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승리를 기원합니다.

2013년 10월 25일 금요일

Camino Day15_10월25일(금) Tourist? Peregrino?

*날씨 :
- 비...맑았다...또 비

*이동정보 : 산티아고까지 514.8km 남았음
-  24Km : Belorado(벨로라도) - Tosantos - Espinosa del Camino - Villafranca Montes de Oca - San Juan de Ortega(산 후안 데 오르테가)

*이슈 :
- 비오는날의 까미노는 행군
- 12Km의 오르막 (기껏해야 12Km에 해발 200m 정도 올라가는....하지만 힘든)
- 1936년 7월...그들에게 있었던 일

06:00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어제 일찍잠들었던 터라 아침에 읽찍깨어 뒤척이길 한시간째

안에서 잠가놓은 대문을 살짝열고 나와 담배를 한대 태운다

부지런한 호스피텔라노 아저씨가 새벽부터 일어나 인사를 전한다....그래...남자가 저래야하는데...  (나이들어도 여자보다 부지런한...)

밥은 호스피텔라노께서 새벽부터 열심히 챙겨서 커피와 우유까지 써빙해 주신다.

나는 가스불을 켜고 어제 수제비하고 남은 계란 두개를 삶아서 가방에 넣었다

가스레인지가 오래 되었는지 아니면 이 동내 가스레인지는 다 그런건지... 가스조절기를 끝까지 돌려서 불꽃이 튀질 않는다.

나는 아저씨에게 배워서 라이터를 들고 불을 댕기는데 뒤에 온 젊은 처자와 아틸라의 형이  버벅버벅

불을 붙여 줬더니 고맙다는 소리를 오도방정을 떨면서 전한다 --;;

8시가 조금 넘은시간 가방을 매고 행복했던 알베르게를 떠난다.

이런 환대와 안정적인 정신상태를 유지 할 수 있는 장소는 까미노에도 그리 많지 않았다.

아...물론...한국에서 처음 도착한 몇 일 간은 모든 알베르게가 나에게 평온을 안겨주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가 떠나오기전 달아올라 있던 머리가 쿨다운 되는데 시간이 꽤나 소요되었던것 같다는....



기대치가 낮으니 그럭저럭 조용하기만 해도 즐거웠고

소란스러워도 반가웠던.... 그렇다고 나쁘지 않았던 초심자의 묘한 감정이 이 길을 따라 흐른다

마을을 지나다 보면 있는 벽화...색이 안보여서 후레쉬 팡!



그냥 메뉴얼로 한방

벨로라도...
비가 많이 오는것은 아니고 이슬비처럼 조금씩 조금씩 내린다.

공기는 습하지만 낮은 기온때문에 청량한 기분까지 드는 아침

하지마 아무래도 걸어가는 속도가 느리다... 마을의 잘 만들어진 보도블럭과 돌길 위를 지나 다리를 건너니 벨로라도를 벗어난다.


걸어기다보니 비가 좀 더 내리고...  가방에 커버만 씌우고 걸어가던 우리는 우의를 꺼내어 입고 불편한 길을 계속 한다.

비가 계속 오니 카메라는 니닐봉지에 싸서 슈터안에다 넣어두고 방수캠으로 대충 찍으며 걸어가는데.... 이것도 괜시리 구찮아서 동영상으로 ㅋ

(동영상에서 잘못되 정보 : 성당을 개조한 것이 아니라 연극 공연장을 개조한것임)

한시간 반 정도를 걸어서 도착한 토산토스(Tosantos)라는 마을이다.

오는길 밀밭이 펼쳐진 길...

이미 수확은 끝나서 아무것도 없을뿐이고

비가와서 질척 거릴 뿐이고

검이랑 나랑은 마도 없이 그냥 묵묵히 걸어갈 뿐이고

이젠 지나가는 순례자도 잘 없을 뿐이고



마을에서 까미노로 빠지는 길...아..놓지고 지나갈뻔..마을 들어서면 잘 보자!!!

한시간만에 체력이 바닥을 친다.

일찍 잤더니 회복된게 아니라 새벽부터 설쳤더니 더 피곤하다능!!@@;;

날도 쌀쌀하고 해서 겸이는 따뜻한게 생각났나보다

"아빠! 이마을에 bar 있지 않을까?"

"웅?  뭐 마시고 갈까?"

"콜라카오(코코아) 먹을레!"

작은 바에 들어왔다.

길에 보이지 않던 순례자들 다 어디있나 했더니 여기 죽치고 앉아서 놀고 있는중 ^^
9시 30분 출발한지 한시간
어라? 저친구는?

사진에는 없지만 몇일전 이스라엘 전통요리인 탄(?)음식 만들어줬던 "하다스"

어라...예진이라는 친구가 옆에서 찰싹 붙어서 다니던데...외 혼자 다니고 있을까?

그날 마지막 까미노를 하고 돌아간 "페드로"... 한국인 학생들하고도 잘 있길래 활달한 성격인가 했는데 bar에 혼자 앉아서 헨펀만 뚤어져라 보고 있는 저 분위기는 말걸기도 뭐하고.... 약간은 내성적으로 보인다

하긴 그날도 와인한잔하고 혼자 헨펀보면서 글 읽더라만

아마도 그냥 다른 사람때문에 영향 받는것이 약간 불편한 시크한 성격이 아닐까 싶으다

다가가면 밀어내지도 않지만 궂이 자기가 다가오지 않는....

뭐...잘은 모르겠지만 나이도 아직 20대 초반인것 같기도 하고... 쓸데 없이 아는척하기 나도 귀찮아서 커피를 들고 비오는 스페인 마을의 경치를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비오는날 귀찮은 것이라면 우의를 쓰고 가는것 도 그렇지만

쉴곳이 없는것이 가장 구찮고(힘들고)

쉴곳이 있어서 잠시 쉬었다가 출발할 때 우의를 뒤집어쓰고 출발 준비를 하는것도 귀찮다

걍...만사가 귀찮다는 ㅋㅋ

드디어 제대로 우의쓴 겸이
원래 내 우의가 있었는데.... 워낙 작아서 어디다 뒀는지 출발할때 까지 찾지 못하다가

결국 프랑스 생장에서 싼맛에 구입한 우의...품질도 그다지...무게도 그다지...

그냥 깔판으로 쓰다가 내가 쓰려고 했는데... 작다!!!!

한국에서 겸이것으로 산 우의는 되려 너무크다는...결국 둘이 우의를 바꾸었다.

소변이 마려서 실례를 하고 멀찍이 뒤에서 걸어가면서 이 날씨에 배낭매고 우의쓰고 추적추적 걸어가는 겸이의 뒷모습이 짠하다....

미안하기도 하고 ^^;;

선화에게도 이틀정도 전화를 못했다  어제 바에서 전화했을 때는 연결이 안되었고 알베르게는 wifi가 없었고

아까 바에서는 wifi를 이층 집에다가 설치한걸 써서 그런지 동내 인터넷이 구린지  스카이프 연결이 자꾸 끊어져 통화 포기

이럴때 엄마 목소리라도 들려줌 좋을 것 같은데.... 여하간 군소리 없이 잘 걸어가는 겸이다.

여름에는 모르겠지만....10월의 해바라기는....무섭다!!

아...보이긴 하는데...삼십분 -.-;;
11시쯤...? 비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좀 걸어가다 보니 해도 언듯언듯 보이고  슬슬 더워지기 시작한다는

우의를 접어들고 언제 쉬는날 말리자며 그냥대충 털어서 가방에 밀어넣고 길을 걸으며 오늘 오전은 좀 빡시다고....

날 좋을때는 더워서 힘들기는 하지만 차라리 그게 더 나은것 같다는 말에

아빠는 차라리 이런번거로운게 좋다고   더우면 죽을것 같다며

서로 취향의 차이가 어떤것인지 이야기 해본다.


가이드북에는 이제 2Km정도 가면 비야프랑카(Villafranca Montes de Oca) 라는데...어딘지 모르겠다.

아까 봤던 마을은 치트다..... 젠장...마을은 보이는데 가까워 지질 않는다는 ㅋㅋ

워낙 평지가 많아서 거리감각이 없다  멀리서는 보이다가 어느정도 가까워지면 안보이고....그렇게 희망고문을 당하다가 갑자기 마을이 나타난다

졸라 행복하다는!!! 까미노 최고다!
이게 가이드북에 그...수도원 유적인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비야프랑카에 들어설때의 짜릿함이란...

마을 입성과 함께 해도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오오.....

오늘 24Km에서 12Km 왔다. 11시 좀 넘었는데 벌써 왔으니 우리 속도치고는 평소보다 빠른편이다.

한시간에 4Km정도 걸어온 셈인데... 보통 우리걸음은 시속 3Km...

비가와서 걸음은 더 느린데 이렇게 일찍 도착하다니....이유는...쉴곳이 없어서....

보통 50분 정도 걸으면 겸이가 힘들어해서 한번씩 쉬는데 비가오니

어디 적당히 쉴곳이 없다보니 바 한번 가서 쉬고 나머지는 그냥 가방 맨 상태로 잠시 서있다가 출발하기를 세번 정도

나도 힘든데 겸이도 힘이 드는듯 좀 이르지만 밥을 먹자고 한다.


너무 이른시간이라 겸이가 원하는 햄버거나 고기는 없고...

보카딜리오와 오믈렛정도

나는 오믈렛 하나 겸이는 보카디요 하나 해서 나눠 먹는다.
(링크에서 처럼 아름답지 않아!!!! 뻑뻑하고 맛 엄떠!!! 잘 하는데 가서 먹어야 한다는)

보카디요....그냥 꾸역꾸역 먹기는 하는데 맛이 별루다.... 일단 빵도 바게뜨라 딱딱하고 결정적으로 안에 들어가는 소시자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맛이 아니라는...

나는 bar에서 파는 또르띠아(오믈렛 비슷한거)가 마음에 든다.

계란에  감자와 양파를 넣어서 후라인펜에서 약한 불로 만드는음식인데...

피자처럼 조각으로 판매한다는...간단한 요기거리로 양이나 맛이나 괜춚하다

가방에서 이틀전에 구입한 하몽(돼지고기 다리 훈재)과 치즈크림을 꺼내서 덕지덕지 발라서 점심 해결


너 딱 보아하니 30대 초반이지!!!  남자들 왜이리 늙어보임??

오전내내 비에 시달리다보니 뭔가 마음이 급했나보다

여유부리며 먹는다고 했음에도 30분 만에 뚝딱 먹고 자리를 뜬.....

솔직히 발도 젖었고 옷도 좀 벗고 있고 싶은데... 식당안에서 신발벗기가 좀....

언능 나가서 따듯한 햇살을 맞으며 몸을 좀 말리고 싶다.

그사이 스페인의 뜨거운 정오의 햇살은 가방과 우의를 다 말려놓았다... 훌륭하다!!

다시 오르막이다... 이 마을을 넘어서면 이제 목적지 까지는 그냥 산 길이라는데...

화장실가서 물을 담고 가게에 잠시 들러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서 파스타 하나를 사서 비상식량으로 밀어  넣었다

언덕을 올라 가던중 중턱에 호텔 앞 로터리에 의자가 있기에 그냥 퍼질러 앉았다.


아...밥먹었더니 노곤노곤 하구마잉~!


12시... 동내 고양이들이 일광욕 나오신듯

친한척 해보려고 하지만 절대 호락호락 하지 않아!!

어라...한두마리 늘어나더니....

겸이가 비장의 무기인 빵을 꺼냈다.


빵들고 친한척 하려다가 고양이가 발로 빵을 뺏으려다가 손을 할퀴었다.


ㅋㅋ...나중에 소독해줄께

오....이십여분 빵으로 꼬셨더니 몽땅 다 와서 겸이 근처에서 바글 바글

용감한 녀석 한마리가 출발전 신발끈을 조이는 겸이에게 다가온다,

신방 끈의 유혹이 너무 강했던듯!!

냐옹~~   고양이 다운 모습을 보니 좀 귀엽

삼십분 정도를 앉아서 지나가는 순례자들에게 인사하고

농네 아저씨들 하고 인사하고...

출근하는 호텔 직원하고 인사하고...

장소가 좀..... 여하간.... 한참을 겸이와 놀아준 고양이들과 인사를 하며 해어진다.

잘이써~~~

냐옹~
이제 언덕길은 끝나고 평평한 숲길이 이어진다......계속....끝없이.....젠장.....


시간이 좀 지나니 비는 그쳤는데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다

날이 흐리니 숲속은 서늘한..... 나무에서 떨어지는 물방물 때문에 커버를 씌우고 다시 걸어간다.

겸이는 한시간 넘게 좀 쉬고 났더니 살아 났다는 (밥 먹을때 까지 얼굴이 좀 뚱~~~)


약간씩 오르면서 올라왔던 산길 드디어 정상인가 보다

Altode la Pedraja 라고 되어 있는데...이게 산 이름인지 뭔지....  (무식함은 어떻게 매꿀수 가 없다 -.-)
1시
조금 더 걸어가니 커다란 탑이 있어서 뭔가봤더니 1936년 스페인 내전시 사망한 사람들에 대한 기념비 같은 것이 있다.

옆으로 테이블이 있어서 잠시 쉬어가본다.

 
(10월 25일인데 23일 줄 알고 있는 바보.... 그리고 순례자 묘비가 아님)

멋도 모르고 나는 순례자 중에 뭔가 대단한 사람이 있어서 그사람이 죽은것에 대한 기념비 인 줄 알았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다 순례자야!!  ^^;;

1936년 7월 스페인의 내전(쿠테타)에 대한 기림비
1936년 7월 독일의 지원을 받는 파시스트(국가주의)과 유럽과 미국에 지원을 받던 공화파(무정부주의)사이의 이념갈등이 결국  쿠테타로 이어졌고  초기 반군이 조직적으로 득세했던 두달여간

수많은 사람들이 살해 당했다.  

양측 합산 5만여명의 사람이 암살, 학살, 처형 당했다고 하는 피비린내 나던 시절 그 전부터 서로를 죽고 죽이던 사람들은

7월 부터 12월 까지 각 도시마다 이러한 이념의 차이로 서로를 죽이고...죽임을 당했다.

이곳은 그때 한꺼번에 죽음을 당한 104명의 유골이 발견된 학살의 현장이였다....

이때는 기반 지식이 전혀 없어서 저녁에 검색을 해도 키워드를 몰라 내용을 몰랐다가

이 글을 적으면서 "1936년 스페인" 으로 검색하고 기림비의 글을 구글 번역기에 돌려보고서야 아....했다는

2차 세계대전에 1939년에 발발했으니...그 전부터 유럽은 파시스트와의 전쟁이 수십년간 지속했던 시기였었나 보다


그때 돌아가신분의 자손들이 왔었던 것이겠지...

신원이 확인된 사람들의 출신지를 정리해 놓았다....


저 돌 무더기 아래에 그 사람들이 누워있다.

초기 발견시 모습을 정리해놓은 사진


대략 내용을 쓰자면
"이무덤은 1936년 7월과 12월 사이에 사망한 104여 시체를 발굴한 현장임.
이 발굴이 이루어지는데 움을 준 사람과 가족들의 인내에 감사하며
2012년 11월 이곳을 만들었음."

겸이는 생매장을 이야기 했지만... 그건 좀....


다시 출발!

2시31분 길 가다가 심심해서

끝없이 이어지는 산길

그래도 흙길이 포실포실 해서 걸어가기 좋다... 문경세재길이 생각 나더라는




잘 걸어가는 겸이


아놔....언덕 위에서 보니 이 길은 대체 언제 끝나냐 싶으다.


가다가 발견한 개구리
겸이가 보자마자 빨랑 찍으라단...스페인 개구리가 신기한게냐???

아놔....정말 ... 길은 너무너무 좋은데...

좀 끝나면 안되겠니???





뒤에서 걸어와서 우리를 지나가는 순례자...오늘저녁에 뵐라나?

2시 58분 발이 엉망이다....

대충 벗어던져놓은 등산화

바닦을 보니....벌써 엄청 달아 있다... 이거 신고 끝까지 가야하는데... 버텨줄라나 모르겠다


겸이라고 별 수 있나

스페인 온다고 새로 구입한 신발인데 안쪽이 서로 닿아서 망 부분이 달아서 떨어졌다.

300Km의 거리가 장난이 아니라는것이 느껴진다


이런 길이 3~4Km동안 이어진다.

중간에 길이 엉망인 곳도 나왔었고.... 나중에는 자꾸 가이드북을 보게 되는데

가이드 북을 보면 뭘하나...기준을 잡을 곳이 없으니 현재 위치도 모르겠더라는

겨우 있는게 "방화벽"이라고써 있어서 뭔가 구조물이 보이면 거기일까나 했는데...

말 그대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길처럼 나무을 배어낸 곳 일뿐....

엄청 찾다가 갑자기 숲을 벗어나 길 위로 올랐을때 의 그 기쁨과 어이없음!!!!


이 동영상을 촬영할때 까지만 해도...

오늘 가는 마을의 상태가 어떠한지 몰랐다

아무것도 없고.....그냥 뭔가...엄청 없는 마을  ...일단 그건 다음에 ...



드디어 오착했다 오르테가 ㅠ.ㅠ

오후에 중간중간 내리던 빗 방울은 굵어졌다 가늘어졌다 한다

서둘러 알베르게를 찾아 도착했다.
성당과 바로 붙어 있는 알베르게...시설이...미안한데...
꽝이다... 벌래 생기는줄 알았어...

이 성당안은 전시장 처럼 되어 있었다....으흠...뭔가 여기도 성수기때는 사람이 많이 오는가 보다???


가이드북을 보니 나름 이 성당에 대한 전설이 거창하게 소개되어 있었다.

이 성당은 마을이름에 있는 이름인 산 후안(San Juan)이라는 돈 많은 사람이

사제의 요청으로 산토도밍고를 위해 까미노의 다리를 놓고

이후 예루살램 순례를 하고 나서 느낀바 있어 Monte de Oca에서

순례자를 돌며 살았다고 하며 죽은 이후에는 성인으로 추앙 받아 이 성당(그가 지었다고 한다)에 안치되어 있다.

1477년 이사벨이라는 여황이 이곳을 순례하던 중 가뭄이 해결되었다고 해서 기적이라고 하면서 성당을 증축하고 했다고 하는데...

성인의 묘가 안에 있고 여기저기 보면 여왕과 왕의 그림과 문장들이 양각되어 있었다.

흠...내가 봤을때 왕권을 위해 "미담사례"를 만든거 아닌가 싶은데 뭘...킁~~!!!

이게 산 후안의 묘인가보다

그건 그렇고....

아....오르테가...가슴아픈 마을

중간에 힘든 길을 걸으며 겸이가 그렇게 고기를 노래 부르고

나도 마켙에 들러 이것 저것 사서 와인한병 마실 생각에 도착했던 마을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이지......

알베르게 옆으로 bar가 하나 있었는데 도착한시간 .... 시에스타.....문도 안열고....

유일한 bar 이다...  물론 쥔장이 좋았다. 사람도 밝았고 한국이라고 하니 많이 들렀다고 ...한국인들 정이 많아서 좋다며 챙겨주던 좋은 사람...

근데 기대 했던 것을 못해서일까 영....

아...겸이는 만족 스러웠을 것이다  저녁으로 그 bar에서 스테이크 드셨다

나는 스페인 순대(모르씨야-내용물에 따라 이름 다양함)를 먹었는데...

어라..이거 정말 순대 맞는것을??? ^^

저녁잘 먹었고....

이날 이 마을이 좀 불편했던 이유는...

알베르게 침대가 무지 걱정스럽게 생겼었다...커버도 없고.... 지저분해 보이고...철제 침대는 엄청나게 삐걱대고...매트리스는 위생과 관계 없어보이는...

거기다가 호스피텔라노인 젊은 청년은 뭔가 부탁을 해도 자기 일이 아니라 해 줄 수 없다는 예의 바른 답만 해주는 터라....

(내일 일정이 30Km라 이번에도 가방을 딜리버리 해볼까 했는데...전화를 할 수 없어서 결국 포기)

나중에 알고보니 나름 이곳에 빈대(베드버그)로 유명하다고...

한국인들은 그걸 또 어떻게 알고 다들 넘어가서 다음마을 (4Km 정도 더 가면 다음 마을이 있음)에서 묵었다고 한다.

그날은 저녁에 밖에 앉아 담배를 태우며 기분이 묘했다...

담배가 없어서 가방속에 비상으로 들고 다니던 롤링 시가렛을 들고 끙끙거리고 있었더니 아틸라의 형(미안하다..이름을 모르겠다)이 옆에서 담배 마는 법을 알려줬고

아틸라와 한참을 놀았고

비가 내리는 스페인 시골 마을의 풍경도 나쁘지 않았다

내가 이곳에 Tourist(여행자)로 온 것이 아니라 Peregrino(순례자)로 이 길을 걸어 가는데

단지 잠자리와 호스피텔라노가 조금 불편하다고...그런것 때문에 실망을 하다니...


까미노가 현대화 되면서 이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 사이에는 고전적 주제가 있다.(옛날 부터 이 이야기는 있었던것 같다...수백년전 왕이 순례를 하는것과 순례자가 순례하는것의 차이 때 부터)

까미노의 순수성은 무엇인가... 카드를 들고 현금을 들고 노스페이스 배낭을 매고 걸어가는 우리가 순례자 인가....아니면 여행자 인가....

종교적으로 관계없는 사람이라도 이 길의 종교적 스토리덕분에 안전하고 편안한 순례를 할 수 있음에 가끔이라도 종교에 감사하게 만드는 이 길의 아름다움은

상업적으로 이해할 것인지 아니면 ........


한국에서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 있으면 주말에 젊은 친구들이 둘 셋 정도 같이 여행오는 경우들이 있다.

여행을 많이 다녀 본 사람들은 게스트하우스라는 것이 호스트의 작가주의적 사상이 그 집의 색깔임을 알고 있다. (주인이 해주고 싶으면 하는거고 아님 마는거다)

하지만 팬션이나 호텔만 다녀본 사람들은 그곳에서 "서비스"를 요구한다.

호스트들은 난감해 한다....서울에서 내려온 젊은 사람들이 제주에서 게스트하우스라고 만들면서  이런 저런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주도의 여관들이 방을 개조해서 게스트하우스라고 오픈하고...

 기존 게스트하우스보다 경쟁력이 필요한 신생 호스트들은 추가적인 서비스로 사람들을 꼬시고

살기위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그러니 가격이 오르고...가격이 오르니 게스트는 호스트에게 고마운 마음보다는 비용을 냈으니 나는 "고객" 이라는 생각으로 다가온다.

제주의 게스트하우스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난 제주의 올레길에 게스트하우스들이 색체없는 싼 여관이 되지 않기를 기도해 본다.

산티아고의 오르테가의 알베르게 처럼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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