔다.

어렸을적 계모의 핍박과 나름 복잡했던 시간에 억눌렸던 내 내면의 불만이

나이가 먹고 정신적인 여유가 찾아오면서 슬며시 삐지고 나왔다.
(뭐 그다지 어렵게 산 인생은 아니지만 나름 불편한 기억이라는)

결국 시간을 지내고 보니

내 사춘기는 서른일곱에 시작해서 현재 마무리 단계가 아닐까 싶다.


4년전 뭔 생각으로 그랬는지 오토바이를 사고

작년에는 뭔 생각으로 그랬는지 내 어릴적을 그리워 하며 여행을 떠났었다.

두달여의 시간을 홀로 지내면서 알게 된 것은 ....

없다.

없는게 맞다. 내가 뭘 아는게 있어야 알게 될 것이 아닌가
(사람은 아는 만 큼 만 고민하며 산다.)

내가 아무것도 알고 있는게 없다 라는 결론에 다다르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 졌다.

이제라도 배워야지

그리고 다른사람에게 전해야지

내가 했던 고민을 똑 같이 하겠지만

좀 더 슬기롭게

좀 더 빨리

좀 더 현명하게 처신할 수 있기를 바라며 ....


나의...또다른 나
이놈이다.... 내 인생에 묘한 불편함

아들이다.

스물일곱이라는 X도 모르는 나이에 얻게 된 아들

철없는 아빠때문에 사는게 지랄 맞았을 아들녀석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혼자의 여행에서 느낀 것이라고는 내가 아는게 없다는것...

하지만 그 아래에 깔린 사는것에 대한 기술적 스킬은 가지고 있기에

이제 내면의 앎을 알아가고자 하는 시작으로 안을 들여다 보니

와이프와 아들이 있었다.


아들.... 또 하나의 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와 똑 같은 녀석을 만들기 위해 무던히도 괘롭혔을...불쌍한 내 새끼...

이녀석도 올해 6년...조금 더 지나면 자기를 찾겠다며

얼굴에 쓴 가면을 내려 놓고 맨얼굴로 지랄을 할 것인데

선화 맨탈로 그게 수용가능할지....(어떻게든 넘어야 가겠지...)

나도 문제... 아직은 겸이가 내 새끼라는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니 뭐라도 조금 눈에 거슬리면 혼내기부터 하고....

내 생겨먹은 성격이 지랄이라고 하지만 이런말은 비겁한 변명일 뿐이고

계속 이래서는 나중에 감당이 안될것이 자명 한 일

그래서 이녀석을 좀 알고 싶은데...도대체 알 수 가 없다.

아직은 어리다보니 자신의 의지와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이 떨어져

내 대화방식으로는 쉽지 않다...

그래서 생각해 봤다.

저녀석에게 버프를 한번 걸어보자.


그래...그런거다.

나는 나랑 비슷 하면서도

전혀 다른

그리고 나를 닮았음을 비관하며

평생을 힘들어할

저녀석과 여행을 떠난다.



이 여행의 시작은..... 어떻게 끝이날까?


끝이 나기는 하는것일까?

그건 알 수 없는 일이 아닌지.... 결국 그 곳에 가서 둘이 서봐야 알 수 있을 일


이제 시작 해보자 .... 좀 알아보자

내가 얼마나 잘못 살아왔는지

그리고 나를 닮은 저녀석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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