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승리를 기원합니다.

2013년 10월 17일 목요일

Camino Day7_10월17일(목) 용서의 언덕

*날씨 :
- 맑고 더웠던

*이동정보 : 19Km(산티아고까지 683.6Km)
- Cizur Menor --> Zaiquiegui --> Uterga --> Muruzabal --> Obanos --> 뿌엔떼 라 레이나 (Puente la Reina)

*이슈 :
- 한 낮의 뜨거움
- 용서의 언덕
- 우리가 걸어가는 속도

음료수 1.5유로 *2 = 3유로
마켓 10유로 (닭고기 스프, 빵, 소시지, 생선통조림)
알베르게 5유로 * 2 = 10유로

07:00

밤늦게까지 유쾌하게 떠들며 즐기던 스페인 그룹, 오히려 아침에는 늦잠을 잔다.

덕분에 나도 오랜만에 아침밥 걱정하지 않고 느즈막히 일어나 문앞 테이블에서 담배한대를 태우며 여유있는 아침을 맞이해 본다.

아래쪽 식당에 가보니 아무도 없다.

같이 들어왔던 사람들이 몇 없을 뿐더러 대부분 숙소 앞 테이블에서 간단한 아침을 마시고 바로 출발한다.

아침으로 밥을하고 파스타를 삶아 식사를 준비하고 겸이를 깨워 여유있게 식사를 마치고 가방을 챙긴다.

출발도 경쾌하게 가방에 빨래하나 없이 즐거운 길을 나선다.

매리벨의 작은 출입구 앞에서


날이 밝아온다

오늘은 까미노에서 유명한 "용서의 언덕"(Alto del Perdon)을 지나게 된다.

철로 만들어진 순례자 형상이 언덕위를 넘어 우리와 길을 같이 한다.


도로를 따라 작은 마을을 벗어나면 길건너 까미노 다운 길로 들어선다.

까미노에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잘 정리된 길은 배타적이다.

잘  정리되고 깔끔한 길이 주는 편함이 내가 순례길을 걸어간다는 생각과 상충되어 나를 현실로 밀어내고

매마른 흙길과 산길은 나를 품어 길위에 서게 한다.

저멀리 보이는 구름, 떠오르는 태양을 얼굴을 가린다.





오늘의 목적지는 뿌엔떼 라 레이나 - Puente la Reina - 왕비의 다리-  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마을이다.

11세기 나바라왕국의 산초 3세의 왕비가 후원하여 지어졌다는 다리가 순례자들이 Arga강을 쉽게 건널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한다.

어제 짧게나마 5Km를 걸어왔기에 오늘은 총 19Km 정도만 걸어가면 되겠다.

17Km만 가면됨...

가을 걷이가 끝난 언덕위 평원의 밀밭은 내년을 위해 이미 땅을 갈아 놓았다.

걸어가는 내내 한창 푸르게 자라나는 시기, 초록의 향연을 볼 수 있거나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시기에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방금 떠나온 마을..

빰쁠로냐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벌써 우리뒤를 따라오고 있다.


밀을 수확하고 짚은 저렇게 잔뜩 쌓아둔다.

아마도 소먹이겠지?

밀밭이 워낙 넓다 보니 쌓아놓은 짚덩어리의 크기가 상상을 초월한다.


거짓말 조금 더해서 한 덩어리의 높이가 겸이 키만하다.

대체 저 위에 어떻게 쌓아 올린걸까?  사람이 올려놓을 만한 규모는 아닌것 같은데...

영화에서 처럼 한번 뒹굴러 보고 싶기도 하지만 새벽에 내린 이슬덕에 풀밭은 축축하고

길을 벗어나 저기까지 가는게 더 귀찮겠다 싶으다....

(나중에 봤는데 짚 단을 쌓을때 계단식으로 쌓은 다음 한칸씩 채워가며 뒤로 물러나와서 사각형으로 쌓아 올린다. 아마도 마지막 마무리 부분은 기계로 집어서 올릴 것 같기는 한데..
짚단 하나 무게가 장난이 아닐것 같은데 혼자서 잡아서 던지듯 올려 놓는것을 보면서 생각한것이.....역시 선수는 달라.....)



황량하기만 한 길, 저 넘어로 언덕에 줄지어 서있는 바람개비들이

다행이 매말라 보이는 풍경을 조금이나마 촉촉하게 해준다.



뒤따라온 순례자의 발걸음 소리...

어느 타이밍에 돌아볼까

너무 멀리서 눈이 마주치면 인사하기 어색하고

가까이 왔는데 보지 않으면 무시한는것 같아 어색하다

적당한 타이밍에 돌아보고 눈을 마주치며

"올라~"

어색하게 웃으며 긴 이야기는 하지 못하고 인사를 전한다

"부엔까미노~"

인사하는것도 아직은 어색하다


뒤에서 우리를 지나 가는 사람들과

우리가 지나쳐 가는 사람들

가방의 크기도

입은 옷도

얼굴도 다 다르지만 가방에 달린 조개껍대기가 우리는 순례자 라는 밴드를 만들어준다

사진을 찍느라 겸이를 먼저 보내고 뒤따르는 길

작기는 하지만 어엿하게 자기의 가방을 짊어지고 가는 모습에 어쩐지 뭉클한 기분이 든다.


저 멀리 걸어가는 겸이


빠르게 걸어 보지만

뛰어가거나 앞에사람이 쉬지 않는 이상 따라 잡기란 쉽지 않다.

허겁지겁 따라가 잠시 서보라고  사진한장 찍어보자~! 하면서 한숨 돌린다.



정오까지는 한참이나 남았지만

강렬한 햇살에 눈이 부시다.

까미노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향한다. 가끔 작은 언덕이나 길을 돌아가기도 하지만

항상 아침에서는 내 뒤에서 강한 햇살을 비추어준다.

덕분에 덜 마른 빨래도 아침나절 배낭에 널어두면 점심때 쯤이면 잘 말라 있다는

그리고 작은 팁을 이야기 해주면 가방에 물병을 넣을때는 오른쪽 주머니에 넣어 두면 좋다

정오가 지나 뜨거운 태양이 비출때도 항상 머리위 왼쪽으로 치우친 햇살을 보게 된다.

물병을 왼쪽에 넣어두면 물이 미지근해진다....

가방 왼쪽에는 어제 빨아서 아직 마르지 않은 양말을 걸어두도록 하자

그래서 까미노갈때 준비물에 빨래집게나 옷핀을 가지고 떠난다.

숙소에 도착했을때는 빨래집게가 유용하고 걸을때는 옷핀이 유용하다.

까미노에서 모든것을 준비해서 가는것은 사치이다. 모두 내 짐이다.

둘 중에 하나만 있어도 한쪽을 만족하면서 불편하지만 없는것 보다 좋다.

하루종일 걸어가는 것이 주된 일이고 쓰고나면 가방에 끼워놓으면 분실할 일이 적으니

손가락 두마디 만한 옷핀 몇개를 준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보통 살면서 선택은 그런것이 아닐까?

좋은것만 생각해서 선택하지 못하는것 보다 약간 모자라지만 양쪽을 충족시키는 선택을 하는것도 방법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가던길 만난 무덤

곁에는 쉬기 위한 밴치가 놓여있다.

좀 쉬었다 가자


이 아저씨는 무슨일로 그리 멀지 않은 이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떠난것일까?

프랑스부터 걸어왔을까?

까미노는 처음이였을까?

누구와 이 길을 걸었을까

떠날때 곁을 지켜준 친구들은 누구였을까

살아온 삶에 만.족.했을까....



한가로운 까미노

먼저 떠난 길동무 옆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겸이와 노닥노닥....



저 멀리 첫번째 마을이 보인다.

이렇게 보이면 대충 2~3Km 정도 남은것이다...걸어서 1시간 -.-;;

산야가 많은 한국에서 살다보니 이런 평지에서의 거리감이 없다.

눈에 보여서 "우와~ 다왔다~" 하고....한시간 걸어간다.

마지막의 그 희망고문.....

특히나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이런 마을을 만난 다면 상당히 괘롭다.


저 마을에 가면 bar에서 시원한 콜라를 마시자꾸나

내가 큰걸로 사줄께~!

여기서 콜라를 주문할때는 "그란데~"  라고 이야기 하면 캔으로 된 콜라를 준다.

그냥 콜라를 주문하면 작은병에 들어있는 콜라를 주는데...양에 안찬다

"캔 오어 그란데 사이즈~!"  필수

그리고 미지근한 콜라라면 "프리오~"  라고 이야기 해주세요....
(차가운 음료를 부탁할때... 추운날 인사로... 난 아무대나 쓴다)

사진으로 남기지 못하지만 어이가 없을 정도로 멋지다.

출발한지 2시간 남짓... 6Km 떨어진 첫번째 마을에 도착했다.


왼쪽으로 올라가면 .bar가 있다는데....

길에 있는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팔길래 그냥 아이스크림으로 하는걸루다가....

유럽 와서 처음 사먹는 아이스크림, 겸이는 콘 나는 스틱아이스크림으로


마을을 지나가는 까미노에 있는 작은 가게

이런거 저런거 다 판다고 붙여놓은 간판 ^^ 노란색 화살표가 생명이고

문 앞에 있는 순례자 인형은 빈병 수거함이닼~!!!


밴치 앞으로 있는 마을의 교회

스페인의 성당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

성당이 있어서 마을이 만들어졌을까? 사람이 사니까 성당이 만들어졌을까?

작은 마을이라고 하더라도 성당은 꼭 있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작은 성당이라도 마을마다


이제 마을을 벗어나 조금만(2Km) 가면 오늘의 하일라이트라 할 페르돈 고개에 도착한다.

......
...

헉헉~!!!

간만에 올라보는 경사로

나는 체력이 저질이라 비실비실하는데 겸이는 쌩쌩하니 잘 올라간다.

부럽다 이놈....


헐떡이며 올라온 용서의 고개

경사로를 오르기 전 멀리서 이곳을 바라보며 굳이(?) 생각해봤던...

저녁에 숙소에서 얼굴책에 글을 올렸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
길에서 해어진 사람
길에서 스쳐간 사람
길에서 다툰 사람
길에서 사랑한 사람
길에서 친해진 사람
길에서 인사한 사람

길을 걸어갑니다
저 지평선 넘어
저 언덕을 넘어
무엇이 있을까 두근거리시나요?
아니면 두려우신가요?

뒤를 돌아보세요
여기까지 잘 걸어온 자신에게 칭찬하세요

뒤를 돌아봄이 후회일것 같아
돌아보지못하고 달려가는 시간은
시간이 흐르고 허무할 지 도 모르겠내요

뒤를 돌아보고
내 발자욱을 보면서 자신을 칭찬하세요

힘든일도 많았고 
갈길도 멀지만
지금 이 순간만 이라도 칭찬해 주세요

그럭저럭 잘 걸어왔어요

그럭저럭 잘 살아온 인생입니다


나는 잘 못키웠는데

자기 혼자 잘 자란 구겸이


언덕에 오르자 마자 가방 내려놓기 전에 사진부터 한컷!!!

가방 내려놓고 찍으면 뭔가 가오가 안살아....

그렇다고 내려놓고 쉬다가 사진찍겠다고 가방 들쳐 매는건 귀찮으니 이렇게 하는걸로




뜨거운 햇살을 피해 쉬는 겸이

왼쪽에 수염을 기른 친구는 마드리드에서 왔다고 한다.

25살 이라고 하는데.... 나로써는 덩치들이 커서 액면가로는 나이 측정이 불가능하다..

서로 담배를 바꿔 태웠는데 (내가 태우는 담배는 The One blue 3mg)

나는 그친구 담배가 약간 독하긴 하지만 괜찮았지만....

ㅋㅋㅋ 이녀석 아무래도 담배가 너무 순한가 보다

빡빡~! 빨아대는데 연기가 아쉬운듯 ^^

이녀석도 우리들 나이를 종잡지 못하는것은 마찮가지

아들이라고 했더니  깜놀...내가 39살이라고 했더니  오마이갓!

그래 내가 니 횽이다....

조용조용하니 분위기를 좀 잡아서 활달해 보이지는 않지만 여자들에게는 인기 좋을듯!




저 멀리 몇 일동안 걸어왔던 길들이 한눈에 보인다.

그것 참.....신선한 느낌일세!!!


저 멀리 빰쁠로냐....

뽈뽀가 맛없는 빰쁠로냐.....



겸이 사진을 찍어주다 보니 아저씨가

"사진찍어 주랴?"

"넹넹~~"

찰칵~!


저 멀리 우리가 걸어가야할 곳


겸이 사진을 찍는데 머리위로 매 한마리가 찬조출연하셨다.

좀 더 가까이 날았으면 뭔가 있어 보였을것 같은데 ^^;;


허미....점점 더워지는데 길이 황량 하내 그랴....

오늘 걸어가면서 고생좀 하겠는걸?


"아빠 이제 가자~!"

"웅웅~~ 그래그래"




떠나기전 급하게 근처에 가서 사진을 찍어 봤다.



donde se cruza el camino del viento con las estrellas

바람의 길이 별의 길을 가로지르는


energia hidroelectrica de navarra
먼가 했더니 나바라 발전소 광고인듯!  아마 협찬을 했는가 봄

asociacion de amigos del camino de santiago de navarra
나바라 까미노와 친구들 협회....

번역하면 어째 좀..."친구" 라는 단어가 "협회" 라는 단어와 잘 안어울려....

여하간 까미노와 친구들 협회라는 곳이 산티아고 까미노의 가장 큰 모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런저런 행사나 각 나라에 있는 민간단체들과 교류 하고 있는듯 하다.

남미 맥시코에서 온 멋쟁이

오늘 갈 길을 내려다 본다.



지팡이 타고 나 먼저 갈께~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이 사진 이후 날아 갔는데 사진을 못찍었다. 아쉽다........ -.-;;



길에서 만나는 유쾌한 사람들


이 언덕을 오르면 자연스럽게 겸손해 진다는(올라오는 길이 힘들어서) 페르돈 고개

한국의 지리한 태백산 설악산 오르내리는 아주머니 아저씨들에게는 웃기는 이야기 일 지도

생각보다 그렇게 힘들지 않다.... 마지막에 쭉 오르는 길이 있기는 하지만 쉬엄 쉬엄 오르면 된다.

이 언덕 올라서 사람이 겸손해지고 용서와 화해를 하게된다면....

설악산 타면 해탈해서 내려오겠다..  ^^

농담이고...

까미노의 훌륭한 부분이 이런것이 아닌가 싶다.

길에 이야기를 만들고 의미를 부여하고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생각할 수 있도록 준비한 이런것 들이

이 길을 천년이 넘게 유지 될 수 있도록 한 것 이 아닐까



이 이정표를 못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꽤 있는듯 해서 써본다.

가장 꼭대기에 싼티아고까지 550Km 옆으로 SEUL  세울....서울...한국이다.

대단하지 않은가???

한국까지 9700Km 가면 된단다....

호주 17500Km, 상파울로 8500Km, 뉴욕 5860Km .....



겸아 대체 우리가 어디에 와있는거니?


내려가는길....

자갈에 급경사.....

고개에서 출발할때 신발끈을 단단히 조이고 내려오자....
(말은 이래도 긴장할 필요 없음...그냥 내려오다가 좀 느슨하면 대충 조이면 됨)

산을 오를때는 적당히 조이고 내려올때는 

발등과 볼이 잡히도록 단단히 매어야 발톱이 상하거나 하는 일을 방지 할 수 있다.


굴러 떨어질듯한 경사로를 내려와 한컷...

이런 지엔장...

해발 970m 정도 된다고 하는데 한방에 굴러 내려오는것 같다.

피레네를 넘어 론세스바에스로 갈때 오후에 내려왔던 그 길이 생각난다...



한낮의 햇살은 이제 우리를 말려죽일것 같다....

작은 마을 두개를 더 지나

헉헉 거리며 도착한 오바노스(Obanos)...


워낙 우리가 늦게 다니다 보니 지나가는 순례자도 뜸하고

마을은 씨에스타 시간이라서 인지 적막하기만 하다.

맑은 날  씨에스타시간에 마을을 지날때면 화창한 유령의 도시(?)를 지나가는 듯 할 때가 있다.

특히나 bar나 market 하나 없는 조용한 마을이라면 더 이상하다는...


어느집 벽에 늘어 붙어 땀을 식힌다.

해나 가는곳과 그늘진곳의 온도차이는 극렬하다.

냉탕과 온탕을 건너다니는 기분


집 주소를 나타내는 앙증맞은 ..... 때가고 싶다....


힘내서 쬐매 더 가보자...

한 2Km만 가면 된다.



마을 중앙에 있는 성당과 십자가상


내가 본 예수 십자가 상 중에 가장 그로테스크한 모습이다.


가이드북의 스토리를 적어보자면....

오바노스에서는 2년마다 '오바노의 신비'라는 연극을 공연한다고 한다.

까미노에서 일어난 아키텐의 공주 펠리시아와 오빠인 길레르모 공작에 대한 이야기 이다.

파울로 코엘류의 <순례자>에서도 나오는 전설같은 이야기

아주 오랜 옛날 아키텐(현 프랑스 보르도 지방부터 스페인 국경까지의 프랑스 남부에 있던 왕국)의 공주 펠리시아는 산티아고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길에 정착해 가난한자와 병든자, 순례자들을 돌보는데 자신의 삶을 바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게 된 왕이 오빠인 길레르모에게 펠리시아를 데리고 올 것을 명령했고 찾아온 오빠는 동생을 설득하지만 그녀는 이를 거절했으며, 이에 화가난 길레르모는 그녀를 살해하고 말았다. (겁나게 다혈질이구마잉...)

후회와 자책에 길레르모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게 되었고
돌아오는 길 동생이 하려 했던것 과 같이 오바노스에 정착하여 성당을 세우고
병들고 가난한자와 순례자를 위해 살았으며 성인의 경지에 오르게 되었다고 한다.


앉아서 쉬는 사이 겸이에게 책의 내용을 읽어주면서

너무 막되먹은 오빠(?)에 대해서 이야기 하다가

너는 아라 크면 잘 지내라는 말도 안되는 결론으로 치달아가는 부자간의 대화....

어쩔~!!!!



오늘은 날이 더워서 그랬을까?

별로 높지도 않은 페르돈때문이였을까?

레이나근처에 도착해서 발바닦이 어찌나 화끈거리는지...

따끔거리는것이 물집이 더 잡힌것 같다...어서 들어가서 바느질(?)좀 해야 겠다는....

도착하니 우리가 많이 늦었나 보다.... 마지막 세자리가 남았는데 우리가 두 자리 차지 하고

우리 뒤로 들어온 몇몇 팀은 다른 알베르게를 찾아 떠나야 했다.

식당은 넓었고 주방도 깔끔했으며  호스피텔라노 아저씨의 웃으며 맞이해 주는 친절에 기분이 좋아지는 알베르게 였다.

땀에 쩔은 옷을 벗고 샤워를 끝내고 나니....겸이 먹을것 준비를 해야 하는터라...




겸이는 샤워하러 들어가면 여자들 만큼 시간이 걸린다.....

혼자 카메라를 들고 동내 슈퍼마켓 탐방을 간다.....

이나라는 멀리서 보이는 간판 같은것은 잘 안키운다...

200년 넘은 건물에 그냥 가게를 만들어 놓으니 멀리서는 구분 불가능....

가는길 길옆 바 앞에 테이블에 동내 젊은(?) 아줌마들의 수다가 한창이다.

아기들을 한명씩 가슴에 안고 맥주나 차를 마시며 한참 깔깔 거리는중...

가게를 물어보니 좀 더 앞으로 가보라고....

쪽팔리게 몇미터 더 가니 보인다....좀만 참고 갈껄 ㅠ.ㅠ

장을 보고 젤리(일명 꿈틀이)하나를 사서 아까 길을 물어봤던 아줌마(너무 열정적으로 설명해서 미안했던)의 아들녀석에게 한봉지 쥐어 주고 바이바이~ 하고 돌아왔다.

여왕의 다리는 오늘 내가 도착한 곳이 아니라 마을을 지나 나가는길에 있다는데...

피곤하기도 하고 밥도 해먹어야 하기에...그냥 내일 가는길에 보는걸루다.....

뒤돌아본 하늘이 예뻐 찍어봤다.



마켓을 다녀와 주방에서 이리 저리 준비하던중

"용찬씨~~! 구겸아~!"

하는 밝은 목소리(약간 달뜬듯한 밝은 목소리가 매력적이라는)

현아씨다.  어머나? 훨씬 더 가 있을것으로 생각했는데 이곳에서 만날 줄이야

잠시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리슨에서 만났던 외국인 친구들하고 같이 걸었는데

워낙들 잘 걷다보니 현아씨 발에 탈이 생겼다는

저녁을 같이 하기로 하고 이런저런 준비를 해서 셋이서

계란말이,김가루뿌린 밥, 소시지, 건조된장국, 라면(몇일 전 예스미씨가 준 라면 오늘 개봉)으로 식사를 즐긴다.

아까 사온 와인을 올려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20대 후반 적지 않지만 많지도 않은(상대적인...자신은 많이 먹어서 불안하겠지만 다른사람은 젊어서 부러운....) 하지만 그만큼 큰 이상과 꿈을 가진사람

어라... 오리슨에서 봤던 미국인 언니들은 오늘도 여전히 그림을 만들고 있다(사람들이 하나씩 그려넣어서 완성하는 그림)

현아씨가 하나 그리고 겸이도 하나 그리고 나는 여전히 아이디어가 없으니 패쑤!




간만에 내가 아니라 다른사람과 이야기를 하는게 즐거운 겸이

나역시 근 일주일만에 만난 한국사람과 대화 하는것이 즐겁고

시간이 흘러 잠자리에 들어갈 시간  인사를 하고 잠잘곳으로 오니 9시 30분

10시 소등이지만 출발한지 꽤 되었고 거리가 거리인지라 사람들도 피곤한가보다

이미 방안에는 코고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틀고 잠자리에 들어간다  (참고로 나도 코곤다  ㅋㅋㅋ)

아....먹고 이야기하고 하다보니 발에 새로생긴 물집 처리를 안했다...

그런데...귀찮다....그냥 내일 아침에 하지뭐....

겸이발에 바세린을 발라주면서 봤는데...이놈발은 뽀송뽀송 말랑말랑~

아흑...... 나만 이게 뭐임....



오늘은 이렇게 언능 마감하는걸루.....

너무 피곤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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