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정보 : 21.8Km(산티아고까지 727.6Km 남았음...으악!!@@)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 -> Burguete -> Espinal -> Biscarreta -> Lintzoain -> 쭈비리(Zubiru)
*이슈 :
-허겁지겁 쫒겨난 알베르게
-일본인 할머니
-공원에서의 점심
-사춘기 이야기
-담배는 대체 어디서 사야하나??? 럭키스트라이크 시가렛과 시가리오
-학교건물 같이 생기고...샤워실과 화장실이 밖에 있고....식당은 있지만 자리만 넓은 ㅋㅋ
-재미있는(?) 쭈비리 알베르게
05:40
어제 좀 춥게 다녔더니 저녁에 피곤했나보다
예스미씨와 한참 이야기하다가 불끈다는 소리에 허겁지겁 정리하고 올라와
(*공립 알베르게들은 9~10시에 문을 잠그고 불을 끕니다.
피곤한 순례자를 위한 배려입니다. 놀러온게 아니라는... -.-;;
대부분 밖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또는 안에서는 열지만 밖에서 못 여는 문 도 있으니
새벽에 담배태운다고 밖에 나갈때는 한쪽발로 문이 닫히지 않도록 조심...
고생하는사람 몇 봤다는 ㅋㅋㅋ)
내일 아침밥 같이 먹자며(나는 밥 제공 예스미씨는 라면 제공 ^^;;) 해어졌는데...
식료품 주머니(어쩌다보니 주머니 하나에 먹을것만 잔뜩 넣어서 들고다니게 되었다는)를 들고
도착한 식당에는 아무도 없다...ㅎㅎ 일찍오니 혼자 주방을 독식하는구만
밥을 올리고 물을 끓여놓고....
잠시 올라가 겸이를 깨우고 가방을 챙겨내려왔다.
예스미씨가 안온다.... 그냥갔을까?
그때 근처 침대에있던 한국인 분이 라면을 주면서 예스미씨가 주고 갔다고
아...조금전 가방챙긴다고 올라오는 사이 오셨다 갔구나... 인사라도 하고 싶었는데...
(나중에 다른분에게 들으니 밖에서 한참 기다리셨다고...
겸이 밥 챙기고 가방 정리하느라 늦어서 알베르게에서
가장 늦게 출발했으니...미안하더라는)
먹을것을 주머니에 챙기고...가방에 넣고 가려니...겸이가 물이 없다고....
이렇게 저렇게 꾸물대다 보니 호스피텔라노한분이 옆으로 오신다
별 말은 없지만 8시가 다 되었으니 서둘러 나가달라는 눈치다...
대충 손에 주렁주렁 들고 문앞 의자에 앉으니 입구가 닫히고....
아무도 없다....
헐.... 이건 좀 느낌이 쎄~ 한걸? 쫒겨난거 가터 ㅋㅋㅋ
실내에서 안춥다고 나시티셔츠에 잠바하나걸친 겸이에게
잔소리를 하며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으라고 하니 가방 아래쪽에 넣었다고 -.-;;
아래쪽 자크를 열어 뒤지 없어서 말하니
이번에는 중간쯤 옷 주머니에 넣었다고....
이렇게 하다보면 가방에서 물건 하나 꺼내는데 10분은 걸린다는..
자주쓰는 물건을 가방 제일 아래나 위쪽으로 놓으라고 이야기는 해주었지만
그냥 막 쑤셔넣는다...
아침에 바쁘니 서둘러야 한다는 마음과 정리해서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마구 뒤섞이는.... ㅋㅋㅋ
가방쓰는 법을 아직 몰라서 그런지 장갑 하나 찾아서 끼기가 쉽지 않은 겸이
뭐....가다보면 익숙해 지겠지...
한소리 듣고 가방정리 후 출발하는 겸이
표정이 좋을리가 없다
옛날 교회건물에 층축과 리모델링으로 만들어진 알베르게
넓은 마당을 지나 걸어가니 정문으로 나가는 회랑이다...
우리는 왜 항상 뒷문으로 다닐까
파리 노틀담...르부르...알베르게까지 정문으로 안들어오고 어제 뒷문으로 들어왔었다는...
아침에 나오다보니 알겠내...
어제 이곳의 저녁 미사에 참석했었어야 하는데....
첫 성당이라 가보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참석을 못해 아쉽다.
다음 마을에서는 참석해 보고 싶다.
내가 카톨릭신자는 아니지만
겸이에게 카톨릭의... 카톨릭이 국교 수준의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미사에
참석하는 경험을 한번쯤 해주고 싶었다는
워낙 늦게 나왔더니 모두 떠나고 우리 둘 만 남았다.
마을사람들에게는 아직 이른시간이겠지?
성당에서 조금 앞으로 나가니 너른 도로가 있고 화살표가 까미노의 방향을 알려준다.
이제 이 표지만 보고 따라 가는거다.
아래 세가지 마크가 대표적이기는 하지만 그냥 조가비모양,
스프레이로 그린 노란색 화살표,
전봇대에 작게 그려진 화살표
도로 아래 터널 벽에 크게 그려진 화살표
도로 타일에 있는 조개모양
스틱을 들고 가는 사람 모양의 표지판....
온 갖가지 모양의 이정표들이 있다
모든 것이 산티아고를 향하는 순례자에게 길을 안내한다.
오늘의 갈 길을 알려주는 지도
고도표와 위성지도
그리고 "나바라 왕국" 이였던 지역에서의 이곳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스페인길에서 처음 만나는 나바라 지역
스페인은 50개주가 17개의 자치지역으로 구성 되어 있다.
프랑스길 에서는 나바라, 로이자, 까스띠아레온,갈리시아 4개의 자치지역을 지나간다.
잘은 모르지만 각 지방의 나름의 자긍심이 강하게 있는듯...
지방을 넘어가면 까미노의 표식도.... 지역의 문양(위 사진 오른쪽 위의 상징물)
하다 못해 길 옆에 재활용 쓰래기 통의 모양도 지방별로 다르다 ^^;;
조금 걸어가다 어라? 어제 잠시 만났던 일본인 할머니를 만났다.
연세가 60중반 이라고 하셨는데....원래 집은 일본 북부쪽이라고 하셨었다.
몸빼를 입고 나이드신 할머니께서 혼자 걸어가시는 모습이 인상깊어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었는데...
영어를 그럭저럭 하시는것으로 보아서는 그 연세에서는 교육을 많이 받으신 분 같았다.
여행중 만난 일본인은 대부분 젊은사람이였다.
그리고 말을 잘 안해서 그렇지 영어를 잘 한다
가끔 단체 관광객은 프랑스부터 많이 보았지만...
한번은 일본인 단체광광객에게 길을 물었더니 영어가 나오는 순간 몹시 당황하시는....
우리 부모세대들이 다 그렇지뭐....
부끄러워 하실 필요 없는데...웬지 외국에 나오면 위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내가 39살이고 겸이가 13살이라는 말에
한참 회사다닐 나이와 게임기와 헨드폰을 할 나이에 이곳에 왔다니 대단하다고 해주신다.
겸이는 칭찬 같은데 나는 웬지 쫌.....
"하하~~!! 일본도 한국하고 다를바 없나보군요!!"
(난 일본 가본적 없다. 아는 일본인도 없고)
겸이는 뒤에서 스텔스모드
혹시 아빠의 바보같은 영어가 부끄러워서 그러는 것이냐?
한 3km 같이 걸어가다 보니 짧은 언어에 나눌 말 도 없고....
쉬도 마려운 차에 먼저 가시라고 보내드렸다.
숲 길을 벗어나 도로가 보이고 맞은편에 문열은 마켓이 있다.
하하~~ 이틀만에 가게를 보는구나
후다닥 들어가서 빵과 발라먹을 쨈하나 음료수, 겸이 가다가 먹을 과자를 사들고 나왔다.
요플레 하나씩 먹고 가자는 말에 걍 팩(4개)을 사서 옆에 있는 공원으로 향했다.
어라??? 저게 뭐냐
닭님이다.... ㅋㅋ 여긴 주인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도 없는 닭이
그냥 동내 공원을 혼자 돌아다닌다. 살도 통통한게.....
공원에 BBQ해먹는 장소도 만들어 놨는데.. 아까 가게에서 숯도 팔던데.....
아깝지만 패스....
저 마켓 표시 한국에서도 본 적이 있는것 같은데...
지도를 보고 여기는 어디쯤일까 한참 고민에 빠진다.
아까 만난 가게를 지나 1시간 가까이 걸었느데 다음 마을인 Espinal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얼마 후 알았다
가이드북에 강으로 표시된 그것이.... 아래 사진의 작은 개울이였다는것을
가는내내 가이드북에 있는 강(?) 표시는 사실 얕은 개울이나 ...
가끔은 마치 시냇물같이 아주작은 물길을 의미한다는것을 ^^;;
위 사진에 앞서가는 둘에 대해서도 앞으로 할 말이 ^^;;
앞서거니 뒷서거니 가는길
아까 마켓앞에서 처음본 것 같은데 아우~~~ 닭살이야...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극진하다.... 쉴때면 어깨를 주물러주고 귀에 소근대는 모습이
...아...개부럽.... 이럴때 한 15년만 젋었으면....
아들말고 여자랑 왔으면.... 하는 생각이... 미안 겸아 ㅋㅋ
까미노에서 잠시 쉰다는것은 동행과 엄청나게 멀어짐을 의미한다.
잠시 일을 보는사이 겸이에게 먼저가면 금방 따라간다는 말을 했는데
그 찰나(?)의 시간을 즐기고 보니 겸이는 이미 저~ 앞을 가고 있다.
구불구불한 길이라도 가는날에는 잠시 딴짓을 하면 다른사람이 금방 보이지 않는다.
열심히 따라갔는데 보이지 않아 반쯤 포기하고 천천히 걷다보면
어느사이 저 멀리 길아래쪽으로 걸어가는 그 사람을 볼 수 있다.
산을 다니다보면 형님들에게 듣는이야기
"서둘러 가는것 보다 꾸준히 가는것이 중요하다"
언덕을 오르다 힘들다고 가방을 내버리고 널브러지면 가야할 곳은 상대적으로 멀어진다.
산이 어디 도망가는 일은 없지만 내 인내심(또는 체력?)과 시간을 축으로
멀어지도 또는 가까워지기도 한다.
"저 앞 언덕까지만 가서 좀 쉬자..."
"조금만 더 가자..."
한숨이라도 덜 쉬는날에는 터질듯 한 폐를 헐덕이며 땅에 늘어붙을것 같은 걸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다보면 그곳이고
찬 바람을 맞으며 한숨 돌리는 순간 느껴지는 기분은 아는 사람이라면 안다.
까미노의 매력일까?
이곳에서는 뭔가 있어보이는 산 사람들의 말도 시큰둥 해진다.
가파르지 않은 길
잘 골라져 신을 벗고 다녀도 될 것 같은 길
그 위를 달려가는 집 없는 달팽이 (민달팽이)
좌우로 펼쳐지는 풍광
아무생각없이 늘어선 산딸기(복분자)열매와 포도밭
바닥을 내려다보고 민달팽이 사망사고를 피하기 위해 슬슬걸어가다
복분자를 따먹고
포도밭에 널린 포도한송이를 따서 씹지않고 즙을 내어 먹는
그렇게 천천히 걸어가는 길
산을 오르듯 미친듯이 다른사람의 꽁무니를 따라 가다 도착한 산장에서
뿌듯함도 있지만 미칠듯한 피곤함 속에 밀려오는 성취감...
이런것에 너무 취해 살아온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헐래벌떡 목적지에 가기위해 달리다보면 주변도 보이지 않는다.
가끔 사진을 찍거나...꽃을 보거나...웃기게 생긴 돌을 만지작 거리는
불필요해 보이는 그런것들이 나에게 여유와 해방감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경험
- 길가다 본 낙서를 기억하며 저녁시간 수첩에 끄적여 놓은글 -
"This way is not a race"
이 길은 경주가 아닙니다. 길을 즐기세요
저 멀리 장소를 한번 보고...
온전히 당신의 두 발로 걸어가 뒤돌아서서
조금전 이곳을 바라보던 그곳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져보세요
이곳에 어떤 마음으로 오셨나요
좋은 아빠인척 하기 위해서?
콤포스텔라를 받아서 자랑하고싶어서?
인터넷에서 보니 딴사람들이 좋다고해서?
당신의 체력이 훌륭하니 다른사람보다 빨리 목적지에 다다르기 위해?
평생을 다른 사람의 눈으로 만들어진 삶을 살아오느라 고생했어요
이제 이곳에서 나의 눈으로 나의 발로 걸어갑니다.
"god speed, your speed"
신은 당신의 속도로 걸어갑니다.
당신의 걷는 속도가 신의 속도입니다.
당신이 천천히 걸어간다면
신도 당신 곁에서 천천히 걸어갈것 입니다.
조금 더 빨리 걸을줄 아시나요?
신도 당신 곁에서 빠르게 걸어갈겁니다.
다른사람이 당신 곁은 지나 빠르게 간다고 걱정하지 말아요
내 곁에 신이 그사람을 따라 떠나가거나 하지 않아요
내가 누군가를 지나쳐 간다고 해도 미안해 하지 마세요
그 사람곁에도 신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 길은 산티아고를 향하는 길이 아니라
나를 향한 길이고 내 곁에는 아들과 신이 함께합니다.
EU와 바스크지방을 나타내는 문양이 있는
지금 걸어가는 이곳은 샤를마뉴황재와 롤랑의 전설이 전해지는
옛 나바라왕국의 바스크지방 입니다.
마을이다~ 야호~~
Espinal 에 도착했다.
마을 입구에 있는 급수대???
으흠...이거슨...먹으라는건지 보라는 것인지....
아마도 여름에는 이렇게 흐르는 물을 받아서 머리에 끼얹으며
한낮의 작렬하는 태양에 달구어진 머리를 식히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겠지.....만
춥다!
이거 먹는물이야?? |
근데 급하면 먹어도 될것 같기는하지?
응...그러내 |
가방뒤에 침낭과 조가비를 매어 달고
가방위에 두터운 잠바를 걸친.... 순례자
마을앞 작은 온실
토마토와 몇가지 채소를 기르는
한국에서 대형 비닐 하우스만 보던 우리에게는 이 아기자기함이 신선하다.
마을을 지나 언덕위에 하이디가 뛰어놀것 같은 초원을 건너면
도로와 그 옆의 공원을 만난다.
시간은 12시 우리 밥이나 먹고 가자!!
아침에 다른사람몪 까지 생각해서 만들었던 밥
남은 밥에 김가루를 뿌리고 속에는 고추장을 넣어
주먹밥을 겸이와 내가 하나씩 들고 왔다.
밥이다~야호~! |
주먹밥을 먼저 먹는 겸이 고추장이 아쉬운듯 하여 튜브를 줬더니 마구짜서 먹는다
아....아깝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뭐냐...애 먹일라고 가져온건데 아까우면 어쩌라고
그늘진 나무아래가 서늘하다. 가방은 테이블에 버려두고
근처 해 드는곳에 우의를 깔고 바닦에서 밥을 먹는다.
양말은 나뭇가지에 걸어 말리고 신발은 해를 바라보고 있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잠시 뒹굴거리다 보니 40분이 후딱 지나버린
공원앞 도로를 건너면 가이드북과 다큐에 자주 나오는 성모상이 부조로 조각된 비석이 있다.
"이곳에서 우리 론세스바예스 성모님께 구원을 기도하라"
스페인어로만 써져 있어 이것이 누군가의 무덤인지
아니면 그냥 상징적인 비석인지 알 수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글과 자신들의 물건을 올려놓고 기원하며 지나가는 곳 인듯 하다.
여기까지 대략 9Km 9시쯤 마을에서 출발했으니 1시간에 2.5Km 정도 걸어왔다.
가이드 북은 1시간에 3~3.5Km를 가는것으로 되어 있으니
만약 오늘 책대로 쭈비리까지 간다면 가이드북 시간 보다 3시간 정도 더 걸어가야할 듯
Biskarreta 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시간은 벌써 2시가 넘었다.
출발지에서 11Km정도 되는 마을이다.
이 마을을 지나면 쭈비리 까지 10Km 사이에는 숙소(알베르게)가 있는 마을이 없다.
겸이는 첫날 8Km, 다음날 17Km, 그리고 오늘은 22Km를 걸어간다.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최대 30Km/day 까지는 올려야
여유있는 일정을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대도시에서 하루정도 더 쉬고..가끔 비오거나 하면 놀고 하면서 가려고...)
아무래도 20Km를 넘어가는건 한참 연습이 되어야 할 것 같다.
피곤해 하는 겸이와 의자에 앉아 쉬면서 겸이와 이곳에서 쉴지
아니면 목적지 까지 갈지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힘들기는 하지만 3시간 정도는 걸어갈 수 있을것 같다는 말에 강행하기로 한다.
동내 길고냥이....못생겼다... |
지니가는길 집들이 특이해서 찍어봤다.
문위에는 집을 지은 연도와 집을 지은 사람? 또는 집 지을때 살았던 사람? 의
이름같은 것이 적혀있다. 계산해 보니 100년은 우습고 300년된 집도....
대단들 하시다... 이렇게 고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부럽다.
문 위에 이름은 집을 지은사람인지 사는사람인지... |
다른 마을과 다르게 그냥 시멘트르 발라진 마을 길을 지나
벽에 그려진 화살표를 보고 꺽어지니 가게가 하나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음료수나 하나 먹을까 했더니...문 닫았다..
씨에스타.... 낮잠시간 되시겠다...
2시부터 5~6시까지 문을 닫는다...웃긴다...
은행도 이시간에 가면 손님 안받아 ㅋㅋㅋ (ATM은 항상 된다)
이 시간에 먹을것이라고는 바(Bar)에서 파는 보카디오(딱딱한 바게뜨에 ...썰렁한 내용물)
또는 오믈렛(또르띠아)정도인데... 식사라기 보다는 그냥 때우는거다....
스페인 순례길에서 먹고 살려면 체력(가방무게)과
타이밍(휴일과 시에스타를 피해가는)이 필요하다.
마을을 벗어나며...아쉽다. 수퍼마켓.. |
누군가의 무덤을 지난다.
2Km쯤 걸어오니 금방 나타난 마을 (Lintzoain)
쭈비리까지 8.2Km 남았다
겸이는 급 피곤한지 의자를 보자 마자 털썩~!
스페인 시골마을의 집에는 문 옆에
항상 의자던 통나무던 여하간 앉아서 쉴 장소를 만들어 놓는다.
자신들이 쉬는 장소이겠지만 순례자들에게는 그늘진 담벼락아래 의자는 구원(?)이다
가끔(아주~가끔) 앉아서 쉬다보면 실내복 차림의 집 주인이 먹으라며 과일등을 주기도 한다.
ㅠ.ㅠ 고마워서 눙물이~~
부지런히 가보자...해지기 전에는 들어가야 하지 않겠니???
마을을 벗어나는길 보이는 푯말 ㅋㅋㅋ 힘들면 택시 불러서 타고 갈까?
이 마을을 벗어나 8Km를 걸어가는길...
피곤해 보이고 주변 풍경은 여전히 새롭지만 첫날의 감동까지는 아니다
어느새 이곳 풍경이 익숙해 지고 있는것인가 싶다.
이분의 무덤은 좀 독특하내...
소나무 전나무가 많아서 인지 솔방울들을 무덤주위에 쌓아 두었다.
돌무더기 무덤만 보다가 이렇게 만들어진 곳을 보니 독특해서 한장 찍어봤다.
이런저런이야기를 하다가 사춘기 이야기가 나왔다
겸이 : "사춘기는 어떻게 생기는거야??"
용찬 : "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는데 정신적인 부분과 육체적인 부분이야.
따로따로 어떤 상황이 있어서 사춘기를 구분하는 것은 아니고
과학적으로는 육체적 발달과 함께 호르몬분비가 바뀌면서
찾아오는 형태를 보고 사춘기를 구분하지만 실제 중요한건 정신적인 부분이 큰것 같아
너네들 학교에서 가장 신경쓰는게 뭐니?"
겸이 : "학교성적? 잘나가는거? ...애들한태 인기? 그런거"
용찬 : "ㅎㅎ~ 글치? 근데 잘 보면 결국은 다른 아이들에게
좋게 평가 받고 싶은 마음이 강한거야
성적 좋은 친구는 애들이 안놀리지? 친하려고 하고
소위 잘나간다는 친구들은 어때?
보면 매사에 시크한척하고 애들하고 있을때 늙은것 처럼 말을 퉁치고 있어 보이는척 하지?
아니면 자기보다 조금 못한 친구를 놀리면서 자기를 다른사람들에게 피력하거나
니가 말한것들이 결국은 초등학교 6년이라는 나이가 아직은
자기자신의 뛰어남이나 자기생각을 가지기 보다는 학교에서 친구들이나 선생님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할 때라는 거야
아빠가 이야기한 "타인의 눈으로 살아가는 삶" 이라는거지
하지만 어느날인가 이게 뭔가 이상한걸 느끼거든
자기 내면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거지
애들한태 잘보이려고 신경써야 하고...
선생님에게 잘 보이려면 공부를 잘해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지금 이런 생각을 애들에게 이야기하면 찌질하다는 소리 들을까봐 말 하기도 뭣하고
소위 "감성적"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걸 파해쳐 보면.... 감정 알지?
감정이라는 것은 사람이 다른 대상이나 상태에 대해서 느끼는 기쁨,슬픔,등 불교나 유교에서 말하는 일명 희노애락오욕 이라는 것이 있는데...
희노애락은 알겠고
오는 오욕, 야속한, 짜증스런, 끔찍한, 부담스러운...뭐 그런거고
욕은 욕망, 바라는, 소원하는, 초조한, 후회스러운... 원하는것 그리고 그것을 얻지 못하거나 얻었을때의 감정을 말하지
이런 감정들을 느끼면 사람은 그 감정을 분석해서 정보를 얻고 그것으로 인지(쉽게말해 이해)하게 되거든 지식이나 느낌으로 알게 되는 단계를 감성이라고 하는거지
보통 초등학생같이 어리거나 어른이만 아직 미성숙한 사람들(아빠 포함해서)은 이런 감성적인 삶을 살아.....
뭐랄까...... 그냥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느끼며 사는건데....
나쁜 감정이 들면 기분이 안좋지?
그래서 사람들은 나쁜 감정을 느끼지 않기 위한 방법중 가장 감정에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간의 관계에서 나쁜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사는거야
그러려면
다른사람들이 상식(common sense)적으로 생각하는 범주를 벗어나지 않고 살아야 하고 가끔 돌출 행동을 하되 그 속에 재미를 심으려고 노력하는거지
너네들이 하는 왕따 같은거 있잖아?
다른 사람을 괴롭힘으로써 나를 부각시키는 행동이지
그런 돌출행동을 해서 다른사람들에게 인지(나 살아있소~~)되고 싶은것인데 그 안에 재미로 사람의 가학적인 부분을 추가한 거라고 생각하면되
아직 어린....오직 감성적인 삶을 살던 사람이 내면에서 이성적, 논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자기자신을 찾고 싶어하는 순간 정신적인 사춘기가 찾아온다고 생각해
이때까지 한번도 그렇게 살아본 적 이 없거든?
그러다보니 머리속에서 전쟁이 나는거지
육체적인것으로 예를 들면
예쁜 여자를 보면 남자애들이 좋아하지?
너내들 가끔 영화보면 뽀뽀하고 껴안는거 보면서 그런것도 하고 싶잖아~
(권구겸 아닌척 한다... 이섹히~!)
근데 애들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뭐든 자기 하고 싶은대로 감정대로 살아왔거든 근데 좀 큰거야.... 여자아이에게 그랬다가는 학교에 엄마아빠 불려오는걸 알게된거지
그러니 껴안고 뽀뽀해 주는게 아니라
말로 괘롭히고 놀고 있으면 가서 방해하고 그러거든
쉽게말해 "뽀뽀하고 싶다" 와 "싸다구 맞고 엄마아빠호출" 이라는
이 갈등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거지
쉽게 하나의 예를 들은것이지만 이런게 한두가지인가?
너네들이 하는 모든것에서 감성적인것과 이성적인것의 충돌이 일어나거든?
친구관계,개임을 해야하나말아야 하나, 하면 얼마나 해야하나, 엄마는 왜 맨날 하지말라고만 하나, 하고싶은것은 어떻게 해야 할 수 있나, 선생님은 왜 나만 미워해,.....
말로 다 할 수 가 없다!
그냥 니 인생 13년 자체가 엉망인거라...
(겸이 웃는다. 무슨말인지 대충 알아듣는...)
거기서 또 악수(나쁜선택)를 두는거지 또 감성적이 되는거야
몽땅 퉁쳐서 싫다! 사는게 복잡하다! 내 친구(말들어주는)빼고 다 적이다!!
핵심은 이거야 머리가복잡한(갈등)은 항상 일어나는데 어른은 그 과정을 격으면서 정리하는방법(이성적)을 알고 참아가며 해결해 나가는거고 아이들은 잘 모르니까 그냥 짜증이 나는거야
사춘기 되면 막! 아무한테나! 그냥! 이유없이! 시크해지고 짜증나는 이유는 그런거야
그리고 하나더
사춘기되면 집에서 엄마랑 아빠랑 맨날 싸운다는 이야기 들어봤지
(겸이 알고 있다고 한다)
이유가 뭘까?
(겸이 모른다고 한다)
그건 집안에서 사춘기 아이와 엄마아빠가 개 같은 존재라 그래
(겸이 허거덕~!)
개 같다고 욕하는게 아니라,
집에서 키우는 동물이 개나 고양이 정도잖아 그래서 개에 비교하는건데 아직 미성숙한 인간은 감정만 생각하거든, 사람이 동물과 다른것이 논리적으로 생각(이성적사고)할 줄 알고 지식을 축적해서 후대에 물려주는것인데 그걸 못하니 개 같은 존재라는거지...
기분 상하면 고양이나 원숭이라고 하던가..ㅋㅋㅋ
여하간 집에서 보면 아빠가 가장 강하고 그다음이 엄마잖아?
그러니 사춘기 애들이 머리속에 짜증만 나고 내가 이유도 모르니 어쩌겠어... 그 화를 가장 만만한 엄마한태 풀어대는거지 가끔 아빠가 애들에게 잘하고 엄마가 강하면 아빠한테 (딸들이 종종 그런것 같아) 그러기도 하고
특히나 사춘기 형이나 오빠 가진 동생 그중에서도 여동생들은 아주 그 기간은 지옥일꺼다
사춘기라는게 그래
이유없이 짜증나고 화나는게 아니야 이유가 있어! 자신이 모르는거지
소위 어른이되는(성숙)단계에서 감성적인 내 마음과 이성적인 정신이 충돌했을때 그 갈등을 해결할 능력이 미숙하다보니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나타나는 거야.
이럴때 하나하나의 현상에 집중해서 해결하려고 하면 해결이 안되, 싸움만 커지고 갈등이 커지다가 아빠에게 싸다구 맞으면 아이는 사춘기가 쭈그러 들고 결국은 성숙하지 못하게 되고 몸만 큰 어른이 되어가는거고
엄마 아빠도 자신들의 경험을 자식들에게 잘 전달 하지 못한 감정에 서로 관계만 나빠지거든
이럴때는 외부적현상(Side effect)보다는 그 내부적 본질을 잘 파악해야 해
대화를 많이 하라고 하거든? 근데 맨날 현상만 이야기해
성적, 이성, 친구관계, 게임..... 이런건 백날 해봐야 필요없는 행동이야...
본질은
사춘기인 아이는 내가 아직 잘 모른다..난 아직 애다... 이걸 인정해야 다음 단계로 가는거고
어른은 한참 머리 아플 나이구나...나도 그랬다...니가 이상한게 아니다...난 이렇게 살아왔다... 자기 이야기를 해주고 가이드를 해주되 행동을 무조건 막아서는 안된다는거야
.........
거진 세시간을 쉴세 없이 떠들었다
겸이도 자기 학교 이야기 주변과 관계 있는 이야기여서 인지 질문하고 답하고 물어보고...
그렇게 오다보니 쭈비리에 도착했다...
아구....하두 떠들었더니 목아퍼 죽겠내...
마을로 들어서 알베르게를 찾아 간다
돈도 다 떨어져서 은행도 가야 하는데....시간은 이미 6시....
마을 어귀에 간판을 보고 가던길 중간에 있는 은행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국제현금카드로 돈을 뽑아 보았다.
아...어려워..... ㅋㅋㅋ
자주 찾아봐야 귀찮기만 해서 한방에 뽑을까도 싶으지만 혹시 분실을 우려해서 200유로만 뽑아서 지갑에 넣고 겸이에게도 혹시 모르니 비상금으로 10유로를 준다(5유로를 주긴 했는데 너무 적은듯 해서)
가격은 8유로 되시겠다. 겸이와 함께 16유로를 내고 문 앞 달랑 2개 남은 자리에 짐을 올려놓았다.
자리 없을뻔 했다는...
삐걱거리는 철침대가 교실같은 방에 여럿 놓여있고
화장실, 샤워실, 식당을 운동장 건너 밖에...
흐미....도로 옆이라 차 소리는 어찌나 시끄러운지... 그래도 이게 어디냐
순례 라는 것이 이런 것일가?
아니....부족하지만 최소한의 것으로 길을 걸어가야 할 길에 지금 이것 만 해도 여유로운 것이겠지
겸이와 오다가 봤던 슈퍼에 들러
파스타소스(0.65)와 콜라 큰것(1.5), 레드와인(3.85유로), 후르츠(1.4)
내일 먹을 즉석 치즈파스타 (4.4)
..소시지(0.9)...그런걸 사들고 나오다가....
혹시나해서 담배어디서 파냐고 물어봤다
"두유노우 웨얼 이즈 셀 시가렛?" (아저씨 영어 못알아 들어...내 발음이 후졌어....ㅠ.ㅠ)
어찌어찌 카운터 아래에 상자에 소중하게(?) 담아 놓은 담배를 꺼내어 준다.
헐~ 여기는 담배를 숨겨두고 파는것인가????
(난 이때까지 Tabaco 간판이 달린 담배 전용샵이 따로 있는줄 몰랐다.)
가게 주인이 길 뒷쪽을 가르키며 "시가렛! 시가리오!" 뭐라뭐라 하는데 못 알아 듣다가
(아마도 뒷쪽으로 가면 타바코샵이 있었던가 보다....젠장...)
"왓 이즈 시가리오?" 했더니 뭔가 좀 더 길다고 하는데...아!!!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거 말하는거구나....
통빡으로 럭키스트라이크 두개 사고 돌아나왔다..
한갑 3.5유로.. 5천원 정도....
하아...담배 사기 무지 어렵다...오늘 오는길 보이는 가게마다 물어봤지만 담배 파는곳이 없더라는....뭐야??? 스페인 파일 담배 엄청 많이 태운다고 하더니 파는곳이 어딘게야!!!!
이거 하나로 내일 어디까지 버티며 가야할 지 모르니 아껴서 펴야 겠다는
저녁으로 밥, 토마토파스타, 소시지, 빵 잔뜩 늘어놓고 배부르게 먹어 봤다.
후식은 숭늉 ㅋㅋ
스페인와서 처음으로 구입한 리오자,리오하(Rioja)와인...
레드와인으로는 스페인에서 나름 훌륭하다고 해서 먹어봤는데 오!!!!!
5천원짜리 와인이 이런맛이라니!!!
(나중에 7년 숙성 와인이 10유로 = 1만 5천원 하는것도 있었음!!!)
어제도 먹고 싶었으나.... 파는곳을 몰라 못먹었는데 여기서 먹는구나
식사준비를 하면서 홀짝 홀짝 마시면서 음식을 하다 겸이가 궁금해 하길래 한잔 따라주고
(이때 부터 겸이의 음주가 시작되었다 -.-;;)
배 부르게 먹고 정리한 시간 8시 40분
겸이는 헨펀을 들고 방으로 들어갔고
나는 와인을 들고 운동장 끝 밴치에 앉아 수첩에 글을 적는다.
후아.....그래 오늘도 어찌어찌 이렇게 마무리 했구나
출발한지 몇일 되지 않는것 같은데 벌써 한참이나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어제보다 좀 덜 좋은 숙소환경이지만
작은 식당에서 순서 기다려 가며...서로 나누어 먹어가며.... 좀 더 따뜻한 분위기
파스타에 넣어 먹으라며 양파고 베이컨이고 남은 음식을 나누어 주는 사람도 고맙고
프랑스식 오믈렛 이라며 잔뜩 만들어 사람들과 나누어 먹는 아저씨의 사람 좋음도 즐겁다.
특히나 오늘은 다른사람들 없이 겸이와 걸어오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고
조금은 겸이의 어색함이 사라진듯 하여 기분이 좋다.
한...일주일 정도는 아이스브레이크라고 생각해야 하는것일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게 겸이와 대화를 하려면
먼저 겸이가 나에게 가진 어려움을 털어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병을 혼자 먹으려니 많다...남은 와인은 먹고 있던 다른팀에 넘기고 잠자리에 들어간다...
겸이는 10시도 안되었는데 이미 꿈나라... 피곤했겠지
오늘 하루도 수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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